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화인터뷰>는 글쓰기 커뮤니티 <한달>의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전화로 하는 인터뷰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인터뷰이의 글을 읽고 질문을 던집니다.
인터뷰이 소개
이름 : 태림
하는 일 : 북튜버
글 쓰는 곳 : https://brunch.co.kr/@taerim6581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eW2Bg3t-zB_Ei9Qt5Q97Cg
왜 인터뷰를 하나요?
제 유튜브를 알리고 싶어요. 저를 알리고 싶어요.
왜 인터뷰하고 싶었어요?
저를 알리고 싶어서요. 유튜브나 브런치 등 제가 하고 있는 모든 활동을 알리고 싶어요.
자신의 유튜브를 소개해주세요. 어떤 채널인가요?
'Book만남'이라는 유튜브를 하고 있고 책을 통해서 성장했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어요. 재테크, 자기 계발, 부모 교육, 상담, 심리 등 다양한 책을 다루고 있습니다.
태림 님의 하루 일과(4/14)
애들 밥 먹이고 공부 시킴 → 선택 6기(재능기부 차원의 상담) → 유튜브 촬영 → Book 만남 '가치가자' 분들과 소통 → 애들 씻기고 재움 → 책 읽기 → 유튜브
유튜브를 전업으로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휴직중이에요. 고등학교에서 윤리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었어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서 휴식하면서 유튜브하고 책 쓰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휴직은 언제까지인가요?
원래는 1년인데 계속 휴직하고 싶은 게 저의 희망입니다.
아예 안 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렇게 되면 좋긴 하죠. 우선은 휴직을 조금 더 길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로 돌아가는 시간을 미룰 수 있으면 미루고 싶어요. 아이들이 어려서 아직 육아휴직을 3년 정도는 쓸 수 있어요.
글쓰기에 관하여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어요?
글은 항상 썼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1년에 한 번씩 교지 같은 것을 만드는데 주로 국어 선생님들이 하시거든요. 그때마다 글을 못 모으셔서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자발적으로 글을 써서 드린 적이 많아요. <콘텐츠의 미래>라는 책을 읽고 더 적극적으로 글을 쓰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자기계발서에서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라는 내용이 나와요. 매일 매일 글을 썼었어요. 제 일상 기록도 많이 남기고 글이나 사진으로 계속 저를 드러냈던 것 같아요.
일상이 아닌 다른 글도 많이 쓰세요?
네. 서평을 많이 쓰고 저의 기록을 다 남기려고 노력해요. 다녀왔던 곳이나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세상에 내놓으려고 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왔다 갔다 한 동선을 블로그에 옮기기도 하고요. 제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이 정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 드러내요.
어떤 목표를 두고 글을 쓰지는 않았나요?
2018년부터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쓰게 됐어요. 정확히 어떤 책에서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레버리지>, <부의 추월차선>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나의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아이와 신랑은 저의 영역이 아니니까 가족들은 가리고 저는 다 오픈했던 것 같아요. 블로그에 많은 글을 썼었고 <한달브런치>하면서 그때부터 브런치에도 글을 썼어요.
태림 님의 글을 읽고
나에게 있어 4P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선택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재능 기부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금액을 지불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나는 직장 내 겸직 금지 규정에 의해 수익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지불해야 할 금액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바이럴 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찐 팬이 되어달라고 이야기한다.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직장을 그만두어도 수익이 월급 이상을 받을 수 있을 때, 그때부터 돈을 받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나의 브랜드가 알려지는 것, 나를 거쳐가는 사람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건강한 커뮤니티로 'Book만남'이 자리 잡는 것이다.
원문 : https://brunch.co.kr/@taerim6581/86
직업이 상담사가 아닌데 상담을 하셔서 신기했어요.
저는 교육학과 출신이에요. 상담하고 싶어서 상담사로 갈 것이냐 윤리 교사로 갈 것이냐를 고민하다가 '상담해주는 윤리 교사'라는 꿈을 가졌어요. 선생님이 된 후에 청소년상담사 3급을 취득했어요. 청소년상담사는 국가 자격증이거든요. 필기와 면접을 보고 100시간 연수를 받아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요. 2급은 필기와 면접 다 합격했는데 아이들 때문에 100시간 연수를 못 받고 있었어요. 올해 9월에 연수를 받으면 2급 자격을 가지게 돼요.
2006년부터 교직 생활을 하면서 계속 상담을 했었어요. 윤리를 가르치다 보니 죽음이라던가 자살에 관하여 다루게 되거든요. 그럴 때마다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윤리 선생님 찾아오라고 얘기를 하는데 정말 그 말을 붙잡고 사는 애들이 있더라고요. 찾아오면 상담을 단기로 진행할 때도 있고 장기적으로 할 때도 있어요.
왜 상담 이름이 '선택'인가요?
2018년부터 전체공개로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면서 저의 브랜딩을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하는 상담에 '선택'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우리 삶은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거거든요. 그 선택을 함에 있어 저의 내담자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 사람의 선택을 도와주고 싶으신 거예요?
네. 선택인지도 모르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행복하기 위한 선택, 변화한 삶을 살기 위한 선택. 모든 것이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이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선택에 대한 책임이 무서워서 선택을 회피하거나 미뤄요. 사람들이 기쁘게 선택하고 선택에 따른 책임을 기쁘게 짊어지고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상담을 하고 있어요.
지금 휴직 중이라 학생들을 만나지는 않으실 텐데 어떤 분들을 상담하고 계세요?
주변 지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 창구로 상담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서 메일이 와요. 그분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보고 상담 일정을 잡아요. 지금은 어른들을 상대로 하고 있어요.
휴직을 하게 된 큰 이유도 가르쳤던 제자들이 어른이 되었거든요. 결혼을 준비하거나 출산을 준비하거나 이런 부분에 이야기해주고 싶은 게 많아요. 사실 어른들의 선생님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정신과를 가거나 상담실을 가기에는 그렇고, 주변에 이야기할 만한 사람들이 없잖아요. 이런 필요성을 느끼고 제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고 있어요.
공무원으로 유튜브는 겸직을 신청해서 하고 있습니다. 상담은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 중이며, 한달러 여러분들에게도 기꺼이 저의 재능을 나누어 드릴 수 있어요. 저에게 도움을 받고 가시니까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하시거든요. 유튜브 많이 시청해주시고, 홍보 많이 해주시고, 저의 찐팬이 되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학교를 나와서 지금 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윤리 교사를 못 하게 되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학교 안에서 자유롭지 못함이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윤리 교사가 된 가장 큰 이유가 삶의 목적을 이야기할 수 있고 정규 수업 시간에 인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어서 선택한 거거든요. 저는 자유로운 수업들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학교 안에서 부딪치는 부분이 조금 있었거든요. 지금보다 자유롭게 펼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교육과정 회의를 할 때마다 윤리 교과가 선택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교과목과 상관없이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었어요. 그 고민의 결과가 유튜브나 다른 활동들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정말 행복해요. 십몇 년을 가르치고 있는데 윤리를 가르치는 건 너무 좋아요. 너무 좋지만 이제는 어른들의 선생님이 되고 싶고 조금 다른 인생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나 봐요.
다른 이야기라면 어떤 것들인가요?
결혼을 준비할 때 어떤 배우자를 선택해야 하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가려면 돈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테크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본인 스스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최근에 있던 곳은 학군이 높은 학교였어요. 너무 좋은 학교, 좋은 직업에 매달려있는 아이들을 보니까 '그게 삶의 전부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어른들조차 그런 부분을 고민하지 않으니까 답답한 마음이 들어 휴직을 하게 된 것도 있어요.
Book만남
나는 심리 상담에도 관심이 많아서 청소년 상담사 3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올해 2급 연수를 다녀오면 청소년 상담사 2급 자격증 소지자가 된다. 나는 상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을 즐기고 있으며, 재능기부로 상담을 진행 중이다. 나는 내가 책을 통해 성장하고 있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돕고 싶다.
원문 : https://brunch.co.kr/@taerim6581/84
상담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궁금해요.
자유롭게 해요. 정해진 틀을 지키는 걸 안 좋아하거든요. 상담을 받으러 오시면 여러 가지 선택지를 드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선택하게 하고 진행해요. 사람마다 처해 있는 환경도 다르고 문제도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맞는 개별화된 상담을 해요. MBTI 검사를 할 수도 있고 사진 치료, 그림 치료, 미술 치료를 하기도 하고요. 다양한 형태로 하고 있어요.
상담을 많이 하셨어도 힘든 부분은 있을 것 같아요.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방법을 찾았어요. 제가 이 사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가 찾았던 게 책이에요.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책을 주면서 그 책을 읽고 다시 또 저하고 그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거든요. 저 스스로도 책을 통해 많이 성장했어요. 책 속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 더 자신 있게 상담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몰라도 책에는 답이 있으니까요. 그 책을 찾으면 돼요.
내 나이 55세
MKTV 김미경TV 나의 브랜드 롤모델이다. 그런 그녀를 보면 부럽기만 하고 그 옆의 나는 자꾸 초라해 지기만 한다. 한숨을 푹 푹 쉬면서, 김미경 강사의 프로필과 올해 나이를 계산해 봤다. 올해 55세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그녀의 채널을 살펴보았다. 그래 구독자 104만 명이란 숫자는 단순히 그녀의 유명세 때문에만 따라온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꾸준히 하는 그것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제 마흔이다. 앞으로 15년 후의 나의 모습과 그녀를 비교하자, 나의 브랜드 롤모델이다. 어떠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사람들을 성장시켜주고 있는지 많이 배우자. 김미경 강사 역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딸이자, 사업가이지 않는가. 그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그 삶 속에 다른 사람의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원문 : https://brunch.co.kr/@taerim6581/91
어떤 이유 때문에 '김미경TV'를 브랜드 롤모델로 정하셨어요?
저도 김미경 선생님의 책을 읽고 성장했던 것 같아요. 책 <언니의 독설>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결혼을 생각할 때 돈 많은 남편을 바라지 말고 너를 성장시키라고 말하거든요. 너를 성장시키고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집에 시집을 가라고,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울지라도 그게 너를 더 성장시켜줄 수 있다고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저의 결혼 상대는 저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혼에 대해 고민할 때 김혜남 선생님과 김미경 선생님 책을 많이 읽었어요. 김혜남 선생님의 경우에는 책만 내시거든요. 김미경 선생님 같은 경우는 책을 내면서 유튜브나 카카오스토리 등 정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요. 저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랜딩을 하고 싶어서 김미경TV를 롤모델로 정했어요.
롤모델의 어떤 점이 가장 부러워요?
일단 영향력이죠. 백만 유튜버라는 거 자체가 제일 부럽죠. 어떠한 영상을 찍어 올리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거. 저는 영상을 많이 찍어 올려도 많은 사람이 검색해서 보지는 않거든요. 그런 부분 때문에 유튜브를 계속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있어요. 왜냐하면 너무 많은 시간이 들거든요. 저는 구독자가 1,540명 정도 있는데 그것도 적지 않은 숫자지만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취미로 유튜브를 했었는데 편집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도 아니고 댓글이나 피드백도 많이 없어서 재미없었어요.
저는 피드백이 없는 건 괜찮아요. 제가 영상을 볼 때도 댓글을 많이 남기지 않거든요. 제가 올리는 영상을 보는 분들이 주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에요. 제가 윤리 교사다 보니까 다른 사람이 읽기 힘들어하는 인문학책들을 한 번씩 올렸거든요. <호모데우스>라던지 <무지한 스승>이라던지. 그런 책들은 조회 수가 많이 늘지는 않지만 계속 검색이 돼요. 원래 인문학이라는 자체가 많은 사람이 원하는 책은 아니예요. 그래도 저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조회 수가 조금씩 오르는 걸 보면서 정말 잠이 오는 영상이지만 누군가는 찾아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한테 영향을 미치고 싶은 이유가 있어요?
2018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거든요. 그때 건강검진에서 조금 안 좋은 부분이 있었어요. 종합병원에 가서 다시 예약하고 한 달 여의 시간을 보냈었거든요. 결과는 괜찮다고 끝이 났는데 한 달 동안 죽음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었어요.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사춘기도 겪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지금의 제 생각을 잘 전달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답이 유튜브였어요. 그때가 유튜브를 열심히 찍게 되었던 계기이기도 해요.
다행히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사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 아이가 삶의 문제를 겪으면서 영상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남기고 있어요.
좁히자.
편집을 내가 직접 해보기 전까지 그리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휴직을 했으니 내 유튜브는 내가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5기부터 Handal 사이드 MYT를 하면서 20일에 10개의 영상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평소에 내가 하던 대로 하지 못했다. 5분에서 10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었다. 5분짜리 영상이지만 그것을 편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종일이었다. 영혼이 피폐해지는 것 같았다. 하루에 하나씩 업로드해야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다.
원문 : https://brunch.co.kr/@taerim6581/96
영상을 촬영하고 올리면서 가장 재미있는 일과 재미없는 일은 무엇인가요?
재미있는 건 영상 촬영하는 거죠. 편집이 제일 힘들어요. 10년 넘게 수업을 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든 신나게 해요. 문제는 편집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1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요.
저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게 정말 어렵거든요. 잘 되시는 분을 보면 신기해요.
그쵸. 아이들이 그런 말을 해요. 선생님은 윤리계의 유재석이라고요.(웃음) 저는 말하다가도 이거랑 이걸 연결 지어서 설명해주면 좋겠다 하면 바로 이야기를 해줘요. 즉흥적인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거를 바로 말로 하는데 기승전은 끊어서 이야기해요. 큰 뼈대는 가지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유튜브 촬영하고 편집할 때는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웃음)
즉흥적인 성향도 관련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계획적인 성향이거든요. 말도 계획하고 해야 해요.
맞아요. 제가 MBTI가 ENFP거든요.
그래, 유치원을 옮기자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교육이었다. 정말 감사하게 우리 아이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적인 아이로 자라도록 이끌어주는 그런 유치원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치원을 옮기고 힘들었다. 하지만 입학할 때 다른 아이의 몸에 손을 대면, 그때는 유치원의 조치에 따르겠습니다. 라는 내용에 서명을 할 때 내가 느꼈던 안도감을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다. 6살인 아이에게 스스로 배변 뒤처리, 젓가락질하기, 스스로 옷 입고 벗기, 우유 스스로 뜯기, 다 먹은 우유 스스로 접기 등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런 것들을 하기 힘들다고 우는 아이를 보고, 시어머님은 언짢아하셨다. "그냥 그 유치원 보내지, 왜 옮겨서 아이를 힘들게 하냐"라고 하지만 엄마가 아이의 몸종이 되는, 교사가 아이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그런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생각하며 묵묵히 속상한 마음을 삭혔다. 그렇게 일 년을 잘 적응해 준 딸, 적응을 도와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하다. 일 년이 지나니 아이는 스스로 하나 씩 해 나갔다. 아주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 주었다. 예민한 성격의 딸이라 잘하고 싶어서 울기도 하고, 마음대로 안된다고 울기도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유치원 교육은 영어를, 한글을, 한자를 알아가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정서적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문 : https://brunch.co.kr/@taerim6581/17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육'을 원하신 이유가 있어요?
삶은 주체성이거든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주체성이에요. 아까 이야기한 선택과도 같은 말인데 내가 행복할지 행복하지 않을지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거거든요. 저는 우리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학교 좋은 직장 그런 것보다도 본인이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할 수 있었으면 해요. 모든 답은 책에 있다고 했잖아요. 그 책을 찾아서 읽으려고 하는 길까지만 가면 되는 거거든요. 그다음부터는 책 속에 답이 있으니까요.
아주 어릴 때부터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네. 아이가 어리다고 해도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거든요. 아이를 키우면서 기저귀를 갈 때도 '네가 똥오줌을 쌌기 때문에 엄마가 지금 바지를 내리고 기저귀를 갈아줄 거야.' 이렇게 다 설명을 해줬거든요. 예방 주사를 맞으러 가도 '이건 예방주사야.' 말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 설명해줘요. 소아과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아이가 이걸 다 알아들으면 어른이게요.'라고 하셨는데 제가 설명하고 주사를 놓으니까 아이가 하나도 울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어요. 그때 선생님이 좀 놀라시더라고요. 저는 아이가 어릴지라도 단어가 뭔지는 모를지라도 말을 통해 엄마하고 교감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키웠거든요.
이전에 다녔던 유치원은 저의 교육관과 달라서 힘들었어요. 보여주기식의 교육이 많았거든요. 유치원을 옮기고 정말 만족해서 둘째도 같은 곳에 보내고 있어요. 첫째는 지금 코로나 때문에 완전한 입학은 못 했는데 초등학교 입학이 크게 걱정되지 않아요.
죽음에 관하여
Q.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A. 결혼을 준비할 때 어떤 배우자를 선택해야 하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우리 모두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야 해요. 실존주의 철학하고도 연결이 되는데 우리의 삶은 끝이 있거든요. 끝이 있다는 걸 인지할 때 현재가 소중한 거거든요. 불멸의 삶을 산다면 현재가 중요하지 않아져요. 모든 사람이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인지는 해 보아야 해요. 그러면 지금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거든요.
저의 죽음은 긍정적인 관점으로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 것 같아요.
저는 결혼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요즘은 주변에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분들의 죽음이 많은데 항상 결론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자.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자.'가 되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 열심히 살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기 때문에 미련 없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내세의 삶도 생각하고 있어서 죽음이 슬프지만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일 죽는다고 해도 미련은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미련은 있죠. 아이들이 어떻게 커가는지 당연히 보고 싶죠. 하지만 아이를 안아줄 때도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진하게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하고, 엄마한테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고 항상 이야기해줘요.
저는 부모님의 죽음이 두렵거든요. 두려운 마음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하잖아요.
그렇죠. 저도 아버지를 저세상으로 보내고 3년의 시간은 걸리더라고요. 그렇게 힘들어하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너무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도 어떻게 보면 문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소중한 사람이 떠났으면 슬퍼야 되는 거고 나쁜 건 아니죠. 당연히 두려운 게 맞아요.
아직 오지 않았는데 두려워서요.
굳이 오지 않은 것을 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버지가 10년 아프시다 돌아가셨는데 그 시간 동안 옆에서 병수발을 들었어요. 저희 언니랑 남동생은 군대도 가고 유학도 가고 이러면서 공백이 있었거든요. 저는 후회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아버지한테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해드렸다는 마음에 아버지를 정말 편하게 보내드렸어요. 저희 언니나 남동생은 후회하거든요. 한이 있어요. 저는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슬픔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아버님이 돌아가시는 것에 대한 슬픔이라면 형제들의 슬픔은 본인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인 것 같아요.
유진 님도 오지 않은 것에 대해 걱정하시기보다는 지금 옆에 있는 부모님에게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하시면 돼요. 정말 사랑하고 정말 소중한 사람이잖아요. 항상 진심으로 대하고 순간순간을 잘 살면 돼요. 그러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당연히 슬프겠지만 제가 얘기했던 저희 언니나 남동생이 느꼈던 그런 한은 없을 거예요.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요.
아빠가 편찮으신 뒤로 많이 불안해요. 하루하루 잘하자는 생각을 하지만 어떤 날은 짜증을 낼 때도 있고 잘 못 해 드릴 때도 있어요.
그렇죠. 저도 그랬어요. 짜증이 나더라도 짜증을 낼 수는 있지만 다음날이 되면 그런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요.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지금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걸 해드리고 그렇게 하면 돼요.
맞아요. 얼마 전에 제가 죽기 전에 뭘 후회할 지 생각했었거든요.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이 있거든요. 그 책을 읽으면 보통 사람들이 죽을 때 이런 걸 후회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렇지 않으려고 그걸 토대로 살아가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엄마아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늘 했어요.(웃음)
잘하셨어요.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는데 앞서가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며
일본 타케오 도서관의 모습입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이런 멋진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인터뷰한 느낌은 어떤가요?
즐거웠어요. 저의 모든 글을 읽고 질문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했어요. 제가 써온 글을 회상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내가 이래서 이런 글을 썼고, 내가 이래서 지금 이런 일들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에 대해 다시 의미부여와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상담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내 직업이 상담사가 아닌데 어떻게 하겠어'라고만 생각했는데 하고 계신 걸 보고 놀랐어요.
할 수 있어요. 상담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영역이긴 해요. 자격증이 상담사를 지켜주는 거거든요. 내가 이런 상담을 했을 때 자격증이 있으면 말의 영향력이 생겨요. 만약 상담을 하고 싶으시다면 자격증을 가지시는 게 본인을 위해서 좋아요. 내가 의도했던 것들이 내담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잖아요. 누구나 상담하실 수 있어요. 공감해줄 수 있고 경청해줄 수 있고 해답은 책에서 찾을 수 있고요. 저는 누구나 상담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태림 님 덕분에 넓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상담하는 윤리 교사'라는 말이 충격적이었어요. 왜 나는 그렇게 생각 못 했을까 하고요. 상담하는 디자이너로도 살 수 있는데. 상담사나 디자이너 이렇게 하나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네. 상담은 모든 삶에서 중요해요. 유진 님도 상담해드릴게요. 줌(화상회의)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만나서 많이 했었는데 시간만 맞추면 서로 줌 켜놓고 상담하면 될 것 같아요. 필요하면 언제든지 오세요. 어떤 선택이 고민되실 때 저한테 메일 주세요.
사고가 되게 유연하신 것 같아요. 상담방식을 정해두지 않은 것도 신기했어요.
저의 장점이에요.(웃음) 내담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거니까요. 제가 모든 걸 정해놓고 한다면 제가 원하는 상담이 되어버리는 거잖아요. 내담자에게 던져주면 내담자 개인만의 상담이 되는 거거든요. 그 선택지를 제가 아니라 내담자에게 준거죠.
어른들의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말 공감됐어요.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랑 얘기하면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인 것 같아요. 생각이 비슷비슷한 느낌이에요.
책을 가지고 함께 토론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독서 모임 이런 것도 참 좋아요. 아마 비슷하게 생각한다고 느낀 건 친구기 때문에 비슷한 걸 거예요.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친구가 된 거고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더 멋지게 성장하실 수 있죠.
제가 오늘 상담을 받은 기분이에요(웃음)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 느낀 점
1. 부모님의 죽음이 두렵다. 아빠가 편찮으신 후로 악몽을 자주 꿨다. 자다가 일어나 방에 가서 아빠가 숨을 쉬는지 확인하곤 했다. 태림 님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오지 않은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잘하면 된다. 며칠 전부터 부모님께 매일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있다. 언제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실행력을 키웠다. 더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까 두렵다. 어떤 날은 짜증을 내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어제 부모님께 짜증을 냈어도 오늘은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잘해드리면 되니까. 항상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잘하자.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하자. 너무 부담 갖지 말자.
2. 나는 왜 상담을 하고 싶었을까.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 위로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가까운 사람에게 내 마음을 말하고 그 사람이 나를 위로해주어도 왜 나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가 이미 위로를 해주었는데 그 말이 위로가 안 된다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사람이 내 말을 안 들어준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일까. 아무도 내게 위로가 되지 않을거라는 불신이 커져갔다. 다른 사람들은 나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더 잘 들어주고 더 잘 위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