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Qatar Airways Rejoining process A-Z
작년에 최종 합격 후, 조이닝을 하고 트레이닝이 끝날 때 즈음 코로나로 인해 거의 무기한 지연에 대기를 하며 도하에서 지냈다.
그렇게 네 달 후, 한 번도 비행을 해 보지 못한 채 정리해고로 갑자기 한국으로 보내졌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바쁜 서울에서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가 나에겐 휴식과 회복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하고 싶었던 일들인 요가와 글쓰기를 하며 지냈다.
그렇게 일 년 후
일 년 만에 온 리조이닝 소식 그리고 놓친 지원
친구와 밖에서 약속이 있어 만나고 있는데 잠잠하던 카타르항공 9월 합격자 단톡에서 리조이닝 공고가 떴다는 소식을 읽었다. 친구와 아직 밖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이라 조금 일찍 헤어지고 집에 들어가 노트북으로 다시 확인해 보고 지원해야지 했는데 집에 돌아가니 그 몇 시간 만에 공고가 사라졌다.. omg
하.. 왜 친구를 만났지, 왜 바로 헤어지고 가서 지원을 안 했지 처음에 후회가 몰려왔다가도 운명이 아니었나 보다, 아마 난 다시 가지 않아도 괜찮나 보다 하며 기회를 놓친 나를 다독이며 내려놓았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하니
다시 뜬 리조이닝 공고
같은 배치였던 친한 한국인 언니한테서 새벽부터 카톡이 와있었다. 물론 카타르항공 단톡에서도 난리가 나있었다.
“리지!! 빨리 일어나! 리조이닝 공고가 다시 떴어. 어서 지원해!!”
오 마이 갓.. 리조이닝마저도 내려놓았었고 기회가 한 번 왔을 때 놓쳤던 것도 아쉽긴 했지만 내려놓았었는데 이렇게 또 기회가 오다니! 고민도 잠시 일단 지원해야지!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렇게 리조이닝을 지원해 놓았었다.
두 달 후, 8월 8일
카타르항공에서 전화가 오다.
난 서울의 친구네 집에서 위스키를 한잔하고 있었는데, 요 며칠 이머전시 컨택으로 전화가 돌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런데 엄마에게 모르는 국제전화가 세 번 왔다고 연락이 왔고 그건 바로 카타르항공이었다!
엄마는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인 줄 알고 의심스러운 국제전화이기에 내가 이 전에 카타르에서 전화 올 수도 있다고 얘기했던 것도 잊은 채 안 받은 것이다..
엄마는 바로 다시 카타르에 전화해 자신은 나의 엄마이고 딸의 번호를 알려주겠다며 "제로 원 제로 ~~~ " 또박또박 최대한의 영어실력을 끌어올려 알아들을 수 없지만 내 번호만은 전달을 잘해주셨다.
이 시기 많은 어머님들이 "마이 도우터 윌 콜 백 투 유"를 한국어로 종이에 써넣고 다니며 외우고 다녔다는 말들을 들으며 마음이 울컥했다.
그리고 바로 몇 분 후
카타르 국제 번호로 나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에게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있었는데 못 받아서 나에게 연결을 못 할까 걱정됐다며 난 말했지만 전화로 아주 따뜻하게 괜찮다며 그동안 잘 지냈냐며 드디어 일 년 만에 연락을 준다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 몇몇 질문을 했다.
-지금 현재 일을 하고 있는지
-필요한 노티스 기간
-백신을 맞았는지, 안 맞았으면 언제 맞을 것이고 카타르에서 맞을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내일모레 도하 시간으로 비디로 콜을 잡아줬다.
비디오 콜 링크를 보내준다며 내 이메일을 알파벳 하나하나 두 번 확인을 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이틀 후
웨벡스 비디오 콜
드디어 비디오 콜 날이었다. 링크 이메일은 전날 받았다.
가상 로비에서 대기하다 나의 시간이 되어 들어가 비디오 인터뷰를 하였다. 두 명의 인터뷰어가 있었고 한 명은 질문 한 명은 옆에서 노트북으로 기록을 했다. 두 분 다 계속 웃으며 딱딱하지 않은 일상적인 얘기들을 하며 편하게 진행되었다.
질문들은 전화 왔을 때랑 비슷했다. 전화 외에 추가로 물어봤던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조이닝 할 수 있는 확정된 날짜를 알려달라고 함, 정확히 몇 월 며칠로
-에듀케이션 디플로마 업데이트되었는지
-키, 몸무게 몇인지, 몸에 변화 있는지
-카타르항공에 일하는 가족이나 친인척 있는지
나한테 말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본 친구에게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현재 크루를 asap 하게 오게 하고 싶다고 함
-친구는 earliest 10월이라고 말했는데 더 빨리 조인할 수 있으면 전화해서 알려달라 함
Are you employed?
What's your notice period?
Do you have anything change in image(Grooming standard)?
Are you willing to take vaccine in Qatar?
When will you be vaccinated?
이렇게 비디오 콜 후에 세 달이 지나도, 정한 날짜가 지나도 연락이 없다.
여러 번 보낸 메일에 답도 없었다.
비디오 콜에서 말했던 조이닝 가능한 날짜가 지나고도 비디오 콜로부터 세 달이 넘게 지나도 연락이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번에는 진짜 리조이닝으로 다시 갈 줄 알았지만 나는 브런치에 ‘한 번도 비행해 보지 못한 승무원’이라는 책을 쓰며 더 내려놓았다.
비행을 하지 못하였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이 이미 충분한 비행이었구나 하며.
승무원을 꿈꾸고 8년간 준비를 하며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마침내 승무원이 되었지만 정리해고라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며 느낀 부정적인 감정들 마저도 다 마주하며 눈물을 흘리며 글을 썼다.
그렇게 브런치 북을 완성하였고 10월 24일 발간하였다. 발간을 하고 더 완전히 내려놓고 편안해졌다.
불안하게 기다리던 연락이 오지 않아도 지금, 여기서 충만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flyinglife
책을 발간한 다음 날 저녁 10월 25일, 카타르에서 갑자기 리조이닝 확정 이메일을 받았다.
완전히 내려놓은 후 다가온 기적
감감무소식이던 카타르에서 갑자기 이렇게 다시 진행을 하고 재입사 확정이라니!
그리고 11월 12월 여러 조이닝 날짜들 중 내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날짜를 선택해 답장을 하고, 그 후 몇 주에 걸쳐 첫 조인 때처럼 여러 서류 작업이 필요한 이메일들을 받았다.
회사의 링크부터, 메디컬 서류, e-오퍼 등을 작성해 보냈다.
10월 28일- 여권 사본, 최종학력 증명서, 업데이트 이력서, 개인 정보 및 다른 추가 디테일 폼, 데이터 브리지 폼
11월 1일 - 오퍼 인비테이션
11월 3일- 혈액형 증명서, 황열병 증명서, 백신 증명서, 프리 임플로이먼트 메디컬 폼, 최근 여권 사진, 전신사진
끊임없는 기다림, 걱정 속 내 마음의 평정심 유지하기
확실한 컨퍼메이션이 아직 없고 주변에 심하게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선택한 날짜가 다가오지만 날짜에 대한 리컨퍼메이션이나 비행기 티켓은 아직 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중간에 비자가 익스파이어 됐다는 같은 배치였던 동생의 카톡에도 한번 식겁했었지만 그런 주변의 심한 집착과 걱정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 부분은 우리가 추가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지만 확인을 해 알아봤던 것으로 회사에서 알아서 다 진행을 해주고 원래 expired로 나온 후에 비자가 다시 준비되는 과정이라고 한다.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이다.
주로 비행기 티켓은 삼사일 전쯤 보내준다고 한다.
좀 더 미리 날짜 확정을 받고 비행기 표를 보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걱정도 또 되지만 이너피스를 유지하며 차분히 짐을 싸고 기다려보자.
작년에 처음으로 카타르 출국을 준비할 때
미래에 카타르 혹은 외항사를 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네이버 블로그에 짐 싸는 리스트를 올렸었는데 내가 다시 보면서 또 짐을 싸게 될 줄이야!
카타르로 출국하면 다시 적응하고 트레이닝을 받느라 바빠질 것을 알기에 이 과정을 더 잊기 전에 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기에 지금 남겨본다.
카타르 항공 리조이닝을 진행하면서 내려놓기의 달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정말 불확실한 삶 속에서..
불안함과 걱정이 끊임없이 밀려오지만
흘려보내고 다가오는 설렘과 새로운 기대되는 일들을 상상해 보자.
일어나지 않을 일들의 걱정은 조금 덜 하고
지금 해야 할 일들을 차분히 하며
설레는 미래를 준비해 보자.
할 수 있다!!
I can do it!
You can do it!
We got it. We can fly!
카타르 출국 D- unknown few days left
만약 이번에 정말 비행을 한다면 승무원 합격을 하고도 이 년 만에 그리고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고 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참 재밌는 비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