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이 되지 않을까
자존감
자아 존중감(自我尊重感) 혹은
줄여서 자존감(自尊感)은 자신을 존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마음
혹시 본인의 자존감을 1부터 10까지라고 한다면, 최저 & 최고점이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는가? 나는 최저일 땐 3이고, 최고일 때는 8이다. (1과 10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중하/중상 정도로 판단하는 게 마음이 편함)
내 자존감이 떨어질 때는 나만의 동굴 속에 들어간다.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도 자제하고, 집 앞 공원에 1시간씩 멍 때리며 마냥 걷는다. 달달한 초콜릿이나 과자를 많이 먹고, 잠을 많이 잔다. (과자는 많으면 하루에 3봉지까지도 먹는다.) 그리고 우울한 노래를 듣고, 가사를 곱씹어본다. 최악의 경우에는 잘 사는 사람들의 SNS를 보면서 나의 모습과 비교를 한다. 그리고 나를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간다. (우울증은 아님)
저 사람은 예쁘고, 능력도 좋다.
자유롭고 마음껏 놀러 다니네.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내가 사는 목표는 뭘까?
걱정이라는 걸 할까?
왜 나만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걸까.
열심히 산 것 같은데, 결과가 왜 이럴까.
과거에 내가 절실한 노력을 안 해서 이런 모습인 걸까.
나이는 점점 먹어가는데, 이 나이가 되도록 한 게 없다.
대단한 스펙도 없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라며 나의 최저 자존감 지수인 3을 넘어 아예 마이너스까지 훅 찍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새 현실에 맞닥뜨려 정신 차린다.
언제까지 이불속에서 남과 비교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나는 나다.
불만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자.
노력을 하지도 않으면서 생각만 많네.
누군가에겐 내 모습도 멋있을 거다.
태어난 김에 하고 싶은 거 해보자.
적어도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게 살진 않았다.
과거는 그저 지나간 일이지.
이 순간도 미래의 나에겐 과거겠지.
처음부터 잘되는 건 없다.
우선 하나씩 다시 시작해 보자.
주식에 저점이 있다면 고점이 있듯 자존감이 높아질 때는 무엇이든 하고 싶어 한다. 특히나 업무 관련해서 나의 능력치를 다 올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래에 대한 행복회로를 돌리며 괜히 메모장에 나의 목표를 적는다. "자격증 따기, 요리 배우기, 탄탄한 몸만들기, 주 2권의 책 읽기, 강의 듣기, 외국어 공부하기, 연주곡 1개 마스터하기."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것들 위주로 말이다.
자존감이 낮아 우울하다면 자고 일어나는 것부터 루틴을 만들어보자. 나는 되도록 밤 12시 전에 잠을 청하려 하고, 아침 8시 전에 일어나려 한다. 우선 건강한 몸이 준비되어야 자연스럽게 정신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집안 청소를 해보자. 쓰레기 버리기, 설거지하기부터 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쓸고 닦다 보면 어느새 깨끗한 방이나 집안을 마주하며 마음이 정리된다. (집청소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외모가 부족하다 느낀다면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자. 하루에 10분, 20분씩 투자하자. 스펙이 부족한 것 같다면 우선 책을 읽어보자. 하루에 5페이지씩 점점 늘리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은 뚝딱 일 것이다. SNS를 잠시 지워보자. SNS는 남과 나를 비교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특정한 게시글을 보다 보면 알고리즘으로 비교하는 면들만 나올 것이고, 결국 반복이 되기에 자존감이 낮아질 것이다.
애연가들이 금연을 할 때, "이거 한 개비만 마지막으로"라고 하면 금연 성공률이 낮다고 한다. 오히려 남은 담배들을 뒤로한 채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버려야 금연 성공률이 높다고 한다. 미련이 있어도 아예 싹을 잘라보자. 그렇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생길 것이고, 자연스레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다.
혹시 다이어리를 끝까지 써본 적이 있는가? 일단 난 아니다.
이상하게 난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에 항상 오타를 내어 수정테이프로 그어버리는 일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면 "에이, 처음부터 실수하네."라고 의지가 풀이 죽어버린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처음부터 실수 없이 잘하려는 의지 때문에 긴장해 버려 생긴 결과인 것 같다. "괜찮아. 잘하면 되지."라고 글을 다시 쓰지만 그것도 작심삼일. 오래가지 않는다. 의지가 박약하다. (그렇게 우리 집에는 안 쓴 연습장이 가득하다.)
마치 수학의 정석 문제집처럼 "집합 부분"만 공부한 자국이 가득하고, 뒷부분은 깨끗한 것처럼.
변덕스러운 사람 마음을 흔히 갈대로 비유하는데, 나의 마음은 갈대를 넘어서 민들레 홀씨 같다. 언제 어디로 날아갈지 나도 모른다. 아스팔트에 떨어질지 영양이 가득한 흙에 떨어질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이런 마음을 안고 자존감 높이기 연습장의 첫 페이지를 써보면서 그저 작심삼일이 안되길 나에게 바란다. 그리고 궁금하다. 천천히 걸어온 내 발자국이 누군가에겐 좋은 길의 이정표가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