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부자를 극단적으로 숭배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처럼 재테크 방송이나 관련 책들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는가 싶다. 물론 나도 이 시기에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부동산 관련 책을 읽고 경제공부를 시작했지만 최근 풍조를 보면, 부자가 된 동료들로부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친구들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코인이나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 역시 경제적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기에 재테크 관련 공부는 틈틈히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자에 대한 부러움, 혹은 물신(物神) 숭배의 풍조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운명을 점친 존 디의 사례를 보듯이, 인간의 운명은 하늘의 별자리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몸이라는 신체에 입혀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로부터 받은 조건값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람마다 부(富)에 대한 욕망, 부의 그릇 자체도 운명에 프로그램되어 태어났다고 보는 것이 좋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환경이 있다. 유명세를 타는 부자들의 삶을 살피면 하나같이 가난을 처절히 경험하는 시절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고통스런 경험을 해야만 돈에 대한 목마름, 부를 쟁취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기 때문에 일찌감치 가난을 겪거나, 빚을 지도록 운명이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슬기로운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의 원인을 분석해보고, 자기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필연성과 우연성을 깊이 되씹어보면서, 우연으로 이루어진 행운과 필연으로 이루어진 행운을 구분해서 이해하게 된다.
부에 대한 욕망이 클수록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우주는 에너지의 집합이고 자력(磁力)을 가지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믿음에 따라 그것과 관련된 에너지를 돌려준다.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가지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우주는 우리의 생각에 따라 우리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부유함은 모두가 원하는 바이다. 하지만 절실하고 끈기있게 부를 원하는 사람만이 부자가 된다. 물질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욕망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명예도 마찬가지이다. 권력을 누리고 살아본 사람은 권력욕이 별로 없다. 하지만 힘이 없어 설움을 당했다거나 권력자에게 당해 본 사람은 권력에 대한 한(恨)이 발생하므로 반드시 권력을 쫓게 되어 있다. 80년대 민주화 항쟁을 주도했던 586세대가 현 국회를 지배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부를 가진 자, 권력을 가진 자는 그것 때문에 괴로움을 겪은 결과라고 생각해야 한다.
인연법 역시 지난 시기, 혹은 전생의 결과값이다. 인연이란 내 행위가 부러들인 결과값이며,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로 작용한다. 부모자식 간의 인연이 수직관계로 작용한다면, 부부간의 인연은 수평관계로 작용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에너지를 내려주고, 부부는 에너지를 주고 받는다. 청년 시절에는 애인을 만나고 직업을 갖고 나서는 동료를 만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성장속도에 따라 그 수준에 맞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 인연이란 나를 성장시키는 양분과도 같다. 적절한 때 적절한 인연을 만나 서로 정보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연은 각자 성장 속도에 따라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 감정적으로 연결되면 인연과 헤어지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인연과의 관계성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서로 가는 길이 다르고 의식 수준이 다르면 인연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어 있다.
나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학문 종사자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나의 의식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학문 연구에 모든 가치를 두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교수나 동료 집단과 거리가 멀어졌다. 서로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정신에너지와 관련된 1막을 끝내고 물질에너지의 2막으로 갈아타는 갈림길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에게 어떤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가를 먼저 살피게 된다. 물질적 에너지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권력자 혹은 부자와 연을 가지려 할 것이고, 정신적 에너지를 추구하는 사람이면 정신적 멘토가 되는 사람과 연을 트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인간은 나보다 더 나은 사람과 연을 맺으려 한다. 나는 과거에 만난 인연을 돌아보지 않는다. 인생의 가는 방향이 다르다면 언젠가는 헤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만난 인연은 과거에 서로 나눌 것이 있기 때문에 만난 것이다. 미래로 나아갈 때는 과거 인연의 단계를 넘어서야 그 다음 단계의 인연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이는 인연으로 인해 수렁으로 빠지고, 어떤 이는 인연으로 인해 일약 스타가 된다. 나의 시각에서는 각자 주어진 생에서 만나야 할 인연의 판이 있다고 본다. 사람은 각자 만나야 할 인연의 판이 정해져 있다. 그 판에 오르는 것은 막을 뚫는 것처럼 힘들 수 있지만 그 판을 뚫고 올라가면 인연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판을 뚫고 올라가는 것은 자신의 레벨과 격을 한 단계 올리는 일이다. 자신이 있던 그 판에서 일정 부분 에너지가 차고 성장하게 되면, 그 판보다 더 위의 판에서 자신을 이끌어줄 인연이 등장한다. 이를 두고 귀인이라 부른다. 귀인의 만남은 운과 함께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