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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2. 2021

새콤달콤한 내 사랑

-5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 풍경

마침내 햇과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서기 2021년 5월 11일,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볕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이날 바를레타 재래시장에 장을 보러 가는데 금년 들어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고 윗도리도 가볍게 입었다. 이곳 시민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어느덧 여름을 맞이할 차비를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두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끝물에 접어든 딸기(위 자료사진)와 삼겹살이다. 이미 관련 브런치를 통해 말씀드렸지만 이 곳의 물가는 착해도 한참 착하다. 끝물에 접어든 딸기는 단골집에서 1킬로그램에 1유로를 지불했다. 2킬로그램을 샀다. 자료사진의 두 배나 되는 양이다. 가게 주인아주머니(나를 좋아하는 어떤 아주머니)는 단골이어서 덤으로 한 줌을 더 담아주었다. 


내가 만약 딸기농사를 짓는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쳇말로 '미친 가격'이다. 딸기뿐만 아니다 웬만한 품목들은 대체로 가격은 1킬로그램에 1유로이다. 세상에 이런 재래시장도 있다. 이날 햇과일이 목격됐다. 잠시 자리를 비운 그 사이에 새콤달콤한 햇과일이 출하된 것이다. 표지 사진에 등장한 칠리에지아(버찌, Ciliegia)와 뻬스꼬(복숭아, il Pesco)와 알비꼭꼬(살구, Albicocco)가 주인공들이다. 꼬꼬맬로(수박, Cocomero)도 나왔다. 먼저 활기 넘치는 바를레타 재래시장을 만나보기로 한다.



영상,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 풍경





새콤달콤 내 사랑




영상은 이날 아침에 촬영된 것으로 아직 손님들이 적은 편이었다. 그리고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눈에 띄는 채소와 과일을 카메라에 담았다.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오이였다. 요즘 내가 즐겨먹는 채소이며 오이김치를 담가먹는다. 오이의 효능 등에 대해서는 관련 포스트(오이김치가 올리브유에 퐁당)에서 미리 언급한 바 있다. 코로나 시대를 이기는 몸에 좋은 식품이란 점 눈여겨봐야 한다. 또 중년 이후에는 자주 섭취해야 할 건강식품이다. 영양과 함께 수분을 섭취하면 피부가 촉촉해지고 탄력을 더할 것이다. 



까르치오피의 영양가 등에 대해서 미리 언급(요리가 즐겁다 하늘만큼 땅만큼)한 바 있다. 이탈리아인들이 요즘 즐겨먹는 제철 채소 까르치오피(Carciofi alla romana) 만든 요리에는 몸에 좋은 성분(항산화제, 무기질, 비타민 등)이 가득하여 천연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이랬다.


Calorie e valori nutrizionali dei carciofi_100 g di carciofi apportano:
-22 kcal
-Proteine(단백질_ 2,7 g
-Grassi(지방) 0,2 g
-Carboidrati(탄수화물) 2,5 g
-Zuccheri semplici(단당) 1,9 g
-Fibre(섬유질) 5,5 g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탈리아에 둥지를 틀고 싶은 분들은 눈여겨봐 두시기 바란다. 당신의 건강을 책임질 제철 채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채소이다.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재래시장의 달라진 풍경 중에 하나가 햇과일의 등장이다. 포스트를 쓰면서 침샘이 자극을 받아 움찔거린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복숭아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내 조국 대한민국이 엄청나게 가난했던 시절 아이들의 입맛을 당기는 제철 과일이 복숭아였다. 그러나 쉽게 사 먹을 형편이 아니어서 친구들과 작당하여 복숭아 서리를 감행한 것이다. 발칙한 녀석들.. ^^



복숭아밭주인 몰래(?) 러닝 셔츠에 덜 익은 복숭아를 따 담고 산골짜기로 멱을 감으로 가는 것이다. 멱을 감을 때 맑은 물에 씻어서 한 입 배 어물면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까무러치고.. 아랫배에 달라붙은 복숭아 털의 까칠함 때문에 찌질 대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아싹 거리는 식감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우리는 서리에 성공하고 멱을 감고 시침 뚝 떼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헉~하고 깜짝 놀라 자빠지게 된다. 과수원 주인이 툇마루에서 아버지와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잠시 바깥에서 어물쩡 거리며 복숭아밭주인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우리가 서리한 복숭아 값을 아버지가 막걸리로 대신 지불을 한 것이다. 아버지께선 나는 물론 친구들을 나무라지 않으셨다. 그때부터 우리는 자기 검열에 들어가는 것이다. 원두막에서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는 누구누구네 집의 아이들인지 다 꽤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 복숭아 서리의 추억이 바를레타 재래시장에 출하된 햇과일에 묻어나는 것이다.



 그곳에는 살구며 버찌가 잔뜩 쌓여있었다. 그중 버찌가 눈에 띄었다. 이맘때 출하된 녀석들은 새콤달콤한 맛이 기가 막힌다. 가격은 1킬로그램에 3.5유로 다른 과일과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착한 가격이다. 체리는 눈여겨봐 둬야 할 제철 과일이다. 체리에는 딸기 6배, 사과 20에 달하는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과일이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영양 성분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으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등 질병 예방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과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잘 챙겨 먹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채소들도 골고루 잘 먹어주면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식품이 될 것이다. 재래시장에 들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내 몸이 그들을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날 나는 딸기만 구입하고 돌아섰다. 체리는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그때 좀 더 잘 익은 녀석들을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 돌아서는 것이다. 또 비닐봉지에 담은 묵직한 딸기가 손가락을 죄고 있기도 했다. 



나는 유난히도 새콤달콤한 과일을 좋아한다. 특히 햇과일과 풋과일이 식미를 당기곤 했다. 그 계절이 내 앞에 당도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가 하루빨리 나아지는 것이다. 물론 세계인이 겪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아픔도 하루빨리 사라지길 학수고대한다. 한 며칠 동안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는 괄목할만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다섯 자리에서 네 자리로 줄어들며 지난해 3월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때까지 새콤달콤한 제철 과일을 탐할 것이다. 딸기가 그중 하나이며 면역력 강화에 필요한 비타민 C 등이 가득 담긴 제철 과일이다. 곧 다가올 여름철에 필요한 영양성분이 가득 담겨있는 새콤달콤한 과일을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Barletta tradizionale vista del mercato_Mercato di San Nicola
La Mattina del 12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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