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달팽이

by yuriana

쉬지 않는 내 입이
재잘재잘 거리고

칠순을 앞둔 여자의
목청이
카랑카랑하여도

달팽이가 사는
아빠의 귓속은 고요하다

젊은 사내가
하얀 백발의 노인이 되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느릿한 배밀이 하며
쉬지 않고 기어가
아빠의 귀를 제 집으로 삼았다

아빠..
대답 없는 굽은 등

더 크게 '아빠' 하고

힘껏 고함치니

그제야
돌아보신 아빠는


내 얼굴이 화가 나 있는 거냐고
물어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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