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당시에 내가 제일 믿고 의지하던
그나마 유일한 어른은
영어 과외를 해주시던 선생님이셨다
처음으로 내 속마음을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카메라로 저를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불안해요”
하지만 일반인인 선생님이 나를 이해할 리가 없었다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제자를
애정을 가득히 담아 바라보던 눈빛은
어느새 당황스러운 듯 내가 알던 제자가 아니라는 듯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으로 바뀌어있었다
순식간에 내 꽁꽁 숨겨둔 속마음을 이야기함으로써
난 결국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때 자퇴를 하고 공부를 쉬기 시작한 걸
잘했다고 생각된다
조기 정신증 증세가 조현병이라는
더 큰 병으로 변할 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3개월이면 나아서 오겠지 했던 선생님
예를 들면 뼈가 산산 조각난 사람을
초인적인 힘으로 “으으으으! 이야야야!”라고
외친다면 뼈가 바로 붙겠는가
하지만 그 당시 15살인 나도 내 병에 대해 무지했기에
3개월이 지나도 6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빨리 없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했지만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불안에 떨며 초조해했다
결국 학원 과외도 모두 그만두게 되었다
도저히 굳은 몸은 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은 내 뇌가 고장 났던 것인데
어쩌면 단순할 수 있는 이 사실을 알기까지
7년이 넘게 걸렸다는 게 참 허무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