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장벽을 넘어라

선택의 순간마다 넘어야 할 것은 마음의 장벽

by 나디아

"완벽보다는 완성"


어설픈 완벽주의자는 완벽한 계획 전에는 실행을 하지 못한다. 추진력까지 있는 완벽주의자라면 완벽한 계획을 빠르게 세워 하고자 하는 일에 착수하겠지만, 나는 눈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쉬이 넘지 못하고 주춤하는 성격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실행 방향이 확실하지 않으면 한 발짝 나가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린다.


좋은 말로 신중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신중함 덕분에 머릿속에만 맴돌다 사라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심지어 브런치에 발행하지 못한 글들이 쌓여가고 있으니 내 마음의 장벽이 얼마나 내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바라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다."


아인슈타인 말처럼 어제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나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게 벌써 4년 전이다. 변화하기로 마음먹고 4년 동안 이룬 성과라고 하면 지금 내 삶은 4년 전과는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당장 경제적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내가 질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아직 멀었더라도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순간마다 현실에 안주하는 나로 돌아가려는 항상성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 내 성격을 스스로 잘 알기에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마음속으로 이 말을 떠올린다.


"완벽보다는 완성, 결과가 어떻든 완성을 한 것과 완성하지 않은 일은 하늘과 땅 차이."

그 말을 되뇌며 오늘도 마음의 장벽을 넘는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블로그 인플루언서가 되면서 수익화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블로그 수익화, 과연 어떻게 하는 거지?'

이왕이면 이 일이 내 업(業)이 되었으면 했다.


그렇게 2023년, 1인 사업가가 되어 온라인 수익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제작한 책이 바로 <제주 여행 사색 노트>이다.

<제주 여행 사색 노트> 책을 제작하기 위해 2023년 7개월을 꼬박 매달렸다. 물론 모든 일을 멈추고 책 만드는 일만 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기획하고 제주 여행지 곳곳을 누비며 여행지를 선정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데 꼬박 7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2024년 초부터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는데 '책 디자인을 직접 할 수 없다는 것.' 이 문제였다.

내가 직접 할 수 있었다면, 밤새서라도 단번에 완성하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니 더 답답했다. 직접 책 디자인할 수 있다면 글을 쓸 때처럼 새벽 4시에 3시간씩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라도 완성했을 텐데 디자인이 완성되길 기다리는 시간은 마치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과 같았다.


디자인이 완성되고, 책 표지를 3번 바꾸고, 내용을 수차례 수정한다.


'이 책을 꼭 완성해야 할까?'


'출판 시장에서 한 권의 책이 몇 부정도 팔리는지 일반인이 들으면 놀랄 정도라고 하는데...'

'과연 이름도 없는 작가가, 이름도 없는 곳에서 출간한 책을 몇 명이나 사줄까?'

'제작비용이 판매수익보다 높을 텐데 이 일을 해야 하는 게 맞을까?'


이미 내 머릿속은 내가 여기서 이 일을 멈추어도 정당하다는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해야 하는 이유보다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많아지자 마음의 장벽은 더욱 단단해졌다.


정부지원사업으로 창업한 사람들이 결국 끝까지 사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시제품 제작 이후에 제품 출시까지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원사업의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정부지원사업은 제품 출시를 위한 완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완성하기 위한 비용을 보조해 준다.


그러니까 <제주 여행 사색 노트>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시제품을 제작해 봤다. 여기까지는 지원사업의 테두리 안에 있는데 이 시제품을 본 제품으로 제작하기 위한 비용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지원사업으로 창업한 많은 기업이 사라진다.


그 비용을 감당하고 제품을 만들었을 때, '그걸 어떻게 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한번 만들어봤다.' 단지 이것이 경험적 성과로 남는다.


나도 이 시점이 오자 같은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초도 물량을 최소수량으로 인쇄해도 우리 집에 쌓일 확률이 높았다.

책으로 유통했을 때 유통 마진을 제하고 나면 나에게 돌아올 수익은 정말 미비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만히 있어라. "


친구 남편이 우스갯 소리로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이게 답이라고 했다던데 내가 끝까지 가는 것이 맞는 걸까?


어느새 나는 <제주 여행 사색 노트>를 출간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이 걸 세상에 던졌을 때 이게 어떤 방식으로 돌아올지 몰라."


추진력 실행갑 우리 언니가 한 말이다.


'그래 맞아.'

어떤 방식으로 내 인생에 영향을 줄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눈앞에 단기적인 수익만을 생각하면 실행하지 않아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끝까지 가보자.

잃는 건 인쇄한 비용, 돈뿐이지 않은가?


그렇게 나는 <제주 여행 사색 노트>를 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견고했던 마음의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최종 출간까지 넘어가는 단계마다 무수히 많은 마음의 장벽을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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