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만나는 그의 몸이 벌겋게 탄다. 그는 일하는 중으로 지켜야 할 물건이 있다. 새로 분칠한 바닥을 가랑이 벌려 보호하는 일이다. 다행히 사람들은 장애물을 피해서 간다. 당분간 접근 금지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홍심만이 행여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할까 봐서 노심초사다. 안내판의 왼쪽 다리 역할을 하는 빨간 콘이 기특하다.
날도 덥고 녹아내리는 마음이 거기로 흐른다. 가능하다면 다발의 장소 한편에 빨간 콘을 세워 두면 어떨까 말이다. 두루 살피다 최종이 되어가는 질문은 그냥 두면 좋겠다는 것이다. 환경은 관심에 목매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은 명상가에 가깝다. 이제 스스로 안되니 그 구역만큼은 보호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생 홍심을 모집해도 좋겠다. 홍심이도 좋은 취지와 돈 벌 생각에 협조할 것이다. 내년도 최저시급이 9,86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