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울릉도 해상 전투

한일 전쟁 미래 소설 (중) 34화

by 윤경민

34. 울릉도 해상 전투


열대야가 며칠째 지속되던 7월 27일 새벽 4시.


사카이미나토의 한 포구에 어선 13척이 은밀하게 출항 준비에 나섰다. 한 척당 10명에서 12명씩 모두 152명이 나눠 탔다. 어민으로 보이기 위해 모두 장화를 신고 방수 앞치마를 둘렀다. 무기도 가득 실었다. 최첨단 소총인 폭스 24 소총 160정에다 고성능 폭약 100kg도 챙겼다. 단도와 수류탄은 기본이었다. 모두들 어선 내부 아래 기관실 옆 창고에 실었다. 폭스 24 몇 자루씩은 언제라도 꺼낼 수 있도록 선장실에 거치했다.


"제군. 이제 우리는 한국의 폭압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의 임무는 우리 민족의 혼과 국가를 빼앗은 적국의 수장을 제거하는 것이다. 작전 수행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걸 제군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과 후손, 민족의 미래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로 싸움으로써 우리는 끝내 승리할 것이다"


아키야마 스케베 사령관의 목소리에 비장한 각오가 담겼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 민족과 국가의 미래는 여러분 손에 달렸습니다. 임무 완수를 위해 우리 힘을 모읍시다"


나가노 유키오가 호소력 있는 어조로 거들었다.

작전에 참가하는 독립군 부대원들의 얼굴엔 단호한 의지가 배어 있었다.

작전 부대원 152명은 각각 흩어져 어선에 탑승했고 서서히 동이 틀 무렵 아키야마 사령관의 신호에 따라 출항했다.


한편 3시간 뒤 야마구치 히데오는 꼬붕 12명과 함께 동해항으로 가는 크루즈훼리에 몸을 실었다. 지명수배 상태였기 때문에 변장을 해야 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가발을 썼다. 한 여름이었지만 문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긴소매 셔츠에 흰색 재킷을 입었다. 선글라스에 페도라를 썼다. 최대한 관광객으로 보여야 했다.


독립군 부대원들이 탄 어선 13척은 파도를 가르며 서북쪽으로 나아갔다. 독도를 지나 울릉도 북동쪽 해상을 지날 때였다. 대원 한 명이 소리쳤다.



"사령관님! 한국 해경 경비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멀리 해경 경비함 1척과 경비정 2척이 보였다.


"모두들 침착하게 행동해!"


아키야마 사령관이 긴장한 어조로 말했다.

당시 동해상에는 가끔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과 러시아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해경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었다. 특히 해당 해역은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7월과 8월 두 달 동안을 금어기로 정했기 때문에 해경이 불법 조업 선박을 단속하던 것이었다.

해경 단속반장의 지시로 해경 3명이 아키야마 사령관이 탄 어선에 오른다.


"안녕하십니까? 잠시 검문하겠습니다. 어디서 출항하셨습니까?"


"사카이미나토항에서 출항했습니다"


"멀리까지 오셨군요.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나요?"


"어민이 고기떼 쫓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고기 많이 잡으셨습니까?"


"아뇨,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검문에 나선 해경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어부로 보기엔 피부가 하얀 얼굴의 사내들이었고 이 일대 해역이 현재 금어기라는 걸 알지 못하는 듯한 답을 하는 걸 보니 뭔가 석연치 않았던 것이다.


"창고 좀 봐도 되겠습니까?"


"아이 뭐, 아무것도 없어요"


숨겨놓은 무기가 발각될까 답하는 대원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실렸다.

창고에 들어간 해경이 이것저것 들쳐본다.

독립군 부대원들의 낯빛이 굳어진다. 조마조마해진 부대원들이 주머니 속 나이프를 만지작거린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경을 죽여야만 한다. 창고에 들어갔던 해경이 나오며 가볍게 말을 던진다.


"아주 텅 비었네요. 씨가 말랐나 봐요. 요즘 고기 잘 안 잡힌다더니 심각하네요"


아키야마가 응한다.


"그래요. 우리 어민들 다 죽게 생겼어요"


"근데 그물이 조금밖에 안 보이네요. 선원은 10명이 넘는데 그물은 저거밖에 없네요?"


아뿔싸, 검문검색당할 줄 생각도 못했던 독립군 대원들이 그물을 잔뜩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독립군이 구한 어선은 원래 3~4명의 어부가 작업을 하는 배인지라 그물이 많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선장을 맡은 대원이 선장실에 거치해놓았던 폭스 24 소총을 슬쩍 집어 들어 바닥에 내려놓는다. 들키지 않게.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최경장! 조심해. 선장실에 무기 같은 게 있어"


해경 경비함에서 지켜보던 망원경에 포착된 걸 알리는 무전 내용이 검문하던 해경의 이어폰을 통해 들렸다. 안 그래도 여러 상황이 의심쩍었던 터에 무기가 있다는 이야기에 해경 단속대원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선장실 좀 볼까요?"


"선장실은 왜? 뭘 거기까지 봐요?"


"잠깐이면 됩니다"


선장실 문을 열고 들어선 해경 단속대원의 눈에 소총이 들어온다. 놀란 단속대원이 권총을 뽑으려는 순간 선장실에 있던 독립군 부대원의 나이프가 그의 목에 꽂힌다.


"뭐야, 최경사! 최경사!"


망원경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경비함에 비상이 걸린다. 사이렌이 울리고 해경 대원들이 전투태세로 돌입한다. 경비정에서 상황을 파악한 것을 알아차린 독립군 부대원들도 전투 준비에 나선다.


"안 되겠다. 전원 전투 준비!"


아키야마의 명령에 13척 어선에서 모든 부대원들이 폭스 24 소총을 꺼내 들고 경비정을 향해 사격을 개시한다.

"두두두두... 탕탕탕탕!"


해경 경비함과 경비정에서도 권총과 소총이 불을 뿜지만 최첨단 소총인 폭스 24의 공격은 감당이 되지 않았다. 전투는 오래가지 않았다. 1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경비함과 경비정에 승선했던 해경 대원들의 절반이 희생됐다. 해경 단속반장은 퇴각을 결정한다. 무전을 통해 상황을 보고하고 해군에 지원 요청을 한다.


독립군 부대원들도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키야마 사령관은 마음이 급했다. 이대로 있다간 1시간도 안돼 해군 전투함과 헬기 공격을 받을 것이 뻔했다. 아키야마는 야마구치에게 긴급 도움을 요청한다. 사카이미나토항을 떠나 동해항으로 향하던 크루즈훼리가 독립군을 구하러 올 터였다.



다음 이야기... 당신의 선택은?

1. 아키야마가 장악한 크루즈훼리에 도착, 어선에 타고 있던 독립군 대원들을 모두 태우고 동해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2. 크루즈훼리가 한국 해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해 전원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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