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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때로 Aug 25. 2023

(10) 밖으로

이불 밖으로 나왔다.

얼굴까지 덮고 있던 이불로 몸이 뜨끈뜨끈해졌다. 덕분에

방 안의 공기가 상쾌했다.


“으~ 쯔쯔쯔!” 

기지개를 쭉 펴고 일어났다. 이불 끄트머리를 잡아 네모지게 접었다.

다시 장롱에 넣을 작정이었다.


“고마워요. 엄마.”

나는 장롱에 놓은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다시 문을 닫았다.


방 밖에서는 텔레비전 소리가 들렸다. 삐그덕, 문을 열고 나온 순간 아빠와 눈이 마주쳤다.


“일어났니? 밥 먹어라.”


아빠가 찌개를 가스레인지로 가져가 데우는 동안,

나는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말해? 말아? 말해? 말아? 말해.


“아빠, 나 엄마 꿈 꿨어.”

말했다. 오랜만에 아빠에게 엄마 얘기를 꺼냈다.


아빠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요즘 엄마 얘기 안 했잖아. 그런데.. 나는 너무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 얘기도 하고 싶어."


'아빠, 어떻게 할 거야?'

아빠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쿵쾅쿵쾅 심장이 뛰었다.

아빠는 아무 말 없었다. 대신 성큼성큼 걸어와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날 꼭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맡는 아빠 냄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게 끓고 있었지만,  나는 오랜만에 맡는 아빠냄새가 더 반가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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