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을 찾아서

12화

by 희지

첫 번째 병원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설득한 이후였다


외할머니가 정신과 지병이 있으셔서

그런지 외할아버지는 정신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진심 어린 조언을 듣고

엄마가 나를 정신과에 데려가기로 선택했기에

약을 먹이지 말라는 사기꾼의 말을 듣다가

모르고 놓쳐버린 1년의 시간이었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간절한 마음을 품은 채

병원을 방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병원은 내가 2017년 15살 때 방문하였다

대학병원이었다 대기실은 무척 어두웠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이

저쪽에 엄마 손을 잡고 앉아있었다


나도 엄마 손을 잡고 엄마는 초조하게

나는 이제야 엄마가 알아줘서 기쁜 채로

아무 생각 없이 서로 다른 마음을 품은 채

어두컴컴한 불 켜놓는 배려조차 없었던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내 이름이 불렸다 “유희지 님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안경을 올리며

날 쓱 보더니 “조현병이네”

시선이 엄마를 향하더니 “얼마 벌어요?”


나는 작은 창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의사 마음처럼 아주 작은 창


엄마는 화가 나 내 손을 덥석 잡고는 벌떡 일어났다

화가 잔뜩 난 엄마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내 손은 놓은 채 외할아버지

손을 잡은 듯 핸드폰을 꼭 쥔 채

계단 밑으로 내려가며 외할아버지에게

엉엉 울며 울분을 터뜨리는 소리가 났다


이제야 내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는 게

나를 감싸주고 돌봄 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고

모든 어른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서 좋았고

내 손을 잡아준 엄마가 그저 좋았다

신이 났던 내가 미워졌다


엄마는 저 밑에 내려가고 있었고

내 마음처럼 뱅글 뱅글 돌아가는 계단을

어지러운 마음으로 지나오며

마음속으로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서럽고 절망스러운 날이 또 한차례 지나갔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3화기억을 잃어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