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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Aug 06. 2020

훈련과 연습

하루를 게을리 하면 내가 안다

메이저리그, KBO 1군에서 뛰기 위해서는 로스터(Roster)에 등록이 돼야 한다. 로스터는 경기 일정에 따라 약간 변경이 있기도 하나 26명에서 30명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메이저리그는 팀당 로스터가 26명이므로 30개 팀 총 780명만이 메이저리그 경기에 뛸 수 있다. KBO는 팀당 로스터가 28명이므로 10개 팀 280명만이 1군 경기에 뛸 수 있다. 한 해에 배출되는 야구선수 규모를 생각하면 로스터에 등록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경쟁이 심하고 대단한 일인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로스터에 들더라도 실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10명이니 여기서 또 경쟁이 있다. 이와 같이 주전 선수로 출전한다는 것은 어떤 프로 스포츠 종목도 마찬가지로 대단한 경쟁을 뚫고 그 자리에 선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기가 있는 날은 대개 오전에 개인 운동을 하고, 점심 식사 이후부터는 운동장에 모여서 팀 훈련을 한다. 매일 경기가 있으니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을 것이다. 훈련은 경기에 출전을 하는 선수든 출전을 하지 않는 선수든 똑 같이 한다. 언제 출전 지시를 받을지 모르니 후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지 모른다. 경기전 훈련은 수비에서의 포구, 공격에서의 타격 등 기본을 점검하고 연습한다. 이는 매일 하는 거지만 선수가 게을리하면 금방 표가 난다. 선수들의 훈련은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잠깐의 휴식을 가진 후에 계속된다. 대표적으로 동계훈련에서 선수가 얼마나 충실히, 열심히 훈련을 소화했느냐는 다음 시즌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팀 훈련이 끝나도 개인 연습을 더해서 자기의 실력을 갈고, 닦는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도 경기에 출전하는 주전 선수라고 할 것이다. 주전 선수는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꼭 훈련을 한다. 그러면 우리는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즉, 업무에 임하기 전에 충분한 훈련과 연습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입사를 하게 되면 로스터에 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로스터에 들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노력을 통해 어렵게 로스터에 들더라도,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하루도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하면 그 선수는 경기에서 성적을 거두기 어렵고, 그러면 주전 선수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입사를 하여 조직에 몸담기 시작하고,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서 준비를 게을리한다면 경기에 앞서서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하는 선수와 같을 것이다.


업무에 임하는 우리는 어떻게 훈련과 연습을 할 것인가? 첫 번째는 그 일과 유사한 과거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완전히 새로운 일은 없다. 대부분은 과거에 이와 비슷한 일이 진행되었던 것이 있다. 비슷하게 진행되었던 일을 보고 어떻게 진행이 됐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 어려움은 어떻게 풀었는지를 보면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즉,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지, 좀 더 창의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할 수 있다. 혁신이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현재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직에서의 일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일을 통해서 선수가 경기에 임하기 전 훈련과 연습을 하듯이 우리도 훈련과 연습을 할 수 있다. 과거의 일이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바탕이 된다.


두 번째는 야구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통해서 평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여건과 환경 변화에 따른 선수 자신의 변화를 추구하듯이, 조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도 일정한 주기로 부족한 부분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고 자신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 내에서 주전 선수로 계속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경험이 쌓이면서 나무의 키가 자라듯이 우리는 성장한다. 하지만, 나무가 자라면 자랄수록 바람을 많이 맞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강한 바람이 불게 되면 나무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뿌리가 깊이 박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큰 나무에 기댈 수 있거나, 메타세쿼이아 같이 서로 뿌리를 얽어서 쓰러지지 않고 서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도 경험이 쌓이면서 키가 컸다고 생각될 때, 웬만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나무가 되듯이 바람에 버티기 위해서는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그것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론을 튼튼히 하는 일이다. 현장 경험을 통해서 쌓은 노하우만을 가지고 나를 성장시켜 나가는 것은 뿌리가 깊이 내리지 못하고, 키만 크는 나무와 같다. 바람이 불면 위험해진다. 일에 대해서 왜 그런지 두 번, 세 번 질문을 받았을 때 답을 못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 이것을 막아주는 것이 이론을 갖추는 일이다.


프로야구에서 선수의 허슬 플레이(Hustle Play)를 봤을 때 '와'하고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그 플레이를 하기 위해 선수가 얼마나 많은 훈련과 연습을 했을지를 우리는 잘 생각하지 못한다. 더욱이 보통 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그 경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연습을 했는지는 떠올리지 못한다. 허슬 플레이가 아니라 보통 플레이가 우리가 일하는 모습에 가깝다. 보통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훈련과 연습이 뒤따랐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훈련과 연습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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