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쓰고 운동장을 걸었다. 조금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리는 사람도 있었다. 느슨한 작가 협회 모임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인사만 하고 음소거 후 팟캐스트처럼 들으며
걷기 운동을 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
바닷가 걷기
검정 운동화는 벗어서 가방에 넣는다. 바지를 조금 걷어 올리고 귀리 음료 색 모래를 걸어 들어가 바닷물에 젖어 있는 모래를 밟는다. 추울까? 했는데 11월 초 아직은 괜찮다. 태양이 데워놓은 땅과 바닷물이 춥기보다는 시원했다.
걷다 보니 맨발로 걷는 사람과 마주치게 되고 인사는 하지 않지만 반가웠다. 캠핑의자를 챙겨와 백사장에 두고 커피까지 팔걸이에 꼽아 두고 맨발 걷기를 하는 커플도 보았다. 걸을 때 모래 위로 내 발자국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살피고, 얼마나 움푹 들어가는지도 본다. 작은 유리 조각이나 조개를 밟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 바닷물에 둥실 떠있는 옥수수와 죽은 새끼 복어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40분 정도 걷는다. 걷기 후 바닷가 끝 쪽 파란 부표길 위에 앉아서 명상을 하는 사람 옆에서 발을 털고 양말을 신었다. 일광에 도착해 구입한 도넛을 먹으며 집으로 돌아갈 힘을 챙긴다.
바지에 묻은 모래도 툴툴 털고 다시 걷는다. (접었던 바지 단을 풀지 않으면 모래를 고스란히 집으로 데려갈 수 있으니 주의.) 바다 걷기는 나를 믿어주는 시간이다. 그림책 작업에, 건강에, 반복되는 생활에 흔들릴 때 걷기도 흔들림이구나 발견한다. 흔들리며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