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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15. 2020

예방 전쟁(Preventive War)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이 침략할 것을 우려해서 내가 먼저 공격한다면 그것은 정당한가?

프롤로그          


제1차 세계대전 후, 히틀러가 젝트 재군비 계획을 실행하면서 간접 전략의 단편적 방법으로 레벤스라움 건설 의도를 보였을 때, 영국과 프랑스가 강력한 태도를 취했다면 제2차 세계대전의 재난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제2차 세계대전은 유화 정책과 폭력의 사용을 회피하려는 태도가 더 큰 폭력의 사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주었다.


레이몽 아롱은 이에 대해 말했다. “강력한 이웃 나라의 계획이 분명히 표출되었을 때, 희생을 당할 수 있는 나라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기다려야만 하는가? 1936년 3월 프랑스 군대의 독일 침공은 세계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평화를 보존할 수는 있었다.”


여기에서 예방 전쟁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상대방이 아직 침략하지 않았는데 미래의 침략을 예방하기 위해 전쟁을 개시할 경우, 세계 여론의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예방 전쟁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예방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자.


               

예방 전쟁이란 무엇인가?          


예방 전쟁이란, 전쟁 발발이 긴박하진 않지만 조만간 일어날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경우, 적이 유리한 상황에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적보다 먼저 전쟁 개시하는 것이다.  예방 전쟁은 두 나라의 군사력 균형이 역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나라가 상대방을 먼저 공격을 해서 전쟁이 시작된다. 상대방에게 이점을 빼앗길 경우, 내게 유리하던 군사력의 격차가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바뀌고, 상대방은 그 우위를 이용해서 패권을 잡으려고 한다.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적의 역량과 의도의 변화에 대한 냉철한 계산을 통해 예방 전쟁을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전쟁이 불가피하므로 상황이 아직 내게 유리할 때에 먼저 공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태도가 예방전쟁의 원인이다.

     

어떤 나라의 힘이 약화될 경우, 즉각적인 전쟁 외의 외교적 행위, 강대국 또는 동맹국의 보호, 상대방을 무마시키는 일, 국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자구책 등 다른 수단을 모두 사용해 보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경우에 실시하는 행동이 예방 전쟁이다. 비관적 미래를 예방하기 위해서 낙관적인 현재 상황을 이용한 전쟁이 최후의 수단이므로 예방 전쟁을 통해 내게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예상 행동이 애매할 경우의 국제 여론은 예방 전쟁이 침략과 팽창을 시도하려는 일종의 위장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 결국 예방 전쟁은 전쟁을 개시한 나라의 입장에서는 정당하다고 생각할지라도 국제적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예방 전쟁 사례인 제4차 중동전쟁을 보자!         


제3차 중동 전쟁 이후 이집트 사다트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시도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미국과 소련의 협상 결과,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따른 이스라엘의 점령 지역 유지 가능성이 짙어졌다. 이스라엘과 곧 전쟁이 재발할 것으로 판단하여, 이스라엘과 전력이 대등한 수준인 1973년에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대한 예방 전쟁을 감행했다. 전쟁 이전 국제 여론은 과거 두 차례 전쟁에서 선제공격을 했던 이스라엘을 침략자로 낙인찍고 아랍을 동정했었다. 하지만, 이집트가 예방 전쟁을 일으키자, 세계 여론은 과거 이스라엘이 생존과 자멸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전쟁을 용납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침략자로 규정했던 것처럼, 아랍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집트의 우방국 지원도 실질적 상호 이익에 의한 명분상의 유대 관계 외에는 별 다른 효과가 없었다.       


        

어떤 경우에 예방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예방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전쟁을 개시한 국가에 대한 일방적 지원 또는 전쟁에 대한 제3의 국가의 불개입이 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이 점점 높아지고 실리 추구를 위해서는 적대국도 우방도 없는 국제 사회에서 어느 일방에 대한 국제적 지지는 상상할 수 없다.


예방 전쟁을 개시하는 나라가 상대방의 침략 가능성을 인식했더라도 그것은 주관적 판단이다. 예방 전쟁 개시 시점도 상대방의 전력이 나보다 강해지기 이전, 즉 나의 능력이 상대방과 대등하거나 우세할 경우에는 예방 전쟁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침략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예방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상대적이다. 국제사회로부터 예방 전쟁이 정당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는 이런 것이다. 특정한 나라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해칠 가능성에 대해 범국제적 의심을 받고 있을 경우, 그 나라를 상대로 한 예방 전쟁은 국제사회로부터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예방 전쟁을 한 결과가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는 것이 명확하게 입증될 경우에 한해서 예방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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