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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ri Oct 16. 2023

5) 소녀들의 덕질 소비 사례 ③ 순간 공유

시부야 원더랜드 오타쿠걸 1장 : 최애만이 모든 것을 이길 수 있어 5

5) 소녀들의 덕질 소비 사례 ③ 순간 공유


먼저 덕질의 변화를 이끈 요소 중 하나로 라이브 화를 꼽은 적이 있다. 

이번 글에서 등장하는 사례들은 자체는 바로 앞에서 예로 들었던 감정 공유의 축과 본질적으로는 동일하지만, 거기에 실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것들이다. 

살아 움직이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은 덕질 소비를 캐리 하는 중요한 요소이니 만큼 분리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응원상영 - 같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 


최근 슬램덩크의 성공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한층 더 친숙해진 덕질 문화로 다가온 것이 응원 상영일 것이다. 

응원상영은 영화 상영 중, 관객이 방법으로 영화의 내용이나 캐릭터의 발언 등에 호응하여 소리를 내거나 응원도구의 사용이 허용된 영화 상영 유형을 뜻한다. 이전에도 발성 가능 상영, 절규 상영 등의 명칭으로 찾아볼 수 있었지만, 2016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KING OF PRISM by PrettyRhythm(이하 킹프리)의 응원상영이 대박 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성적이 좋지 못했던 킹프리 극장판이었으나, 응원상영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적적으로 회생하게 되는데, 영화 자체의 유니크함과 그 유니크함을 배가시켜 주는 감상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었다. 공중파를 포함 여러 미디어에서 다루어진 덕분에 화제성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그 붐은 물 건너 한국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킹프리의 응원상영 열풍이 방송을 탈 정도였으니 당시의 화제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분들이 보시고는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충격이 주는 강한 자극을 쫓아 n회차 관람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지만..)


2015년 이후 일본에서는 인기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응원상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주춤했던 관심이 슬램덩크로 인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일본에서 응원 상영은 킹프리 이후로 하나의 관람 형태로 지속되며, 장르 구분 없이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형태로 완전히 정착하게 된다. 특히 유명 작품이 개봉할 타이밍에 관심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킹프리 이후로는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과 "보헤미안 랩소디"가 큰 주목을 받았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덕질과 관계없는 일반인층 (이른바 머글) 에게서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도 싱어롱 상영이라는 이름으로 상영되었다.) 코난의 경우, 극장판의 주인공 아무로의 인기에 힘입어 관객동원 기록을 만들겠다는 운동이 대규모로 퍼진 특별한 케이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좀 더 자세하게 언급하겠다.


영화관에서 즐기는 아이돌 콘텐츠


응원 상영은 특히 상성이 좋은 장르가 있다. 아마 짐작들 하시겠지만 아이돌과 관련된 영화들이다. 

아이 팬들은 최애의 모습을 나노 단위로 뜯어보는 집요함과, 현장의 분위기에 주저 않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적극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돌이라고 해도 만화나 게임 속에 등장하는 2D, 실존하는 3D 등 차원에 걸쳐 다양한 아이돌들이 존재하므로, 각각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방법을 제공한다.


2D 아이돌의 사례


2D 아이돌의 경우, 콘서트를 재현하는 방식의 영화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믹스의 형태를 제시했다. 원래 2D 아이돌의 비즈니스 모델은 애니메이션 / 게임 / 성우 혹은 모델링을 활용한 공연 / 음반 / 그 외 미디어 믹스 등 복합적인 매체들로 이루어진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과거 작성한 글의 이미지를 참고용으로 발췌해 보았다. 여성향 게임에는 아이돌물이 다수 존재하며 비슷한 사이클을 이루고 있어, 대부분 상기와 같은 미디어믹스를 전제로 삼는다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은 악곡, 배경, 영상 등 다양한 소재 자산을 갖추고 있어, 향후의 타 매체로의 전개의 주축이 되는 큰 역할을 도맡고 있는데,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사업적 포지션에 공연의 형태가 적절히 가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평소 아이돌이라는 본업을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2D 아이돌들의 무대를 원 없이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한정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공연에 비해 가기 쉬울 뿐 아니라 목소리를 높여 응원까지 할 수 있다. 마치 콘서트장에서 판매하는 듯한 한정 굿즈는 덤이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콘서트와 흡사하여 대부분 악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캐릭터들의 코멘트가 들어간다. 벅찬 감정으로 코멘트를 하는 최애를 보며 눈물짓기도 하는 등 2D와 3D의 경계가 흐려지는 그 순간만큼은 내 아이돌이 실존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기도 한다. 


물론 만화적인 연출이나 화려한 카메라 워크 등 2D라 가능한 재미요소도 담겨있다.

대부분 장기 상영을 전제로 삼기 때문에, 초기 몇 주 동안은 일부 영상에 차이를 두거나 다른 관람 특전을 마련하여 팬들의 복수 관람을 유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2D 아이돌 라이브 애니메이션 영화 노래의 왕자님과 아이돌리쉬 세븐. 양쪽 모두 흥행수입 20억 엔, 동원관객 110만 명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3D 아이돌의 사례


한편 3D 아이돌의 경우 라이브 뷰잉이나 콘서트 영상 중심의 영화 외에도, 평소 잘 볼 수 없는 무대 뒤의 서사를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필름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다큐멘터리 필름은 2010년대 초반 AKB48의 다큐멘터리가 큰 화제를 모은 이후, 많은 아티스트들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정착했다. 상대적으로 제작 단가가 낮고 수요 예측이 쉽다는 점, 팬들의 니즈 및 관여가 크다는 점 등의 요인으로 아이돌을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종 흥행수입 25억 엔 이상을 거둔 'BTS: Yet To Come in Cinemas' 외에도,  최근에는 J-POP 남성 아이돌 'BE:FIRST'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2주 차에 10만 명 동원, 3억 엔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덕질과 연관이 있는 이러한 영화 작품들은 2D나 3D, 타깃층에 관계없이 대부분 응원 상영을 함께 실시한다. 큰 스크린 화면과 박력 있는 음향을 통해 최애의 모습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응원용품이나 굿즈 등을 지참하여 들뜬 마음으로 최애와의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일반적으로 응원 상영은 팬들이 반복적인 관람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실제 필자의 주변에서도 다양한 작품에서 응원상영 목적으로 같은 작품을 n회차 관람하는 사람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복적인 관람을 하는 이유는 작품이나 최애에 대한 애정 표현도 있지만,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같은 마음을 가진 동지들이 모여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즐거움 그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생각한다. 또한, 콘서트나 라이브 등 다른 방법들에 비해,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싶을 때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는 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등 영화관의 접근성은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동원수나 흥행수입 등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최애에게 공헌하고 있다는 실감을 느낄 수 있는 점도 일석이조가 아닐까.


COVID-19로 인해 대폭 축소되었던 오프라인 이벤트들이 이제는 거의 원상 복귀되고 있다. 응원상영 역시 코로나 시기에는 발성 금지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2023년에 들어서 발성이 다시 허용되었다. 최근에는 아이돌 콘서트에서 볼 법한 응원봉 중앙제어 기능을 사용하기도 하며, 점점 진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에 맞추어 관련 굿즈도 함께 판매한다.)


팬데믹 사태는 온라인을 통한 덕질의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켜 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에너지는 그 어떤 플랫폼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각종 오프라인 이벤트들이 중지된 상태에서도 응원상영은 나름 그 명맥을 이어가며, 일본의 영화 산업을 지탱하였다. 나아가 현재 덕질을 위한 응원 상영 및 복수 관람 문화는 일본 내 영화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도 극장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작품들의 응원상영을 보며, 같은 마음을 가진 오타쿠 동지들과 함께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새삼 마음에 새겨본다.



탈 수밖에 없어 이 빅웨이브에 - 랜선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하는 문화


X(구 Twitter)를 이용하는 유저라면, 매일 심야 연예인이나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는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드에 상위를 점거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 "총공"이라고 칭해지는 팬들의 온라인 집단행동의 결과로, 축하나 홍보 목적 외에도 기획/제작 측에 무언가 시정 요청을 하는 등 팬들이 의견을 피력하는데 활용되곤 한다.


일본의 덕질 문화에서도 온라인상의 집단행동은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사전에 팬덤 사이에서 응원 목적으로 기획하고 진행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한 단합이 반복되며 정형화되는 사례가 많다. 일례로 생일 축하 해시태그의 경우, 한국에서는 사전에 팬덤의 투표를 거쳐 특색 있는 해시태그를 사전에 정해두는 반면, 일본에서는 "〇〇생탄제20XX(대상의 이름+생탄제生誕祭+연도)" 등의 형태로 정형화되어있다.


일본에서 콘텐츠와 관련된 온라인 집단행동 문화의 시초라고 할 만한 것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바루스 잔치 バルス祭り"라 할 수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공중파 TV의 영화 프로그램을 통해 종종 방송되는데, 방송 중, 클라이맥스의 명대사 바루스가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일제히 바루스라는 한 마디를 Twitter나 커뮤니티 등에 투고하는 암묵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타임라인이나 자주 가는 게시판이 "바루스"로 넘쳐나는 것을 즐긴다. 라퓨타의 방송일이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관련 워드가 SNS 실시간 트렌드나 검색어 랭킹을 가득 채우는 등, 사람들의 높은 관심도를 엿볼 수 있다. 2011년의 바루스 타임에는 초 당 트윗 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SNS 발신을 온라인상에서의 놀이문화는 콘텐츠의 실시간 시청 유행에도 기여한다. 

2020년에 방송된 일본의 인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시즌2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한자와 나오키'는 "두 배로 돌려주마!" 같은 SNS나 커뮤니티에 한 마디 드립처럼 올리기 쉬운 아이코닉한 대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 덕분에 드라마 방영 시간마다 관련 대사 등장 시 이를 Twitter 상에서 따라 하는 것이 유행하여 월드 트렌드 1위를 빈번하게 차지했다. 

SNS에서의 유행은 실시간 드라마의 시청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한자와 나오키' 시즌2는 종합시청률 44.1%를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참고로 최종화 당시의 관련 트윗 수는 50만 건 이상이라 한다. 

복수의 팬들에 의한 정기적인 대규모의 확산 습관이 작품 자체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아무로를 100억 엔의 남자로 


응원상영 관련 챕터에서도 잠깐 다루었던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의 이야기를 좀 더 파고 들어보자.

명탐정 코난(이하 코난)과 같은 주요 타깃이 아동인 시리즈 애니메이션의 경우, 매년 정기적으로 오리지널 스토리의 영화를 제작하며 가족 층의 관람을 습관화하고 있다. 일정 규모의 흥행 수입은 보장되어 있지만, 그 이상의 빅히트를 치기는 쉽지 않은 작품군이기도 하다. 

다만, 2018년 개봉했던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제로의 집행인'은 예외적으로 흥행 수입을 단번에 격상시킨 타이틀이다. 그전까지 코난 극장판들의 흥행수입은 약 60억 엔 정도의 규모였으나, '제로의 집행인'은 최종 90억 엔 이상의 흥행을 거두며, 기존의 흥행수입을 크게 웃도는 결과를 거두게 된다. 

이 배경에는 20대~30대 여성 팬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아무로를 (흥행수입)100억(엔)의 남자"로 만들기 운동이 있었다. 

아무로 토오루(한국명 안기준 / 이하 아무로)는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제로의 집행인'은 아무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코난의 스핀오프 작품. 작중 아무로의 활약은 많은 여성들을 그의 팬으로 만들었다. 해당 작품으로 인해 아무로의 여자, 집행당했다 등의 파생 유행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명탐정 코난 최근 주요 시리즈의 흥행 성적 그래프를 보면 특이점을 맞이한 흥행 수입은 물론이지만, 개봉 후 10 이후에도 그 인기가 지속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평균적인 영화 상영 기간이 4주~6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장기 흥행이 얼마나 예외적인 현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제로의 집행인'과 그전 두 작품과의 비교

원래부터 아무로는 비주얼이나 설정 등을 바탕으로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장기 흥행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SNS에서의 팬들의 적극적인 활동이었다. 단순히 영화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아무로 토오루를 100억의 남자로 만드는 모임" 등 관련 해시태그를 사용해서 적극적으로 포교 및 관람을 권장하며, 이와 함께 흥행수입도 착실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에 힘을 받은 팬들은 더욱더 관람을 독려한다. SNS에서의 화제성은 기존 팬 외에 새로운 팬 층을 끌어들이며 그 몸집을 불려 나갔다. 아동 및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20~30대 여성이라는 명확한 타깃층을 확대를 가져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 국내만을 봤을 때 제로의 집행인은 최종 흥행수입 91.8억 엔으로 마무리되었지만, 팬들의 온라인 집단행동이 실시간으로 오프라인까지 이어진 흥미로운 사례로 기록된다. 이는 이후의 '신 에반게리온',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등 오타쿠 층의 영화 관람 방식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여담이지만, 코난이라는 작품 안에서 이러한 무브먼트는 계속되어 마침내 2023년 개봉한 극장판 '흑철의 어영'이 흥행수입 100억 엔을 달성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영화 산업의 불황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듯, 일본도 어떻게든 극장으로 손님을 모으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중 응원 상영과 복수 관람은 대표적인 방안책 중 하나로, 이를 촉진시키기 위해 회차별로 다른 특전을 준비하거나 영상에 일부 차이를 두는 등 팬들을 극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다만 약 한 달 정도면 다른 작품으로 바뀌는 일본의 스크린에서도 애니메이션 등 오타쿠 대상 작품은 수개월에 걸쳐 상영되는 케이스를 많이 볼 수 있다. 직접적인 보상은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서기에는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결국 콘텐츠를 만들거나 제공하는 측에서는 팬, 오타쿠를 자극하는 심리적인 보상을 포함한 설계가 필요하다.



오타쿠 친화적인 일례로 국내에서의 'SLAM DUNK THE FIRST'의 사례를 들어본다. 우리나라에서 슬램덩크는 30대 40대 팬 층의 입소문을 통해 10대 20대 사이까지 인기가 퍼져나갔다. 1월 4일 개봉 이후 3달 이상 매주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했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붐이 다소 시들해졌던 8월 3일의 상영이다. 작 중에서 실제 경기가 치러진 날, 똑같은 시간에 상영된 이 이벤트 회차는 특전 티켓도 마치 실제 경기 티켓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가뜩이나 상징성 강한 날짜에, 덕심을 자극하는 특전은 피 터지는 티켓팅으로 이어졌다. 당연히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개봉 후 반년 이상이 지난 작품이라는 점을 무색하게 했다.


소문난 잔치집에는 사람이 모이는 법이다.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듯, 공통된 목적을 가진 팬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곳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연결은 이러한 에너지를 쉽게 눈에 보이게끔 한다. 이는 잔치의 순간을 통해 즐거운 감정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도록 한다.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 분야에서도 종종 들어볼 수 있는 밴드웨건 효과이다.


팬들에게는 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강한 심리적 보상으로 작용한다. 그 보상이 최애에 대한 사랑이건, 어린 시절의 향수건,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나 소속감이건 말이다.

물론 마케팅 관점에서의 설계 이전에, 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절대적인 전제조건은 좋은 콘텐츠 그 자체일 것이다. 



출전 및 참고자료

https://www.itmedia.co.jp/lifestyle/articles/1605/01/news006.html

https://brunch.co.kr/@yoritify/3

http://starishtours.utapri-movie.com/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97416470Y6A210C1000000/

https://spice.eplus.jp/articles/315569

https://www.boxofficemojo.com/

https://www.conan-movie.jp/news26/1684399923.html

https://www.instagram.com/slamdunk_movie_kr/

https://www.videor.co.jp/press/images/press21012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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