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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7. 2022

봄나들이 나선 귀여운 요정(妖精)들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V 


누가 요정(妖精)을 본 적 있는가..?!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우리 동네 바를레타에 찾아온 봄소식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달님은 부끄럼쟁이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I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V,  봄나들이 나선 귀여운 요정(妖精)들



우리가 아드리아해 바닷가를 산책할 때마다 보게 되는 두 가지 풍경.. 눈으로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오롯이 사구 위에서 카메라를 빤히 올려다본다. 사구 언덕에 갈대가 무성하고 녀석들과 이웃을 삼고 있는 열무(속)들이 자기를 봐 달라며 아우성을 지른다.

천천히 걸어서 목적지로 이동하며 눈을 마주치는 녀석들.. 가끔씩 녀석들은 날것으로 채집된 후 밥상에 오른다. 바를레타 사구는 연중 먹을 것을 내주는 곳이자, 올해 이곳에서 봄나물을 만나 즈음이 놀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전혀 다를 것 같은 풍토에서 발견되는 달래와 냉이 등이 기분 좋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풀을 먹는 초식성 동물로 변했다. 맛도 좋고 영양도 뛰어난 녀석들이 사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구는 바닷가로부터 대략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도 있고, 불과 20m 정도로 가까운 곳도 있다. 

그 사이로 1.5차선 정도의 차도(영상 참조)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를레타 항구로부터 대략 5km 지점까지 사구가 이어지고, 그다음부터는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Margherita di Savoia (Italia)) 사구가 가르가노 반도 앞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봄나들이 나선 귀여운 요정(妖精)들


요즘 이곳 사구에는 아드리아해가 무시로 퍼 나른 봄소식 때문에 풀꽃들이 난리가 아니다. 나는 녀석들을 요정이라 부른다. 요정이란 사물에 인격이 깃들거나 형성된 초자연적인 존재를 말한다. 초자연적 존재에 더 큰 의미를 더한다. 그래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으로 말한다. 그리하여 요정들은 신께서 이 땅에 보내신 전령사가 되는 것이다. 조물주가 사람에게 그러했듯이 부르는 대로 이름이 됐다. 이렇게..



Genesi (창세기 2장 19절)


[19] Allora il Signore Dio plasmò dal suolo ogni sorta di bestie selvatiche e tutti gli uccelli del cielo e li condusse all'uomo, per vedere come li avrebbe chiamati: in qualunque modo l'uomo avesse chiamato ognuno degli esseri viventi, quello doveva essere il suo nome.


19. 신께서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들을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으로 부르나 보시려고) 그들을 사람에게 인도하시니, 그가 그들을 부르는 대로,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본문의 번역(역자 주)은 [개역성경]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음. 이탈리아어 버전 바이블(BIBBIA)에서는 신(Dio)의 언급은 있어도 아담(ADAM)에 대한 언급은 없다. 대신 사람(Uomo: 남자 사람)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재밌다.




서기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새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는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절기상 겨울이지만 2월 하순의 이곳은 이미 봄이 와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가 겨울을 떠미는 것이다. 



우리가 아드리아해 바닷가에 만들어진 사구 곁으로 걸음을 옮기면 그곳에는 앙증맞은 요정들이 고개를 내밀고 난리가 아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할 것 같은 서구 언덕 곳곳에 풀꽃 요정들이 빼곡한 것이다. 비가 오셨으니 녀석들의 난리는 하늘을 찌르겠지..



그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자리를 잡고 연보랏빛 꽃잎을 내밀고 나와 눈을 맞추는 것이랄까..



사구 곁 산책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이들 요정들에게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설령 눈을 마주쳤다고 해도 그때뿐이다.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팔을 힘차게 흔들며 발도장을 콕콕 찍으며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녀석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비록 요정들이 인간의 모습과 다를지라도 신께서 보내신 봄의 전령사.. 녀석들이 봄이 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사람들은 "내가 너랑 무슨 관계가 있지? 이쁘긴 하네..!" 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그때마다 녀석들 곁에서 찬바람이 휭~하고 분다.



그런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밥 먹는 일이 끝나고 나면 휴대폰에 눈을 처박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눈알을 굴리겠지.. 어떤 사람들은 외로움과 우울이 치밀었는지 관심병자처럼 "나만 바라봐 죠잉..ㅜ " 하는 눈치이다. 사람들이나 풀꽃 요정들이나 사정은 매한가지 아닌가..



우리는 알고 보면 엄청 외로운 존재라는 걸 조물주가 일깨워주셨다. 어느 날 남자 사람을 만들어 놓고 그가 본 세상 만물에 대해 부르는 쪽쪽 이름이 됐다고 했지.. 사구도 그렇고 풀꽃도 그렇고 요정도 그러하며 나 또한.. 



녀석들이 사구에 머리를 박고 자라며 앙증맞은 꽃잎을 내놓은 건 신께서 허락한 일이다. 신께서 봄이 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봄이란, 그저 봄나물이나 뜯어먹으라는 신호가 아니다. 봄나물 열심히 뜯어먹고 불로 장생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신께서 당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통해서 우리가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선택받은 딸 아들'이란 걸 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알파와 오메가까지 책임지신다는 메시지.. 알랑가 모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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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27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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