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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Nov 01. 2021

10년간 새벽 세시에 일어나 글 쓰면 일어나는 10가지

새벽 세시 글쓰기 마법

2021년 11월 1일,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글을 쓴 지 꼭 10년이 되었다.


(글 쓰기 시작한 날을 기억하는 이유 등이 궁금하면 )

https://brunch.co.kr/@yoonsohee0316/57


10년 동안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 글을 쓰니 이런 일들이 내게 생겼다.


1) 건강한 수면/기상 습관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다 보니 잠자리에도 일찍 든다. 불필요한 저녁 약속이 줄었고, 술도 거의 (남편과 와인 한 잔 정도는 합니다) 끊었다. 저녁에 멍하게 티브이를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일도 없다. 얼마 전 들은 중의학 강의에 따르면, 새벽 3-5시 사이에 잠에서 깨는 것이 우리 몸의 흐름에 가장 적합한 건강한 기상 습관이라고 한다.


2) 책 출간과 작가 타이틀


2017년 <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 2021년 <여백을 채우는 사랑>을 출간했고, 현재 두 권을 계약하고 집필 중이다. 처음에 꿈꾸었던 소설가는 아직 되지 못했지만 에세이를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https://brunch.co.kr/@yoonsohee0316/573


3) 아나운서 경력 부활


첫 직장 KBS에서 아나운서로 겨우 3년 일하고 그만둔 뒤, 아나운서로서의 경력은 레주메 상에만 존재할 뿐 가까운 이들에게도 잘 밝히지 않았다. 책 출간으로 경력이 알려지면서 대통령/국회의장 방중 행사, 주중한국대사관, 주중한국문화원, KOTRA 등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mistydio/221163179808


4) 다른 사람들의 글쓰기/출간 돕기


글을 쓰면 얻게 되는 좋은 것들을 혼자만 누릴 수 없어, 문화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베이징 교민사회에서 Writers in BJ라는 이름으로 글쓰기 수업을 했다. 얼마 전 9기 글벗들의 책 <글쓰기 재테크> 출간 북토크가 있었다.


https://brunch.co.kr/@yoonsohee0316/646


5) 8년째 아이들과 한 달 여행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은 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어려 두고 떠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생각을 조금 바꿔 다섯, 여섯 살짜리 꼬마들을 데리고 함께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자,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2014 - 캘리포니아, 2015- 프랑스, 2016 -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 2017 - 웨일스, 2018 - 러시아, 체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2019 - 하와이, 2020 - 전라도, 2021 - 하이난 섬)


https://brunch.co.kr/brunchbook/hainan


6) 포기하고 있던 꿈에 도전 


글을 쓰면서 잊고 있던 꿈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분명 원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해야 했던 꿈들. 마흔이 넘었으니 당연히 안 돼, 라는 생각을 버리고 어릴 때부터 몹시 하고 싶던 바이올린과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여전히 깽깽거리지만 밴드 공연 때 바이올린 연주를 하기도 했고, 토슈즈를 신고 몸을 가볍게 들어 올리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7) 아마추어 밴드 활동


글쓰기 수업인 Writers in BJ 글벗 중 하나가 글을 쓰다 던진 말 한마디, "아, 밴드 하고 싶다." 그 말을 붙들고 악기를 잡아본 적도 없는 이가 다수인 7인조 밴드 날벼樂을 만들어 공연을 했다. 현재는 BMW (Bean Me Water)라는 4인조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다. 평생을 '고음불가' '음치'라고 여기며 노래하기를 꺼려온 내가 보컬에 도전해 'Maria' 뮤비도 찍었다. 


(뮤비 감상하시려면)

https://brunch.co.kr/@yoonsohee0316/770


8) '책 읽어 주는 작가 윤소희' 인스타 활동 및 책 소개 라방


매주 토요일 9PM에 두세 권의 책을 한 가지 주제로 엮어 소개하는 책 소개 라방을 하고 있다. (현재 기준 28회까지 방송) 책 소개 라방을 통해 세 가지 정체성, 읽는 자, 쓰는 자, 그리고 방송하는 자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https://brunch.co.kr/@yoonsohee0316/682


9) 각종 직업병과 운동 습관


10년 간 글을 쓰며 대부분 좋은 것들을 얻고 누렸으나 한 가지 나쁜 걸 들라면 직업병.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 목과 허리 디스크 등 고질병을 달고 살게 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 아프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잘해 오히려 건강하게 오래 살 지도 모르는 일이다.


10) 수많은 실패 후에도 지속하는 끈기


10년 전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처음 쓰기 시작한 글은 단편소설. 지난 10년 간 스무 편의 소설을 썼다. (장편 3편, 중편 2편, 단편 15편) 2012년 신춘문예를 시작으로 최근 '수상작 없음'으로 결론 난 문학동네 소설상까지 각종 소설 응모에 서른 번쯤 떨어졌다. '끈기'라고는 눈을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럼에도 계속하는 사람'이 되었다. 글쓰기가 성격까지 바꾼 셈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89719


10년을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도 원래 목표했던 소설가는 되지 못했다. 그럼 지난 10년은 헛되이 쓴 시간이고 나는 실패자일까. (물론 나이는 꽤 많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른 것 같다. 다시 다음 10년을 더 써보고 얘기해도 늦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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