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요령들
정말 많은 지원서를 썼고, 정말 많은 공모전에 당선됐다. 낙선도 수 없이 했다. 그 사이 나는 기획안에 익숙해졌고, 피칭이 무섭지 않은 작가가 됐다. 공모전 때문에 새로 쓴 작품들도 생겨났고, 공모전 때문에 인연이 닿은 드라마 감독님도 계시다.
수년간 공모전을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겼다. 별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니 몇 가지를 적어 본다.
공모전 일정을 미리 숙지한다. 공모전 초기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엽서시문학공모 홈페이지. 네이버 카페 기승전결 등 작가에게 필요한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가능한 매일 접속해서 공모 일정을 확인했다. 지금이야 웬만한 공모전 일정을 꿰고 있어서 전처럼 자주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는다. 이렇게 공모전 일정을 미리 확인하지 많으면 집필 계획 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놓치는 공모전도 생기게 된다.
집필이 끝났다면 가능한 빠른 날짜에 접수한다. 이건 다른 작가가 알려준 팁이다. 각종 공모전이나 시험에 잘 붙는 친구가 있어서 비결을 물어봤더니 최대한 빨리 접수를 한다고 했단다. 그만큼 준비됐단 이야기고, 심사위원에게도 눈에 잘 띌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공모전 작품은 심사위원들이 한다. 그들도 사람이다. 수 백 편 혹은 천 편이 넘는 작품을 읽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 아닐까?
나 역시 공모전 마감날까지 붙들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고 가능하면 둘째, 셋째 날 내려고 한다. 그렇게 제출한 작품들이 좋은 성과를 얻어봤다.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벼르고 별러서 수정한 작가들이 대거 포진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이 팁을 적용하면서 수상작 수가 늘기는 했다.
무엇보다 겁내지 말고 참가하는 것이다. 붙으면 좋고, 떨어져도 분명 얻는 것이 있다. 여러 차례 공모전에 참가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다.
올해도 지원사업에 지원했다. 생각보다 지원자 수가 적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그 기회를 손에 쥐는 사람을 드물다. 그러니 쓰고, 지원하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공모전에 일단 참가해보다. 분명 얻는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