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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May 27. 2020

한달전화인터뷰#12 청타래

반도체 라인 설비엔지니어

<한달전화인터뷰>는 글쓰기 커뮤니티 <한달>의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전화로 하는 인터뷰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인터뷰이의 글을 읽고 질문을 던집니다.






인터뷰이 소개




이름 : 청타래

하는 일 : 반도체 라인 설비엔지니어

글 쓰는 곳 :  https://brunch.co.kr/@kwangheejan










왜 인터뷰를 하나요?



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왜 인터뷰를 신청하셨어요?


<한달자기발견> 신청한 이유도 저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생각해서였거든요. 저에 대해 알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그리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인터뷰 앞두고 떨리지는 않으셨어요?


신청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했어요. 재미있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항상 발표 같은 상황이 다가오면 떨리고 긴장되거든요. 점점 부담감이 심해지다가 아까 연락받고 '아 오늘이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되게 긴장되네요.










글쓰기에 관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어요?


글쓰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계속했었어요. 첫 직장에 들어가서 제가 실력이 없다는 걸 크게 느끼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을 때 신영준 박사님을 만났어요. 처음 찾아뵀을 때 완벽한 공부법 2번 읽고 독후감을 써서 보내라고 하셨거든요. 그때 한 번 글 쓰고 그 뒤로는 계속 책만 읽었는데 남는 게 없는 거예요. 신박사님이 방송에서 블로그 해보라는 말을 많이 하셔서 네이버 블로그를 했어요. 그다음에 씽큐베이션(체인지그라운드 독서모임)하면서 브런치로 옮기고 서평 쓰다가 지금은 <한달>에 와서 글을 쓰고 있어요.










청타래 님의 글을 읽고



당신은 당신 자신으로 살고 있나요?

나이에 비해 많은 임금과 복지, 그리고 생각보다 덜 보수적인 문화와 좋은 부서원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행복하지 않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의 의미, 나의 흥미, 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나의 가치관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점과 불평이 눈에 보인다.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원문 : https://brunch.co.kr/@kwangheejan/55


일하면서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왜 일의 의미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있는 것도 있고 힘든 것도 있잖아요. 연차가 쌓일수록 힘든 게 더 많이 보이거든요. 그럼에도 계속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있더라고요. 미국 대통령이 나사에 갔을 때 청소하시는 분에게 어떤 일을 하냐고 물어보니까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이 멋있더라고요. 저도 일의 의미를 찾으면 힘들더라도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어떤 문제점과 불평을 가지고 있어요?


설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데 라인이 있는 설비를 유지 관리하고 개선하는 업무에요. 회사 구조상 엔지니어링 업무보다는 서류 작업이나 피피티 작성 같은 엔지니어링 외적인 업무가 더 많아요. 설비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고 부가가치가 적은 업무가 많으니까 일하는 동기가 떨어져요.



설비 일 자체는 좋아하는 거예요?


설비를 만지는 그 순간이랑 설비 관련해서 개선하고 향상시키고, 어떤 문제점이 있을 때 해결하고 이런 건 재미있어요.



다른 업무를 아예 안 하고 싶으신 건가요 조금만 하고 싶으신 건가요?


어느 정도는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너무 그쪽으로 비중이 쏠려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나의 연대기 Part. 2(출생~취업준비)

<초등학생>
여전히 약간 내성적이지만 평범했던 것 같다. 부모님께서 노력을 해주셔서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았다. 초등학교때도 내성적인 성향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원래 타고난 성향이 내성적인 성향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3학년 때 발야구를 하는데 공 바로 앞에 봉이 있어서 그 뒤로 옮기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뭐라고 했다. 그래서 잘 못 찼는데 외향적이고 인기가 많은 친구가 나랑 똑같은 행동을 하려고 할 때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비난을 받거나 다수에게 내 주장을 펼치는 걸 무서워했던 것 같다.

<군인>
사회의 쓴 맛을 보았다. 중대장이 지옥같았다. 막 전입한 소위를 바로 작전진지에 투입시켜 놓고 제대로 못한다고 엄청 갈궜다. 중대장이 부하 폭행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어서 나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괴롭혔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밥과 라면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쭉쭉 빠졌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내가 일이라도 잘 했으면 괜찮은데 내가 봐도 그때 나는 일을 잘 못했다. 참 일머리가 없어서 중대장이 봤을 때 답답한 면이 있었을 것이다. 중대장의 갈굼 덕분인지 억눌림의 해방 덕분인지 대대 참모로 가서는 그래도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들었다. 전역 일주일 전까지 훈련 받으면서 건성으로는 안했으니 그것 만으로도 칭찬 받을 일이지 않을까?

<취업 준비>
대학교 때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하지 않은 후폭풍이 몰려왔다. 자기소개서 항목 중 '강점과 단점'을 묻는 항목은 입사 동기에 이어서 2번째로 어려운 질문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서툴렀던 탓에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멘탈이 부스러지면서 한동안은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게임 하다가 부모님이 퇴근하면 저녁먹고 2시간 동안 공원이나 아파트 주변을 맴돌았다. 1년을 방황한 후 취업 스터디에 들어가서 독하게 준비를 했고 현재 직장 면접을 앞둔 시점에 첫 직장에 합격을 했다.  더이상의 공백이 무서워서 면접을 포기하고 첫 직장에 들어갔다.  그게 잘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

원문 : https://brunch.co.kr/@kwangheejan/57


초등학교 때 자신이 공을 옮길 때는 친구들이 뭐라고 하다가, 외향적이고 인기 많은 친구가 옮겼을 때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어요?


이때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거든요.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쟤는 옮겨도 말 안 하면서 나한테는 뭐라고 하니까 불만이 있었는데 표현은 못 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잊어버렸던 것 같아요. 저는 내성적이었고 그 친구는 친구들하고 잘 놀고 활발하고 반에서 중심이 되는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차이가 아닐까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친구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어요?


아마 학기 초였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 친구들이랑 친해진 상태였으면 장난으로라도 '쟤는 옮겨도 괜찮은데 왜 나한테 뭐라 하냐.'고 했을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제가 더 내성적이고 말을 못 했었거든요. 친해지는데도 오래 걸렸어요. 지금이었으면 장난식으로라도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지금은 성격이 바뀌었나 보네요.


말 안 하면 피해 본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성격이 조금은 바뀐 것 같아요.



군대에서 중대장이 괴롭혔을 때 어떤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전진지가 언덕에 있었거든요. 출입로가 하나밖에 없는데 중대장이 차를 타고 언덕을 올라와요. 차 엔진 소리가 들리면 되게 싫었어요. 그 출입로가 무너져서 중대장이 못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최소한 면대면으로는 안 만나도 되잖아요. 너무 보기 싫었거든요. 1년만 있으면 중대장이 전역을 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만 버티자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뭐 저렇게 욕을 많이 하나 싶을 정도로 욕을 했어요. 그게 너무 싫어서 원래도 욕을 안 하긴 했는데 다른 사람한테 욕 안 하려고 더 의식하면서 살았어요. 혼자 있을 때만 욕해요.



다른 사람에게 중대장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서 힘들다고 말한 적 있어요?


가족한테는 이야기 안 했어요. 제가 첫아들이거든요. 첫아들이 군대 갔는데 중대장이 괴롭힌다, 힘들다 이런 얘기 하면 걱정 많이 하실 것 같고 원래 그런 걸 잘 표현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해요. 군대 동기들끼리 통화하면서 서로의 중대장을 욕하면서 지냈죠. 저랑 비슷한 상황의 동기들도 있었거든요.



말하니까 좀 나았어요?


버팀목 중 하나였죠.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서툴러서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서툴렀어요?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전 여자친구는 2주에 한 번씩 만나서 놀 때 제대로 놀고 싶어 했고 저는 3일에 한 번 정도로 자주 만나고 싶었는데 강력하게 말을 못 했어요. 점점 서운함이 쌓였는데 말을 안 했거든요. 표현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혼자 꽁하고 있다 보니 베베 꼬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싸우기 시작하고 그 싸움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안 맞는 것들이 보여서 헤어졌던 것 같아요. 같이 조율이라도 해봤으면 나았을 텐데. 친구들한테는 이야기 잘하는데 여자친구다 보니까 맞춰주고 잘해줘야 할 것 같았거든요. 내가 조금 희생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길게 만나려면 같이 맞춰 가면서 만나야 하는데 한쪽이 참았던 거죠. 맞춰가는 방법이 서툴러서 그게 헤어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서운한 걸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네. 그때 당시에는 이야기 안 했어요. 참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어요. 바보같은 생각이었죠.



다음 연애에서는 이야기하셨어요?


다음에 만난 사람이 아내거든요. 서운한 게 있으면 조심스럽게 얘기했어요. 그때도 막 쉽게 얘기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서로 서운한 점을 얘기하고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니까 안 맞는 게 있어도 잘 조율했어요.









나의 연대기 Part. 2(첫 직장~현재 직장)

<첫 직장>
인생 만족감 점수 중 26살이 1점이다. 최악이라는 뜻인데 정확히는 첫 직장에 있는 1년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있었는데 차라리 군대에 돌아가고 싶었다. 인수인계 없이 사수의 샘플을 내내 만들다가 갑자기 고객사 대응에 나가고 스스로 배우는게 가장 좋다는 핑계로 자신이 아는 것도 다른 부서로 보내서 물어보게 했다. 담배 냄새를 극혐하는 나를 억지로 흡연장에 끌고가서 자기 말 듣게 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은 하루하루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몸이 아프다는 거짓말을 하고 하루 쉬기도 했다.

<현재 직장>
2017년 6월에 현재 다니는 직장으로 옮기고 곧 만 3년이 된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것은 나보다 부모님에게 더 좋은 소식이었다. 입사 축하 화환이 집에 오자 엄마가 너무 좋아했다. 내가 결혼하기 전까지 엄마의 카톡 프로필 사진이 그 화환이었다. 결혼과 더불어서 내 인생이 오로지 나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원문 : https://brunch.co.kr/@kwangheejan/57
입사하고 결혼하기 전까지 엄마의 카톡 프로필 사진


첫 직장에서 현재 직장으로 넘어갈 때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올랐네요. 어떤 부분이 삶의 만족도를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전 회사와 지금 회사가 근무시간이랑 강도 차이가 많이 나요. 이전에는 하루 평균 14시간을 일했었어요. 주말에도 하루 나올 때도 있었고요. 회식 갔다가도 다시 출근해서 테스트하고 그랬거든요. 너무 지쳤었어요. 지금 회사에 와서는 교대 근무를 하니까 8시간이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고 아무리 길어도 9~10시간이거든요. 그 이후에 제 개인 시간이 있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전 회사는 사내문화도 안 좋았었거든요. 계약서상으로는 5시 20분까지 근무시간인데 저녁 먹는 6시 반까지 일하는 게 당연했어요. 6시 반~8시 사이에 가면 오늘 좀 일찍 간다고 생각했고 8시~9시가 보통이었어요. 연차도 제대로 못 썼어요. 부서문화가 비흡연자도 선배랑 같이 나가서 이야기 듣고 푸념이나 뒷담화 들어야 했거든요. 저는 비흡연자니까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회사로 오면서 집도 일찍 가고 사내문화도 금연을 권장하는 분위기예요. 할 일 다 했으면 가라고 해요.

그리고 회사를 옮기는 타이밍에 신영준 박사님을 만났거든요. 회사랑 자기계발을 시작한 기쁨으로 삶의 만족도가 많이 오른 것 같아요.



현재 직장에서 1~3년 차 까지 삶의 만족도가 높다가 올해 낮아진 이유가 있어요?


맨 처음에 말한 일의 의미랑 연관돼요. 신입사원 때는 안 보였던 불필요한 업무나 답답한 면이 보여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일들. 주변에 물어봐도 극복해야 한다는 사람은 없고 시키니까 한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계속해도 되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설비 엔지니어라는 일 자체도 몸 쓰는 업무다 보니까 40살 50살까지 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자꾸 눈이 딴 데로 가요.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는 이유도 그중의 하나에요. 그쪽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면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대기업에 들어가고 부모님이 좋아하실 때 어떤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저도 되게 좋았어요. 부모님이 더 좋아하셨던 이유가 제가 주말에 집에 오면 항상 소파에 누워있거나 게임하거나 축 쳐져 있었거든요. 힘들다고 말은 안 했지만 티가 많이 났을 거예요. 대기업 가면 힘든 회사 생활을 덜 할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아들이 대기업에 다닌다는 사실 자체로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자랑하고 다니셨거든요. 왜 이렇게까지 좋아하시지 싶을 정도였어요.



다음 회사는 대기업을 안 갈 수도 있잖아요. 그때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실망하실 것 같아요?


네. 실망하실 것 같아요. 만약에 지금 회사 나와서 중견 기업이나 스타트업 가면 일단은 말리실 것 같아요. 부모님이 되게 안정적인 삶을 살아오셨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남들이 보기에는 안정적인 직장에 연봉도 잘 나오고 잘릴 일도 적은데 그런 회사를 굳이 나와서 힘든 데를 가냐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대기업이 아닌 회사도 갈 생각이 있으세요?


실력이 되고 성장 가능성이나 여러 가지 미래 가치가 괜찮으면 이직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제가 실력이 없기 때문에 실력부터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행복한 인생을 위한 3가지의 기반

2. 나와 함께 걸어갈래요?

 2018년 11월에 옆 부서 형에게서 지금 아내를 소개받았다. 160cm 초반 정도 되는 키에 갈색 생머리를 하고 짙은 녹색 코트를 입고 오는 첫 모습을 봤을 때 '어? 괜찮다!' 라고 속으로 말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처음 만나자마자 말이 잘 통했다. 언제나 소개팅을 하면 어색한 침묵이 절반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별의별 이야기를 다 했다. 가족의 이야기며 학교 이야기며 회사 이야기며 말이 줄줄줄 나오고 또 아내가 하는 이야기도 즐거웠다. 그 날 아내도 이상하게 말이 잘 나왔다고 한다. 잘 될 운명이란게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3. 건강을 팔아 돈을 벌고 있었다.
설비엔지니어로 일을 하고 있다. 3개 조로 나누어서 24시간 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야간 근무가 너무 힘들다. 밤 10시에 시작해서 아침 6시에 퇴근하는 근무형태인데, 약 일주일동안 이렇게 야간근무를 하고 이틀 쉰 다음 오후 근무로 돌아간다. 오후 2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하는 오후 근무를 일주일간 하면 일반적인 오피스 근무가 된다. 일주일 후에는 다시 야간 근무이다. 즉, 3주마다 한 번씩 야간근무가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 앞서 말했듯이 일, 가족, 건강은 나의 3대 기반이다. 각각의 기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들이 있다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경험과 두 가지의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찾고 있었다면 데이터 분석이라는 내 적성과 흥미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지 못했다면 함께 하는 행복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정말 큰 일이 일어났을 것 같다. 야간 수당을 위해 내 생명을 더 팔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의 행복한 나는 없었을 것이다.

원문 : https://brunch.co.kr/@kwangheejan/61


왜 소개팅을 하면 어색한 침묵이 절반이었던 것 같아요?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해요?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쑥스러움을 많이 타요. 지금도 그렇고 옛날에는 더 그랬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친한 사람이 아니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상대방이 대화 주제를 던져주면 그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잘해요. 대화가 주고받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주제 던지는 걸 못해요. 머리가 하얗게 된다고 해야 하나. 아무 생각이 안 들어요. 특히 소개팅은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무슨 말을 할지 몰랐던 것 같아요.



이런 일을 거듭하면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말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준비한 주제는 말을 잘해요?


준비한 주제밖에 말을 못 하는 것 같아요. 흐름이 끊길 때 다음 주제가 고갈되면 또 어색하고 말이 없어져요. 고치려고 노력해봤는데 안 고쳐지더라고요. 주제를 무한정 정해갈 수도 없고 준비를 다 해가도 이상하잖아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걸 말해야 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저도 내성적이라 공감돼요.


<한달자기발견>하면서 내성적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어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도 내성적이라 사람들이랑 말하고 접촉하는 게 힘들었다고 쓴 글 읽고 위안이 됐어요.



아내를 만나 깨달은 '함께 하는 행복'은 어떤 것들이 있어요?


그냥 일상 자체요. 같이하는 건 다 좋은 것 같아요. 원래 제가 혼자 있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내향적인 사람이라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아무도 없는 방에 가면 온기가 안 느껴진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저는 자취할 때도 공감 못 했거든요. 아내랑 같이 살다 보니까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서 밥 먹고 티비 보고 이야기하고 이런 일상이 되게 좋아요. 이제 혼자 있을 때는 쓸쓸하고 너무 조용한 느낌이 들어요. 만약 아내 없이 혼자 살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봤는데 갑자기 너무 무섭더라고요. 함께 있을 때가 참 좋구나 생각했어요.



그전에는 왜 함께하는 행복을 몰랐던 것 같아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했어요?


사람들 만나면 에너지를 많이 써서 자연스럽게 혼자 있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집에 있어도 혼자 게임하거나 책 보는 거 좋아했어요. 밖에 나간다고 해도 혼자 카페 가거나 밥 먹는 거 좋아했고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같이 있는 대로 좋긴 한데 시간이 오래되면 혼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내 만나고 같이 살다 보니까 이런 행복이 있구나, 이전의 행복보다는 더 큰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무 시간이 계속 바뀌잖아요. 평일에 퇴근 후 아내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요?


근무 형태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오전 근무할 때는 8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거든요. 집 오면 6시 반 정도 되니까 그 이후에 같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오후 근무나 야간 근무하면 집에 늦게 오거든요. 아내가 자고 있거나 친정에 가 있기도 해요. 이것 때문에 교대 근무가 저한테 맞는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가족이랑 오래 못 있는데 돈 조금 더 버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지금 회사에 와서 4년 차에 삶의 만족도가 많이 떨어졌잖아요.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것 같아요.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평일에 친구들은 잘 안 만나요?


친구들은 거의 못 만나요. 근무지가 천안인데 집은 동탄이라 출퇴근거리가 길어요. 천안에서 회식을 해도 집에 오는 게 문제가 되니까 제대로 못 놀아요. 주말에도 출근하니까 시간 맞추기 쉽지 않더라고요.









내향적인 장교 출신

외향성이 부럽다. 나는 전형적으로 내향적인 인간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아주 친한 소수의 친구를 만나는 게 대부분이다.  활발한 성격이 아니라서 모임에 나가도 말이 거의 없는 편이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 게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회복을 한다.  그래서 취미도 혼자 하는 운동과 게임이었고 지금도 조용한 카페에 가서 책을 보는 걸 즐긴다. 외부 활동을 잘하지 않아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때도 내 일상은 그 전과 99% 동일했다. 카페 가는 것만 빼고는 똑같았다. (중략) 그래서 전역하고 나서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을 했다. 일부러 모임이란 모임은 다 참석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술도 많이 마시면서 활발한 척했다. 성인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봤다. 이렇게 노력해봤지만 성격이란 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었다. 있는 에너지, 없는 에너지 다 쏟아부었지만 결국 와르르 무너지며 다시 내게 맞는 옷으로 돌아왔다. 이런 장점이 있는 나의 내향성을 받아들였지만 그렇다고 내향성이 모두 좋고 외향성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내향적인 성격의 단점은 나를 괴롭힌다. 아직까지도 사람들 앞에 서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손에 땀이 맺힌다.  우렁찬 목소리와 자신감 있는 자세가 부러운 조곤조곤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내향성의 장점 이외에도 많은 장점들이 있다.

원문 : https://brunch.co.kr/@kwangheejan/65


성격을 바꾸려고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힘든 점은 뭐가 있었어요?


주제가 안 떠오르니까 말하는 게 되게 힘들었어요. 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타의적으로 듣게만 되는 거예요. 대화에 끼는 게 아니라 청중인 느낌. 모임에 못 어울리고 자꾸 밀려나는 느낌이 드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다가 그냥 나대로 살자 이러고 포기했었거든요. 끼지 못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외향적인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끼리 이야기를 잘하잖아요. 저 사람은 저렇게 잘하는데 나도 같은 사람인데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대화를 해봐도 조금 있으면 조용히 듣고 있기만 하고 그러다 보니 만남이 꺼려지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힘들었어요.



내 입장에서는 나 빼고 다 말 잘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다들 말 잘하고 재미있게 노는 것 같은데 저만 혼자 있는 것 같고 그렇죠.



너무 공감돼요. 사람들이랑 가게 가면 내가 지금 의자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진짜 공감되네요.(웃음)



듣는 사람이라도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저는 참여하지 않은 거예요. 혼자 붕 떠 있는 느낌.


그쵸. 나는 없어도 상관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 시간에 집에 가서 혼자 있는 게 낫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 사람들한테 어떤 주제로 대화해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오히려 생각을 하면 안 된대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나오잖아요. 의식의 흐름으로 말하라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그런데 또 그러면 흐름이 뚝뚝 끊기고 이 얘기했다 저 얘기했다 하니까 힘들더라고요.



저도 노력 중인데 잘 안 돼요.


잘 안 바뀌더라고요.(웃음)



모임에 있는데 없는 느낌 너무 많이 느껴서.(웃음) 있으나 없다.


저도요.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한 느낌은 어떤가요?


처음에 너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났는데 대화하다 보니까 괜찮아졌어요. 먼저 질문지를 주시니까 제가 좀 생각해보고 적어보기도 하고 주제를 바로바로 꺼내지 않아도 돼서 좋았어요. 생각보다 무서운 건 아니네요. 발표를 앞둔 사람처럼 떨고 있었거든요. 벌써 한 시간이 지났네요. 내 인터뷰는 한 30분 될까 내가 최대로 짧은 거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한달자기발견>했던 걸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글 쓸 때랑 그걸 가지고 다시 말할 때랑 생각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고 그거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저한테는 되게 좋았어요. 인터뷰하길 잘한 것 같아요.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인터뷰 후 느낀 점



1. 내성적인 성격이라 정말 공감하며 대화를 나눴다. 사람들과 말을 못 해서 힘든 거라고 생각했는데 존재감이 없는 게 슬펐던 거구나.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모임이라는 그 세계에서 나는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치려 부딪치고 노력하는데도 바뀌지 않는 데서 오는 무력감. 다음엔 잘할 수 있어 다짐했는데 다음번도 그 다음번도 같은 결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마음을 나도 똑같이 느꼈다. 그냥 나대로 살자는 마음과 그래도 해보자는 마음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요즘은 '그래도 해보자' 모드다. 사람 만나는 게 너무 좋으니까 부딪쳐보고 싶다. 이번엔 왠지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 무엇을 이루더라도 내 인생이 완벽해지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원하는 직업을 갖든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든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언제나 삶에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무엇이 될 지보다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라는 거 아닐까. 지난 <반달쓰기>에서 이런 글을 적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쉽게 웃고 쉽게 즐거워하는 거였나. 마음은 의외로 단순한 행복을 추구했는데 원하지 않는 성취에만 매달렸던 거 아닐까.' 더는 원하지 않는 성취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 나는 많이 이루기보다 그저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워하고 싶을 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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