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COVID-19,2020년 4월 2일 오후 5시 현재
전혀 꺾일 줄 모르는 참담한 급상승세, 이유가 뭘까..?!!
-Il bollettino al 02 Aprile.
어제(Il bollettino al Primo marzo.)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및 치료자 수 Coronavirus in Italia: 110,574(+4,782) casi, 13,155(+727) morti, 16,847(+1,118) i guariti
-2020년 4월 2일 오후 5시(현지시각) 현재,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COVID-19) 누적 확진자 수는 115,242명(+4,668)으로 집계되어 소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사망자 수는 13,915명으로 집계되어 전날보다 33명이 더 늘었다. 치료자 수는 18,278명으로 집계되어 전날과 동일했다. (출처: www.worldometers.info)
이틀 전 이맘때 사망자 수와 치료자 수가 소폭 줄어들거나 늘어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조금 전 오후 5시 현재 이탈리아 보건 당국이 내놓은 꼬뷔드-19의 통계 자료는 허탈하게 만들었다. 사망자 수가 더 늘었고 치료자 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리고 미국과 스페인 및 독일에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추이를 기록한 자료를 살표 보니 지난달 말부터 급상승한 수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 인류는 이대로 꼬뷔드-19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까..
*출처: COVID-19 CORONAVIRUS PANDEMIC_www.worldometers.info
지구촌이 비루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때 대한민국의 발 빠른 대응이 매우 돋보인다. 관련 뉴스의 보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꼬뷔드-19에 맞서는 백신을 세상에 내놓을 것이란다. 현재까지 세계인을 향해 보여준 진단 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거기에 백신까지 내놓는다면, 대한민국은 지구별을 위기에서 구한 위대한 나라 위대한 국민으로 자리매김할 게 틀림없다. 이탈리아에서 매일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 어느 때보다 조국이 자랑스러워지는 것. 그런 한편 이 사태가 꼭짓점을 찍으면 그때부터 인류 앞에 큰 숙제가 남을 것 같다. 향후 인류는 비루스로부터 얻게 된 참담하고 뼈저린 경험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놓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관련 브런치 우리가 사랑한 피렌체의 어느 봄날에 이렇게 끼적거렸다.
우리는 조금 전 피렌체 시내 중심을 따라 뽄떼 베끼오 다리(il Ponte vecchio)를 건넜다. 피렌체서 살 때 거의 매일 들렀던 곳으로 피렌체의 상징과 다름없는 곳. 피렌체를 찾은 세계인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 바로 곁에는 정말 아름다운 명소 뽀르따 산 지오르지오(Porta San Giorgio)와 포르떼 디 벨베데레(Forte di Belvedere)가 위치한 곳이다.
대체로 피렌체를 찾는 사람들 다수가 외면하는 이 길은, 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o)때문에 가려진 곳이나 다름없다. 이름만으로도 유래를 알 수 있는 정도로 빼어난 명소이자 전망 좋은 곳이다. 언덕 입구로부터 이어지는 언덕길(Costa dei Magnoli)은 경사가 약간 가파른 반면, 언덕길을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는 건물과 도중에 만나게 되는 바르디니 정원(Giardino Bardini)의 담벼락은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피렌체서 살 때 아내와 함께 걷게 된 이 길은 인적이 드문 곳이며, 미켈란젤로의 도시 피렌체를 찾는 세계인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짧은 여행 일정 때문에 쫓기듯 둘러보는 피렌체의 명소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곳. 이맘때 이곳을 찾게 되면 고즈넉한 르네상스의 고도에 빠져들게 된다.
르네상스 시대 때 인구 10만 명이 살았다고 하는 피렌체는 섬유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3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니 '밀라노 패션'은 비교 조차 안 될 정도였다고나 할까.. 해마다 1월 6일이 되면 열리는 성대한 주현절(主顯節, La Befana) 축제 때 만난 중세의 복식은 여행자를 과거로 실어 보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봄이 되어 새싹과 꽃들을 내놓는 언덕 위에 서면 르네상스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피렌체서 산업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며 현재의 섬유산업도 피렌체 중심에서 얼마간 떨어진 쁘라토(Prato)에서 번성하고 있었다. 우리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관광객들을 피해 아르노 강변으로 향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그곳은 인적이 뜸한 곳으로 도시 한가운데서 느끼지 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 사람들이 매일 부대끼며 르네상스 유물에 빠져들 때 우리는 자연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그랬던 우리가 꼬뷔드-19가 창궐할 때 맨 먼저 떠올린 건 피렌체였다. 사람들이 너무 붐벼 요즘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거의 불가능 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베르가모 등지에서 창궐하고 있는 비루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도시가 피렌체 혹은 로마로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이 두 도시는 비루스가 창궐하고 있는 북부에 비해 매우 느리게 느리게 혹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통계 수치를 내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놀라운 일이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꼬뷔드-19 현황 지도를 펴 놓고 아내와 함께 원인을 찾아 나섰다.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 혹은 남부로 이어지는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단순 비교해 보면서 비루스가 창궐하고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이다. 뻔한 듯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는 이랬다.
* 이탈리아 COVID-19 감염 분포도_La Mapa del Contagio(출처: www.corriere.it)
이탈리아를 패닉 상태에 빠뜨린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 롬바르디아 주의 주도 밀라노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밀집해 있었다. 대략 그 수는 1,600만 명에 달했다. (위 링크 자료 참조) 이 같은 수치는 이미 수도 없이 학습되었을 것이나, 사망자 수가 속출하고 있는 이 지역을 한 발 더 들어가면 원인을 알 수 있을까..
밀라노 지역은 어떤 곳인가
주지하다시피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적 수도라 할 정도로 이탈리아 최대 경제 중심지이다. 이탈리아의 중앙 주식 시장, 주요 은행의 본점, 여러 대기업의 본사가 집중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시 외곽으로부터 북쪽 알프스 산맥을 따라 기계, 섬유, 의약, 자동차 등 수많은 공장이 분포해 있는 곳,
유럽에서는 독일 다음으로 큰 제조업 산업 단지를 구성하고 있는 곳이며, 이탈리아 제조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반면에 앞서 언급한 피렌체와 로마 등은 산업시설이 거의 전무한 곳이며, 중부 이남 남부지역까지 북부에 비하면 인구 대비 턱없이 부족한 산업시설이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러가 하면 밀라노 말펜사 공항(Aeroporto di Milano-Malpensa)으로부터 사통발달 뻗어있는 있는 철도망과 도로망은, 에밀리아_로마냐(Emilia-Romagna) 주와 베네토(Veneto) 주, 리구리아(Liguria) 주 및 북부 토스카나(Toscana) 주까지 거미줄처럼 엮어져 있다.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매우 잦은 곳.
그리고 이 곳에 몰려 사는 사람들은 포 강(Fiume Po)을 끼고 있으며, 도시는 주로 평원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쌀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남부와 달리 토마토 요리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꼬뷔드-19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창궐하고 있는 밀라노 주변은 대략 이런 모습이다.
밀라노 지역의 대기 오염과 포 강 유역의 오염 실태
이 같은 지리적 환경 등은 이탈리아 중부로부터 남부까지 이어지는 꼬뷔드-19 감염 분포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밀라노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며,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개발이 진행된 곳이며, 산업시설이 집중된 곳이자, 산업시설이 내뿜는 오염물질이 쉼 없이 배출되는 곳이라고나 할까..
평원에 위치한 밀라노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포 강 유역의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은 심각했다. 사람들이 쉼 없이 붐비는 관광대국의 대도시에 인간이 숨을 쉬고 마셔야 할 공기와 물이 일찌감치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얼핏 보면 이런 오염 실태는 박테리아(세균)와 다른 비루스를 창궐하게 만드는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오염된 물을 마시고 공기를 흡입한 시민들의 면역 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비루스가 창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탈리아 중부 이남 지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또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은 도시들을 수평으로 비교해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미국의 뉴욕 혹은 대도시와 스페인의 마드리드는 물론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 창궐한 꼬뷔드-19는 밀라노와 많이도 닮아있다. 겉으로 삐까번쩍한 빌딩들과 도시 아래로 흐르는 하수관은 물론 홍수처럼 흐르는 자동차 등 현대인의 편의시설은 밀라노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상이 난개발 등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고 몸살을 앓으며 방황할 때 비루스가 그 틈을 엿본 것이랄까..
요즘 우리는 매 순간 비루스를 탓하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있다. 또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그동안 저질러 놓은 일에 대해 동시에 반성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이다. 짬짬이 듣게 된 비루스의 항변을 옮겨 썼다.
* 아래 영상은 요즘 챙겨보는 다큐멘터리로 대도시로부터 먼 곳의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Italia, difesa del Coronavirus_COVID-19
il 02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