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더 이상 닫지 않는다

by 집녀

사춘기가 사십이 넘어서 온 나는

소통을 거부하며,

거실에서 들리는 소음이 듣기 싫다며

아빠의 큰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항상 방 문을 닫고 살았다.

남들은 그러려면 독립해서 살지 그러냐 하지만

천성이 게으르고,

그래도 결혼 전에는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있어서 독립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같이 살고 있으면서도 나만의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나는 항상 내 방문을 꼭 닫아두고 있었다.


아버지는 목소리가 크셨다.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셔서

목소리는 자동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고

나는 그 큰 목소리가 듣기 싫어서

말을 잘 걸지 않았다.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셨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그 큰 목소리가 싫고,

크게 틀어놓은 티브이소리가 싫어서

나는 더더욱 방문을 닫고 싫았다.


지금은 항상 문을 열어놓는다.

엄마가 저 말리 방에서 뭐라고 하면

바로 알아차릴 있게

아무리 추워도,

자기 전에 엄마 방문을 조금 열어 놓고

내 방문을 조금 열어 놓는다.

혹시 자다가도 엄마가 소리를 내면

바로 내가 알아차려 달려갈 수 있게

엄마가 문을 닫고 주무시면

그걸 확인하고 다시 방문을 살짝 열어놓는다.


후회는 한 번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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