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문명의 시작

이집트 역사

총길이 6,650km.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 매년 여름, 7월 중순에서 8월까지 나일강은 주기적으로 범람했다. 때문에 나일강 일대는 홍수가 나기 일쑤였고 그로 인해 강 상류의 기름진 흙이 유입되어 비옥한 땅이 만들어졌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비옥한 땅으로 모여들었다. 이곳에서 작물을 재배하며 풍성한 수확을 거두어 도시를 세웠다. 이것이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시작이다. 무려 약 5200여 년 전의 일. 시베리아에서는 여전히 매머드가 돌아다니고 고조선에서는 단군신화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고대 이집트 지도

이후 고대 이집트 역사는 크게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 시대로 구분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라미드가 세워진 때는 고왕국 시대로 상/하이집트 통일 후 나일강을 중심으로 풍요로운 문명을 꽃피움과 동시에 파라오의 힘이 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피라미드가 만들어졌다. 최초의 피라미드로서 이집트 제3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인 조세르의 계단식 피라미드부터, 제4왕조의 파라오 쿠푸왕, 그의 아들인 카프레왕, 또 그의 아들인 맨카우레왕으로 이어지는 쿠푸왕 일가 3대가 모여 있는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비롯한 수많은 피라미드들이 고왕국 시대에 건설됐다. 해서 고왕국 시대를 일컬어 ‘피라미드 시대’라고도 한다.

인류 최초의 계단식 피라미드, 조세르의 피라미드 (The pyramid of Djoser)

쿠푸왕 3대가 모여있는 기자의 대피라미드 (Great Pyramid of Giza) | 왼쪽부터 쿠푸왕(1대)-카프레왕(2대)-멘카우레왕(3댸) 피라미드

거대한 피라미드만큼이나 번성했던 고왕국 시대는 제6왕조부터 혼란을 겪는다. 지방 귀족들이 파라오의 권위를 위협하는 동시에 갑작스러운 가뭄으로 나일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기근이 찾아오고 민심까지 흉흉해져 왕권이 무너진다. 이렇게 고왕국 시대는 저물어가고 중왕국 시대로 넘어가기 전 혼돈의 과도기가 찾아오는데 이 시기를 이집트 제 1중간기라 부른다. 이때 70일 동안 70명의 파라오가 있었을 정도로 왕권은 약화되고 정세도 심히 혼란스러웠다. 이 같은 혼란기는 약 150여 년간 이어졌고 제11왕조의 파라오인 멘투호테프 2세가 상/하이집트를 재통일하면서 비로소 중왕국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중왕국 시대는 오랜 혼란기 이후 찾아온 안정기로 왕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문화 예술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내실을 다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다음 시대인 신왕국 시대에 들어서 이집트가 다시 한번 번영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신왕국 시대는 고대 이집트 역사에 있어 가장 번영한 시기다.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가지기도 했거니와 높은 수준의 경제와 기술로 ‘이집트 제국’이라 불릴 만큼 황금기였다. 대표적인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 소년왕 투탕카멘,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라오 람세스 2세 등이 모두 신왕국 시대를 풍미한 파라오들이다. 또한 아부심벨, 카르나크 대신전, 하트셉수트 장제전과 같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고 유명한 많은 고대 이집트 신전과 건축물들도 신왕국 시대의 작품이다. 강력한 파라오의 통치 아래 영원할 것만 같던 신왕국도 제20왕조에 들어서 다시 약해진다. ‘최후의 위대한 파라오’라 불리는 람세스 3세가 사망한 이후, 뒤를 이은 파라오들이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여 왕권이 무너졌고 결국 제20왕조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그렇게 장작 500년에 걸친 신왕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사카라 멤피스 박물관의 람세스 2세의 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