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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Jun 19. 2024

후끈 인간 난로가 느낀 캐나다 겨울날씨, 코디 추천

#캐나다이민, #캐나다영주권, #캐나다유학,# 조기유학, #캐나다겨울

후루츠캔디입니다. 오늘은 조금 더 가벼운 이야기를 해보기위해 아이스 헤이즐럿 커피 호로록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처음 우리가 캐나다에 온 때는 20**년 12월 11일.  처음 에드몬튼 공항에서 만나는 겨울은 온세상이 흰 눈 밭이었다는 시각적 자극이였습니다. 가장 깜짝 놀랐던 것은 영하 26도 였는데, 바깥공기가 단 하나도 춥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죠. 속눈썹에만 눈이 소복히 쌓이고, 손발끝이 어딘지모르게 노출되면 춥고 그랬는데 밖에 오랫동안 서 있는 일 자체가 없이,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밖에 나오고, 히터를 튼 차에서 또 히터를 튼 실내공간으로 옮겨다니는 삶을 반복했었기때문에 전혀 추운지를 모르고 그렇게 살았었네요. 밖에서 버스 기다릴때 빼고는, 아, 그리고 콘도 발코니의 문을 자유롭게 여닫을 수 없다(창틀아래 히터 고장원인)는 점 빼고는 추위때문에 겨울이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십여년전만해도 에드먼튼 버스는 나름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하는 편이었습니다. 출퇴근시간에는 20분 정도 간격이었고, 중간 붐비는 시간은 30분 간격, 그리고 낮시간에는 1시간에 1번정도 그렇게 버스 배차간격이 정해져있고, 큰 일이 없는 한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편이니 구글 버스 안내 시간표를 확인하며 버스타시면 알버타대학이나 맥기원 네이트 다니는 학생들은 등학교때 요긴하시겠습니다.


의외의 복병은, 건조와 해의 길이였습니다. 날씨가 지나치게 건조해 아무짓도 안하고 손잡고 잠만 잤는데도 자고 일어나면 기도는 물론 식도까지 내장까지 바짝 말라있었고, 눈도 뻑뻑하고, 손등은 거북이 등짝같이 겨우내 거칠거칠했어요. 왠만한 핸드크림이 소용도 없어서 거칠어진 상태로 버티자 포기하다가 기회가 닿아 타주로 옮기고 난 후에는 없어졌어요.


 에드먼튼 근처 스토니플레인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반가운언니가 알려주셨는데, 자신도 에드먼튼의 건조증때문에 한참 고생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크림, 로션 없이도 피부가 보들보들 적응완료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직접 만져본 언니의 보드라운 손등은 정말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서 맞게 트랜스포머되려면 10여년을 필요로 함을 제게 똑똑히 알려주었던 것것같아요. 한국 캐나다 합쳐서 만져본 여자 손등중에서 가장 보드라운 손등 이었 습니다.  *_*그래서 그 만큼이 지난 지금 제가 이 글을 쓰게 되는 초석이 되었던 것 같구요.그러니, 에드먼튼에서의 첫 겨울이고 몸이 적응하기 전이어서였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사스카쳐원이나 매니토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건조함을 갖고 있다는 알버타이지만, 비씨와 알버타경계의 산맥이 원인입니다. 비씨 동부에 물을 모두 뿌리고 타고 올라오는 바람때문에 비씨는 겨우내내 비가 많고 흐리며, 반대로 알버타는 눈이 많고, 한국사람기준에서는 아주아주아주아주 건조합니다. 눈 자체가 질감이 달라요. 수분을 머금지 않은 보스러운 텍스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여름해는 정말 밤 10시가 되어야 떨어지나? 정확히 한국에서 6시 7시쯤되었을때의 바깥 해에 의한 밝기가 밤에도 연출되어 여름에는 잠을 자기가 힘듭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오후4시가 되면 어둑해집니다. 비타민d를 잘 드셔야 기나긴 겨울에 의한 우울감을 겨우 극복하실 수 있으실거에요. d를 드실때는 오메가3같이 드시길 권장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막 추위가 오는 10월 11월 그래 많이 양보해서 12월까지는 괜찮던데, 2월 3월되면 정말 땅굴파는 우울이 찾아오더라구요. 이것도 한국에서 또는 타주에서 막 오셨을 때는 느끼지 못하실테고, 약 3-5년이상 지나면 서서히 무슨말인지 이해가 갑니다.



동부쪽으로 옮기니 사정이 반대더군요. 이곳은 한국의 추위와 거의 비슷합니다. 여러분, 한국은 겨울이 길고 추운나라에 속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이미 아랍이나 아프리카 사람들과 다르게 이미 모국에서 추위를 어느정도 배워서 옵니다. 온타리오나 퀘백의 추위는 한국의 수분 짙은 추위와 비슷합니다. 토론토나 오타와 그리고 몬트리올의 추위는 한국추위처럼 칼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습니다. 저의 경우에요. 살만했던건 해의 길이 였습니다. 겨울에든 여름에든 한국에서 잘때자고 일어날때 일어날 수있어서 겨울철 우울감이 덜 했던 것 같네요.또 하나 변수가 될 것은, 한참 올망톨망한 취학전의 아이들을 키울 때라, 공원으로 호숫가로 다운타운으로 유모차밀면서 하루종일 빨빨대며 돌아녔었거든요. 집에 있어야 장난감정리밖에 더하나요? 큭. 그래서 아이들하고 꽃도보고 물도보고 사람구경도 하고 박물관, 미술관 여한없이 다니느라 집에 오면 어잤으니까 밖에서 받은 에너지가 그곳에서 겨울을 살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산 위니펙은  그 곳의 위도와 경도만큼이나 동서부의 딱 중간입니다.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한 해의 길이 입니다. 위니펙의 날씨가 가장 맘에 든 점은, 여름철에든 겨울철에든 여기는 산맥이 없어서 바람이 휙휙불어 오늘 춥다가 내일은 따뜻해지고 날씨변화가 급격하다는 것입니다. 추위가 징그럽다, 느낀지 3일되었는데, 갑자기 영상 10도가 되어있고요 다음날, 여름철에도 체감온도 40도만큼 후끈쪄서 싫다싫어 하는데  땀에 젖은지 2일만에 다음날에는 20도 초반이 되어있고요. 우울하기가 쉽지 않은 날씨라 의외의 꿀이었습니다. 햇빛의 길이도 여름이든 겨울이든 무난했습니다. 매일이 변화 무쌍하니, 적어도, 날씨가 생활변수라는 생각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게 만들어준 도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한겨울에도 미니, 한여름에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닐만큼 별로 날씨를 개의치 않았던 사람입니다. 곧죽어도 스타일이 중하지 날씨따위는 내 마음의 열정이 애진작에 녹여버리고도 한참 남았던 사람, 그렇다고 추위를 안탔느냐 더위를 안탔느냐 그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날씨를 원체 고려하지 않고 내 멋대로 입고 벗으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주변에 열정을 전파했던 인간난로였죠. 20대 초반 어릴때이지요.


캐나다에 오니 사람들이 아무도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지 않더라구요. 유독 퀘백쪽에서만 몇몇 보았는데, 프랜치 캐네디언들 다리 정말 예쁘더라구요. 키는 절대로 크지 않은데 다리가 길고 볼륨있었습니다.


퀘백주를 제외한 다른 주에서는 모두 짧은 치마를 입지 않습니다. 가슴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데, 허벅지는 한국보다 엄청 보수적이더라구요. 하이힐도 잘 신지 않아요. 예쁘게 하고 다니는게 인생 낙이었는데, 이제는 부츠컷이라서 어떻게 보면 정장(같은 검정색이나 살색 요가바지), (허리고무줄이 숨겨진)청바지에 티셔츠나 니트 뭐 그런식으로 입고 다닙니다. 나이를 먹음은 트릭의 진화인듯합니다.


 여기도 꾸미고 다니는 사람들은 꾸미고 다닙니다. 한국에서 입고 다니던 옷이나 화장품 입고 밖에 나가면 학교나 직장에서나 묻습니다. 어디에서 샀어?하고.  자본주의같은거 모르는 줄 알았던 캐나다 사람들도 스물 한살때 저를 흠모하던 누군가가 사준 저의 페레가못 리본달린 빨강색 유광 에나멜 지갑 보더니 엄청 부러워하더라구요(남편이 싫어해서 자제하는 편). 다른인종들도 다 알더라구요.


명품도 어렸을 때나 들고 다니면 어깨 뽕 올라가는거지, 이십대 중후반 이후에 돈을 벌고 누구나 살 수 있을 때는 별로 태도 안나서 그런거 신경안쓰고 산 지도 십오년이 넘어가네요. 결혼 전, 막 대학가고 어릴때 가방에 지갑에 선글라스에 옷에 신발에 완벽한 타의에 의해 진탕경험해봐서 별로 물질에 매력도 못느낍니다.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캐나다에서도 적당히 깔끔하고 센스있게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귀하게 취급해줍니다. 트랜치 코트입은 저와 아무 잠바때기 걸치고 츄리닝바지입은 저는 다른 인격체 취급을 받습니다. 캐나다라고 남들도 다 그렇다고 함부로 후리하게 입고 다니시지 말고, 어딜가도 대접받을 수 있도록 옷차림에 적정선 지켜 신경쓰시는 것 추천해드립니다. 새 옷을 사시라는 말씀이 아니라, 한국에서 가져온 옷만 잘 코디해서 입고 다니셔도 충분합니다. 저는 가져온 옷이 다 정장 미니스커트류이며,애 둘낳고 궁댕이와 허벅지 골반이 커져서 갖고 온 수십만원에서 백만원 이백만원짜리 옷을 못입고 썩히기만 하고 있어서 아깝습니다만, 그 중에서 자켓이나 얌전한 스커트, 원피스류는 적당히 골라 수리해 입고다닐 예정입니다.


오타와에서 만난 어떤분이 제게 추천해주시길 저는 옷태가 나서 옷가게를 하면 좋을거라시던데, 그때는 제가 20대 후반이라 50대 아저씨의 말씀이 변태의 느끼한 사탕발림같아 부정하고 살았지만, 이제는 보기좋게 하고 다니는 것이 보는 사람도 기분 좋고, 자기자신에게 득이라는 말씀으로서 이해가 갑니다. 입고 나가는 옷마다 사람들이 자꾸 갖고 싶어하고 어디에서 샀는지 물어보니, 정말 옷가게를 열어볼까 생각도 듭니다.


이거 어디서 본건데? 고급지다.. 생각이 들도록 디자인을 이미 대중에게 무의식에 포지셔닝해놓았으니, 그냥 슬리퍼보다도 에르메스를 닮은 하위브랜드 슬리퍼가 잘 팔리는 캐나다인 것이 한국과 별 차이 없음을 느낍니다. 여기도 사람사는 세상이야...


캐나다에 온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날씨때문에 캐나다에 더이상은 못살겠다 말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날씨는 지난 10여년간 나에게 괴로움을 주었지만, 나.. 벤쿠버로 당장 안가면 한국가버릴거야.. 남편에게 화풀이하던 사건을 기억합니다, 이제부터는 별 위력을 보이지 못하는 변수로서 기각되고 말았습네다. 이젠 기나긴 겨울 끝에 우울증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고, 추위에도 끄덕없는 방법을 익혔으니, 아니 오히려 날씨를 즐기는 제가 되었으니, 후끈한 인간난로인 제가 캐나다 생활 10여년만에 날씨를 이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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