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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야기이다.
큰 아들은 현재 만 14세로 캐나다 학교 9학년에 다니고 있다. 지난 일년 반동안 방과후 1시간 학습으로 4학년에서 9학년까지의 모든 진도를 따라잡고, 요즘 매주보는 퀴즈, 테스트, 그리고 단원별시험에서 매번 100점을 받아와, 고등학교에 가서야 공부의 재미, 주변탐색의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이다.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고등학교에 가서 수학과 과학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과목과 영작에서 탁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새학교 첫학기에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 시름 놓는다.
이 아들이 요즘 장난이 많이 늘었다. 항상 심각하고, 세상무너지는 표정을 하고 다녀 늘 어두워보였는데, 요즘은 눈가에 실실 눈웃음을 흘리고 다니며, 손을 양쪽 저울모양으로 벌리며 이상한말을 하며다니는데, 난 이게 너무 귀찮고 싫다. 내가 장난을 귀찮아하는것을 알고 일부러 괴롭히려 장난을 치나 싶고, 하지말라고 말하면서도 아이의 한층 밝아지고 있는 얼굴 표정을 보며 나도 씨익 웃음이 난다-
아이가 이렇게 된 데에는 몇 번의 계기가 있었다. 먼저, 지난 여름 엘리트체육캠프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8학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를 만났었다. 섬머캠프가 그렇듯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함께 하루종일 활동에참여하는데, 그곳에서 그 친구는 물론 새로운 친구들과 함꼐 운동하며 역동적인 관계를 맺었었다. 학교밖은 뭘 해도 재미있겠지만,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이니 이상한 하이파이브도 하며, 사람들과 함께 놀았던 경험이 앞으로 가게 될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데 큰 변수였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그 때만난 친구가 수학을 참 잘하는 아이였다. 8학년 수학에서 내 아이가 70점대 점수를 받을 때에도 늘 90점 이상을 받아오는 아이였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그 아이와 친해져 수학시간에 한 반 한 자리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내 아이도 9학년에 가기전에 1년반동안 그동안 뒤쳐진 진도를 따라잡아놓았고, 9학년에 들어가서 배우게 될 수업진도를 예습해놓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는 상태에서 둘은 팽팽하게 만났고, 남자아이 특유의 경쟁심때문에 시험이나 수업이 시작되면 최선을 다해 몰입하게 되는내아이의모습을 본다.
초등4부터 9학년까지의 수학진도를 어떻게 1년 반만에 마스터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원하신다면 "수학"링크를 클릭하새요. 수학
친구의 영향이라는것에서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나보다.
세번째는 스케줄 관리에 있었다. 아이 학교 과정을 관리해주는 포털 사이트가 있는데, 그곳에 아침 저녁으로 접속해 아이의 과제와 시험스케줄을 함께 체크해주었다. 내가 학창시절에 부모의 도움없이 알아서 잘 했다고 해서, 혹은 내가 열심히 공부하는 엄마라고 해서 내 아이도 나처럼 자동으로 열심히 하는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일 스케줄을 세우는 근력을 키울 때까지 내가 직접 아이의 스케줄을 세우는 과정에 참여해야했다. 처음에는 이 작업이 귀찮았고, 나도 이 사이트에 익숙하지않아 과제 마감기한을 지나기도했고, 테스트를 대비해가지 못하기도 했지만, 나처럼 내 아이도 근육이 생겨 이제는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세우고 방과후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있게 되었다. 아이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건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할일이고, 그런것까지 일일히 간섭하는건 유난떠는엄마만 하는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또한 편견이며,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성향에 따라 관여도가 조절되어야한다는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3년후면 아이가 대학에 간다. 함께 보내게 될 겨울이 딱 4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