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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Apr 25. 2022

 살바도르

pupusas

어서 와 한국은 프로그램을 보다가 독일인인 다니엘이 친구의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이 쿠키를 먹는 것을 보고, 또다시 우연찮게 얻어걸린 레시피입니다. 과정도 쉽고, 한 번 만들어 봤는데요, 이 과자의 이름은 Nussecken입니다. 영어로는 nutcookie라고 하는 것 같아요. 세 층으로 되어 있는데요, 바닥은 흡사 파이와 같은 시트이고요, 다음은 살구잼, 물론, 전 없어서 친척뻘인 복숭아잼을 사용했고요, 마지막 위층은 다진 견과류를 버터와 섞은 혼합물입니다. 유럽답게 레시피에는 헤이즐넛 가루와 다양한 견과류를 칼로 다져 넣지만, 견과류가 학생인 저의 형편에는 너무 거리가 먼 당신이기에, 예전에 마카롱을 만들고 남은 아몬드 가루와 배우자가 아침에 먹는 오트밀로 대체했습니다. 과자가 식으면 초콜릿도 묻히는데, 전 여기까지, 그만~


지금 커피를 한 잔 내려서 페어링 중인데요, 이 쿠키는 전혀 먹어보지 못 한 맛입니다. 그래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딱딱하지 않고 바삭한 식감이 마음에 들고요, 견과류와 미세하게 느껴지는 복숭아잼 맛이 참 오묘하게 맛있네요. 이 레시피는... 오늘 하루가 긴 관계로, 다음번에 적어볼게요. 


오늘의 주인공은 역시나 우연히 인스타 알고리즘에서 얻어걸린 브라질의 살바도르 지역 팬케잌인 푸푸사스 pupusas입니다. 유튭에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레시피를 찾아 해 봤는데요, 만들기도 번거롭지 않고, 남미 음식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딱입니다. 사진 구경하고 가실게요. 


필터 때문에 노란 것보다는 푸푸사스의 반죽은 100퍼센트 고운 옥수수가루입니다. 저도 옥수수 가루가 이렇게 반죽이 잘 될 줄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동유럽이 감자면, 남미는 옥수수네요. 하하. 푸푸사스에서 가장 귀찮은 부분이라면 소입니다. 뭐로 보이시나요? 전 가장 간단한 버전으로 만들었는데요, 바로 튀긴 으깬 강낭콩입니다. 이것도 처음 해봅니다. 마트 가면 캔으로 된 제품이 버젓이 있는데, 굳이... 내가? 하면서 해본 적 없었는데, 해보니 또 별거 아니다 싶어 앞으로 종종 해볼 만하지 않나 싶어요. 화면으로 보니 그 지역 스탈 채소조림과 곁들어 먹습니다. 물론, 간 토마토가 걸쭉해질 때까지 저어 만든 소스와 함께 하는 것도 봤지만, 전... 절레절레, 거기까진 무리입니다. 그래서 살사와 찍어 먹어봤어요. 말해 뭐해요, 맛있지요ㅋㅋㅋㅋ 내일 점심으로 도시락을 싸놓은 상태이고요. 자, 이쯤 레시피를 공개해 볼까요.


푸푸사스

양파 반 개, 이 등분하셔서 겹쳐 있는 양파를 분리해주세요. 영상을 보시면 감이 오실 거예요

강낭콩 1 캔

소금

고운 옥수수 가루 3컵

뜨거운 물 2 2/3컵

치즈 1컵

식용유 1/4컵


1 프라이팬에 약간 두르시고 준비한 양파의 겉이 거뭇거뭇해질 때까지 두세요. 전 이 과정을 다르게 했는데요, 베이킹 팬에 양파를 펼쳐두고 토치로 구웠습니다. 

2 양파가 영상처럼 멋지게 타면(?) 믹서기에 강낭콩을 넣어 갉아주세요. 전 일부러 강낭콩 안의 국물을 버리지 않고 같이 넣었습니다. 이러면 소금을 덜 쓰니까요. 

3 다음 프라이팬에 분량의 기름을 두르시고 갉은 콩과 양파를 부어서 송편에 들어가는 단팥 소의 질기가 될 때까지 저어주세요. 요때 맛보시면서 소금을 입맛에 맛게 넣으시면 됩니다. 

4 3을 진행하시면서 불을 좀 줄이시고, 분량의 옥옥수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뜨거우니까 5-10분 정도 그대로 뒀다가 온도를 확인해보시고 반죽을 시작합니다. 금세 잘 뭉쳐질 거예요. 

5 이상적으로 두 재료가 준비가 되면, 원하는 만큼의 옥수수 반죽을 떠서 만두를 빚듯 소를 넣고 호떡 모양으로 성형해주세요. 이때 물에 기름을 섞어 종종 손에 묻혀가면서 성형하시면 들러붙지 않아요. 

6 이제 익힐 차례지요. 영상의 셰프는 그릴에 기름을 먹이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데요, 전 오븐을 350도 화씨로 예열해서 20분 정도 구웠습니다. 덕분에 식감이 바삭해 좋았고요. 


소에 치즈가 들어가 있어서 전 소금을 안 넣었는데 그래서 무척 심심하네요. 그래서 살사를 옴팡 찍어 먹었습니다. 아침부터, 쿠키며, 푸푸사스며, 김치며, 투불리며 공장 돌리듯 부엌에서 부지런해봤습니다. 사실 다음 주 내내 요양병원 실습이라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해방감에 마음이 백지장만큼 가벼운 일요일입니다. 오늘은 산책을 하다가 똥을 밟아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이 포만감은 잠깐의 낮잠으로 해결해보겠습니다. 쿨쿨 



Cover Photo by Milo Miloezg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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