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글 Feb 02. 2024

고깃값에 등골이 휜다.

재료별 초간단 집밥메뉴 제안 2탄: 소고기

   동물성 단백질이 필수인 성장기 아이들이 있는 집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소고기!

  철분과 단백질 보충을 위해 아기들이 이유식을 먹기 시작할 때부터 소고기를 넣어주는데 우리 아이들은 입이 짧고 빼빼 말라서 집에 소고기를 항시 구비해놓고 약처럼 먹이고 있다. 소고기는 잘 먹어줘서 다행이지만 후각과 미각이 남달리 예민한 첫째 겨울이는 소고기도 아주 조금만 질기거나 냄새가 나면 입에 대지도 않고 냄새 안나고 연한 비싼 고기만 귀신같이 먹어대서 가산을 탕진시키는 등골브레이커 되시겠다.


소고기 구이 


  가장 쉬운 건 단연 소고기 구이. 등심, 채끝, 살치살 등 구이에 적합한 부위를 구이용으로 얇게 잘라놓을 걸 사다 올리브유 발라서 뜨거운 프라이팬에 앞뒤로 치익~칙 굽고 허브솔트 솔솔솔 뿌린 뒤 가위로 착착 자르면 끝! 요리랄 것도 없다. 밥, 소고기에 집에 있는 야채 좀 잘라서 쌈장이랑 주거나 계란국이나 계란찜 정도만 곁들여도 간단하지만 쫌 신경 쓴 듯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국거리


  국거리용 고기는 한 번 국 끓일만큼씩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하나씩 꺼내서 국을 끓인다.  우리 집에서는 소고기 미역국과 소고기뭇국 (콩나물, 고춧가루를 넣으면 경상도식 빨간 소고기뭇국) 이 1, 2위를 다툰다.  


  미역국은 국거리용 소고기를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국간장 한 큰술 넣고 불려놓은 미역을 같이 볶다가 물을 붓고 코인육수 한알 넣고 중간불에 푸욱~ 끓이다가 다진 마늘 한 큰술, 참치액 한 큰술 넣고 끓여주면 끝. 미역국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간을 보고 싱거우면 참치액이나 국간장을 조금 더 넣는다.  


   소고기 뭇국도 비슷하다. 참기름에 소고기 넣고 볶다가 미역 대신 나박하게 썬 무와 국간장 한 큰술을 넣고 볶다가 물 붓고 코인육수 한 알 넣고 끓이다가 다진 마늘 한 큰술, 참치액 한 큰술 넣고 끓인 후, 대파 썰어넣고 마무리. 국간장을 많이 넣으면 국물 색깔이 시꺼메지므로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한다. 여기다 콩나물을 넣고 고춧가루 한 스푼 넣으면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나의 소울푸드 경상도식 빨간 소고기뭇국이 된다.


샤브샤브 


   겨울철에 우리집 냉장고 야채칸에 자주 등장하는 야채가 있으니 바로 알배기배추! 배추된장국, 샤브샤브로도 먹고 그냥 쌈장에 찍어먹어도 아삭하고 고소하니 너무 맛있는 알배추는 겨울이 제철이다.  

  물 1.5리터 정도에 코인육수 2알, 우동간장 (쯔유) 6큰술 넣어서 육수 만들고 뭔가 아쉬울 땐 참치액 1스푼 넣는다. (참치액은 만병통치약) 귀찮으면 시판 샤브샤브용 육수를 사용한다. 알배추, 청경채(없으면 패~쓰!) 잘라서 넣고 집에 있는 아무 버섯 (팽이, 표고, 느타리, 새송이 아무거나)도 한 줌 넣고 (없으면 말고) 국물이 끓으면 샤브샤브용 고기 조금씩 넣어서 먹는다.  아래 사진은 냉장고 파먹기 하느라 칼국수면도 넣고 물만두도 넣고 가래떡도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넣고 끓인 근본없는 샤브샤브지만 맛있으면 장땡 아니겠는가!



  샤브샤브용 고기나 불고기감이 있으면 알배추 된장국에 넣어도 맛있다.  물 1리터에 코인육수 두 알 넣고 알배추 넣고 끓으면 된장 듬뿍 두 큰술, 다진 마늘 조금 넣고 끓이다가 고기넣고 파 썰어넣으면 15분컷 알배추된장국!  밥 말아서 호로록 먹으면 속 편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아침식사로 강력 추천.



마법의 주문! 간설파마후깨참!


  이 외의 모든 소고기 요리에 적용되는 마법의 주문! 간설파마후깨참!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인 간장, 설탕, 파, 마늘, 후추, 깨, 참기름의 줄임말인데 비율은 간장 2: 설탕 1: 파, 마늘 0.5 나머지는 취향껏!

  간장과 설탕 비율이 2대 1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입맛에 맞게 조금씩 가감한다.  소고기는 물론 돼지고기까지 모든 고기양념은 이 공식이면 끝이다.


 1. 소고기소보로


   간설파마후깨참 공식을 적용해서 만드는 요리 중 내가 제일 자주 만드는 건 바로 소고기 소보로.

  일 년에 300일은 우리집 냉장고에 자리잡고 있는 아이템 되시겠다.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 소고기 다짐육 (300g)의 핏물을 뺀 뒤, 청주 또는 매실액 한 큰술 뿌려둔다. 그 다음

파 흰 부분을 잘게 다져준다.  파 진액 때문에 미끌거려서 칼질할 때 조심해야 하는데 파가 매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므로 눈물 나오기 전에 스피디하게 찹찹찹 조사준다 다져준다. 파 다지는 것만 끝나면 8할은 끝난 셈이다.  진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설탕을 줄이고 배나 양파를 조금 갈아서 넣어도 좋음), 다진 파 (나는 야채 안먹는 여름이 파라도 먹이려고 많이 넣음)와 마늘 반 큰술씩, 참기름 1 티스푼, 깨소금 약간, 후추 3~4번 톡톡 뿌려서 양념을 만든다.



  고기에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서 식용유 조금 두른 프라이팬에 고기넣고 센 불에 달달달 수분을 날려가며 볶아주면 완성!  

  이렇게 만들어두면 휘뚜루마뚜루 요긴하게 써먹을 곳이 아주 많다. 밥이랑 섞어서 주먹밥 만들어 아이들 아침으로 먹이고 떡국 고명으로 얹기도 하고 볶음밥, 콩나물밥, 김밥 속재료로도 활용한다.  고추장과 함께 볶아서 약고추장을 만들기도 하고, 밥 위에 계란 스크램블, 오이나물 (브로콜리 데쳐서 다진 것 또는 시금치나물)과 함께 얹어서 삼색소보로덮밥을 만들 수도 있다.

  다짐육에 양념을 넣고 이 상태로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떡갈비도 만들 수 있고 동글동글하게 빚어서 고기완자도 만들 수 있다.  밀가루에 한번 굴리면 굴림만두가 된다. (여름이는 떡국떡을 잘 안먹어서 떡국 끓일 때 떡 대신 굴림만두를 넣어 만둣국을 끓여준다.) 이렇게나 활용도가 좋아서 우리집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게 늘 만들어두는 편이다.


  

두부를 구워서 이 양념에 조리거나, 두부구이 위에 소보로를 얹어먹으면 맛도 있고 식물성 단백질과 단백성 단백질을 같이 섭취할 수 있는 영양만점 반찬이 된다.



2. 불고기, 양념갈비  


  이 마법 양념 하나만 있으면 불고기, 양념갈비, 궁중떡볶이, 찜닭, 잡채 등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불고기감이나 샤브샤브용 고기에 이 양념을 넣고 볶으면 불고기가 된다. 야채나 부재료를 넣지 않고 물기없이 볶아서 밥 위에 얹어 불고기덮밥으로 먹어도 좋고, 고기를 야채와 같이 볶다가 불린 당면과 멸치육수 (뜨거운 물+코인육수)를 넣어 육수불고기로 먹어도 좋다. 양념에 잰 불고기감이나 갈빗살을 한번 먹을만큼씩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반찬거리 없을 때 소중한 비상식량이 된다.  



   고깃값에 등골이 휘지만 고기만 있으면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 많아 메뉴고민과 요리시간을 줄이겠다는 심산으로 오늘도 고기를 사재낀다. 돈으로 시간을 사서 그 시간에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을 또 고기 사는데 쓰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K-워킹맘의 삶. 이게 맞는건가? 모르겠다. 또 밥 할 시간이다. 에효~






이전 02화 지속가능한 집밥을 위한 필수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