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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May 30. 2018

아들 딸 구별 말고 많이만 낳자

중국의 자녀제한과 캐나다의 차일드 베네핏


“그땐 중국에서 두 명을 낳아서 키울 수가 없어서 왔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외에도 커뮤니티 센터 등을 다니다 보면 정말 대다수가 중국인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같은 수업에서 만나면서 눈인사를 하며 친해지는 중국인 친구들이 생기게 되더라. 그중 한 명인 S는 나와 막내가 동갑인데, 스케이트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 우리는 희한하게 가는 곳마다 자주 부딪히곤 다. 그래서 통성명도 하고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S는 상하이에서 이곳으로 이주를 해왔는데, 첫째와 둘째가 나이 차이가 좀 있다. 이미 Secondary(중고등 과정)에 재학 중인 첫째에 비해 둘째는 이제 Kinder(유치원) 과정을 지나는 중이더라. 그 늦둥이 둘째 때문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스케이트를 배우는 분위기. 아이들 프로그램이 잘 발달되어 있다.


  중국이 지금은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이전에는 한 가정에 한 자녀밖에 허용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둘째를 가진 터라 많은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캐나다행을 선택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캐나다에서 아이를 출산, 아이가 캐나다 시민권을 갖게 되었다. 이런 경우 중국에서는 둘째를 출산했다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아이가 캐나다인이기 때문에 한 자녀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런 이유로 인해 캐나다로 온 중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S 말 E도 중국 베이징에서 온 친구인데, 이 친구도 두 명의 자녀가 있다. 한 자녀 정책이 두 자녀 정책으로 바뀐 지 몇 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아이들의 나이를 통해 유추해보건대, 둘째 아이 출산을 위해 캐나다로 왔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이곳으로 오게 된 이유를 물어보니 역시나 여러 불이익을 피해 오게 되었고, 아이들을 위해 캐나다 영주권까지 취득을 한 상태였다. 이렇게 이곳에서 사귀게 된 중국인 친구들 중 다수가 한 자녀가 아니라 두 명 이상의 자녀가 있더라. 가끔은 셋, 넷까지도 낳는 경우도 만나는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므로 더 낳아도 무리가 없기 때문인 듯했다.  


대표적인 아이들을 위한 행사, 할로윈. 아이들을 위해 꾸며둔 집들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날은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날이다!


  더불어 이곳에서는 차일드 베네핏이라는 정부에서 지급되는 양육비 의미가 있다.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이 되는데,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물론이거니와 그냥 거주한 지 18개월 넘은 사람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물론 세금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아무나 줘도 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베네핏이라는 것이 소득에 따라 지급이 되는 터라, 소득신고를 얼마나 하는가가 관건이다. 당연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받는다.  물론 희한하게 내가 만난 친구들-대체로 중국 친구들-은 모두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언뜻 보기에도 잘 먹고 잘 사는데도-일을 딱히 하지 않긴 하더라- 이 혜택을 아주 잘 받더라(소득에 따라 다른 거라며?!). 소득이 외국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신고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신고를 안하면? 어쩔 수 없다. 캐나다는, ‘Canada trusts you’(그냥 믿는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아름다운(?) 관계로다. (여기서 소득과 얽힌 문제는 좀 또 복잡한 측면이 있는데,  차후에 있는 주제에서 다뤄볼 수 있으리라. 이 부분은 현지인들이 종종 기분 나빠하기도 하는 것이므로 좀 예민한 사항이기도.)


중국커뮤니티에서 진행한 문화 축제에서 공연을 한 아이들. 어린아이들부터 학생들까지 다양하게 출연했다.


  복지국가인 이곳엔 여러 복지혜택이 있더라. 그래서인지 이런 세금이나 베네핏이 좀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세미나나 자료 등을 찾아 도움을 받곤 한다. 한 번은 세미나에서 제도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꿀팁(?)이라며, ‘너무 열심일만 하지 말고, 잘 계산해서 적당히 일해라’라는 말을 듣게 되기도 했다. 너무 일만 많이 해서 돈을 혜택의 기준보다 약간 더 버는 경우,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 어차피 복지 혜택으로 받는 것과 결과적으로 별 차이 없을 수 있으니, 그 시간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하더라(우스개 소리로 ‘여기서도 한국인만 열심히 일한다’ 고도). 그리고 정말 ‘너무 많이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보긴 한다. 아이들을 데리러 올 때(낮 2시 30분~3시쯤)도 아버지나 부부가 함께 오는 경우도 많고, 저녁에 온전히 가족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 기준 다둥이들도 꽤 많다.


  베네핏만이 다는 아닌 듯하긴 하다. 한국에 비해 덜 경쟁적인 분위기도 있고, 무상의료와 함께 대학 등록금 지원제도라든가,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분위기라든가. 직업에 대한 편견도 적기도 하고. 혹은 아이들의 천국이자 가족의 천국인 기타 다양하고 좀 복합적인 이유들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한국보단 아이들을 많이 낳는 듯하다. 물론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지 않는다고 하기엔 또 좀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지만(여기도 나름의 어려움은 있다). 그래도 뭔가 한국과는 다른 점들을 접하다 보니 약간 부럽기도 하고, 필요하다고도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고 이곳에 문제가 없는 건 또 아니다. 세금징수와 제도의 악용 등과 관련된 이슈들이 있긴 하다.)


이곳 청소년들에게도 Kpop은 인기였다. 중국 문화 축제에서 블랙핑크 노래가 나오길래 보니, Kpop 댄스를 추더라.  


  하지만 분위기란 또 변화하는 중이긴 한데, 엄밀히 말하면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약간씩 변화는 있다. 특히 학업이나 대학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할 말이 좀 있긴 하다.  아시아인의 피엔 공통적으로 ‘교육열’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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