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 격리
중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을 때, 7개월 넘게 떠나 있던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쁨보다 가족이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이 더 컸다. 아이들과 같이 떠나는 내 마음이 이럴 때 혼자 남는 남편 마음은 오죽할까.
떠나기 며칠 전 아이들과 남편에게 남길 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물 찾기를 할 때처럼 오피스텔 여기저기에 숨겨 두기로 했다. 과연 남편이 알아채기는 할지, 알아챈다면 언제쯤이면 찾아낼 수 있을지 예상해 보며 아이들과 키득거리기도 했다.
중국으로 떠나오고 며칠이 지나도 남편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
Between a gentleman in Moscow and a cute little dog
아이가 답답해서 힌트 문자를 보내기도 했지만, 남편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아이들이 보물을 찾아보라고 성화를 부리자, 남편은 그제야 보물 찾기에 나섰다.
남편은 힌트 문자를 보고 큰 아이의 편지를 찾아내고, 우리 때문에 몇 개 늘어난 책장을 뒤집어 책 정리를 하다 내 카드를 찾아내고, 손수건을 몇 장째 쓰고야 막내 아이의 카드를 찾아냈다. 며칠에 걸친 긴긴 보물 찾기였다.
여전히 남편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알 수 없다. 답장도 답 메시지도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런 무던함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홀로 있는 이 시간을 견딜 수 있겠구나 싶어 다행이란 마음이 들었다.
언제쯤이면 격리 규정이 풀려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도대체 보물을 몇 개나 더 숨겨 놓고 왔어야 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