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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때로 Aug 25. 2023

(9)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새


어릴 때 봤던 '미운오리새끼' 책.

그 마지막 페이지의 백조처럼 목이 길고 날개가 큰 하얀 새가 있었다.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만큼 반짝반짝 빛났다. 


'백조일까?'


어? 다시 고개를 휙휙 돌려 찾았다. 없었다. 혹시..


"오리야, 너니?"

내 말에 백조가 긴 목을 끄덕였다.

"응. 나야."

"이젠 말도 하네? 어떻게 된 거야?"

"구름이, 네 눈물 먹고 자랐지."

"내 눈물?"


널 이렇게 아름답게 만든 게 내 눈물이었다고?

손을 내밀어 백조의 얼굴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 순간,

이제 충분히 울었으니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이 솟았다.

울어서 다행이다.


"이제 그만 울래. 나 씩씩하게 살 거야."

백조의 눈이 반짝였다. 나의 두 다리가 어느 때보다도 더 단단히 땅을 딛고 서있음을 느꼈다.


"엄마, 이젠 갈게요. 아빠랑 할머니가 걱정하실 것 같아요."

대답 같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제 가자."

나는 백조의 등에 탔다. 그리고 훨훨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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