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와 선물, 그리고 서로 다른 시선들
숙소를 운영하다 보면 게스트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체크인은 비대면으로, 문의사항은 메시지로, 체크아웃은 조용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정말 머물렀는지조차 모르게 지나가기도 해요. 그런데 그런 일상적인 흐름 속에서 불쑥, 마음을 울리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어느 날, 2박 3일 예약 손님이 다녀가셨어요. 머무는 동안 별다른 문의도, 불편을 알리는 연락도 전혀 없었기에 그냥 조용히 묵으셨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청소를 하려고 숙소에 들어가 보니, 식탁 위에 작은 카드와 선물이 놓여 있었어요. 순간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카드에는 단정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머무는 동안 정말 편안했어요. 공간 곳곳에 정성이 담겨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물건 하나하나에 마음이 담겨 있어서,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작은 선물은 여행지에서 준비했을 법한 소박한 기념품이었는데, 그보다도 누군가 제 공간을 이렇게 진심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깊이 울렸습니다. 숙소 운영을 하면서 처음으로 받은 손편지였기에, 그 순간의 벅참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그 편지는 지금도 제 서랍 속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또 다른 경험도 있었어요. 3박 4일간 혼자 여행하던 게스트였는데, 머무는 동안 자주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숙소 근처 맛집은 어디인지, 대중교통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숙소에 있는 물건 사용법은 어떤지 등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하나하나 정성껏 답변을 드렸고, 그분도 매번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나름대로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느꼈지요.
그런데 퇴실 후 남겨진 후기를 보았을 때는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불편했다” “기대와 달랐다”는 불만이 길게 적혀 있었거든요. 메시지에서는 감사 인사를 전했던 분이었기에 더 놀랍고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같은 공간이라도 누군가는 감사를 느끼고,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을요. 제 숙소를 찾는 모든 게스트에게 100% 만족을 주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도요. 그 후로는 불만에 너무 오래 마음을 빼앗기기보다는, 제 공간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집중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숙소를 운영하다 보면 정말 별별 게스트가 찾아옵니다. 때론 마음을 흔드는 선물과 편지를 남기고, 때론 당혹스러운 후기를 남기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제가 이 공간에 담는 마음과 정성이겠지요.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는 더 좋은 기억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최소한 불편하지 않게. 그렇게 한 걸음씩 더 배워가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