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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Sep 17. 2020

중국 칭다오 격리 중 온라인 수업

허리가 아파요

중국 학교들은 대부분 개학을 했고, 학교에서 수업이 가능하다. 물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떨어져 앉아야 하며, 하루에 두 번씩 체온을 체크해 올려야 한다.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어야만 ‘그린 코드(green code)’를 받고 학교에 갈 수 있다. 


학생마다 큐알 코드가 있다. 아이는 아직 격리 중이라 레드 코드. 그린 코드를 받아야 학교에 갈 수 있다



우리 집 아이들도 9월 1일에 이미 개학을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캠퍼스에서 수업을 하고 있고, 일부 몇 명이 아직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이들은 그 남은 일부에 속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매일 7,8 시간씩 꼬박 노트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격리 용 숙소에는 마땅한 책상이나 의자가 없다. 첫날은 침대 옆에 놓인 작은 협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수업을 하기도 하고, 침대에 앉아 베개를 책상 삼아 수업을 하기도 했다.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다 보니, 몇 분을 채 못 버티고 허리가 활처럼 휜다.  



불편한 자세로 수업중


호텔 매니저에게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 보았다. 아이들이 매일 오랜 시간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데,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서 하다 보니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 요구 사항을 일일이 들어줄까 싶었다. 

호텔 매니저와의 위챗 대화


한참 동안 답이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흔쾌히 알았다는 답이 왔다. 그리고 다음 식사 배달 시간에 등받이 있는 의자 두 개를 가져다주었다. 의자 높이에 맞는 테이블을 티브이가 놓인 테이블뿐이라 두 아이 모두 티브이 앞에 앉아 수업을 한다. 조금 좁긴 해도 둘이 나란히 앉을 수 있다. 학교에서 나란히 앉아 수업하는 학생들처럼 두 아이가 수업 중에 잡담을 하며 킬킬 대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다. 서로 다른 학년 다른 수업을 하면서도, 마치 한 반에 앉은 친구들처럼 사이좋게 수업을 듣는 모습이 보기 좋다. 


등받이 있는 의자를 받아 조금 편안해졌다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동안에는 나는 '격리 중 추가 격리'에 들어간다. 침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것이다. 두 아이 수업 중 하는 비디오 콜에 내 모습이 잡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침대에 앉아 베개를 책상 삼거나 노트북을 침대에 놓고 엎드려 글을 쓴다. 그 어떤 자세도 불편해 계속 자세를 바꾼다. 


침대에 격리된 나는 환자인가? 


아이들 수업 중엔 침대에서 '꼼짝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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