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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Oct 07. 2023

한류의 미래는 몰락입니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 9화]

 한류는 '글로벌 플랫폼'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반면 한국 정치는 굉장히 '폐쇄적'이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확산한 한류와 폐쇄성을 가진 한국 정치는 실시간으로 부딪히고 있다. 한류와 한국 정치의 대립의 결말은 홍콩과 일본의 사례를 보았듯 정치의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치에 의해 한류가 발목 잡혀 내리막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게 내 예상이다. 한국 정치가 한류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차차 이야기해 보기로 하고 폐쇄적인 한국 정치 구조에 대해 먼저 얘기해 보자.


 한국 의회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50대 이상 아저씨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의회의 평균 연령은 54.9세로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우리나라 인구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넘는다. 그러나 국회에 2030 의원은 13명으로 전체 5%가 채 되지 않는다. 또 여성 인구는 어림잡아 인구 절반을 차지하지만 여성 의원은 고작 57명으로 20%도 못 미친다. 장애인 의원은 1명뿐이며, 국회의원의 평균 자산은 23억으로 고소득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 정치는 중국,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결을 같이 한다. 1당 체제인 중국과 60년째 자민당이 독주 중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양당제이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는다. 야당의 존재와 정권이 교체된다는 점에서 차이라면 차이지만 크게 보면 공통분모가 있다.


 한국은 거대 양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약 80년간 한국 정치를 과점 중에 있다. 또 30대의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으로 일컬어지는 386세대가 30년간 장기 집권 중이다. 두 거대 정당과 386세대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과거의 영광을 쫓아 '자유화'와 '민주화'만 울부짖고 있는 점에서 일본 정치와 유사하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높은 부동산 가격과 부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치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접어든다면 한류 또한 침체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세습 정치가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직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모를 가엽게 잃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당시에 많았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공주시 부여군 청양군)의 아버지인 정석모 전 의원은 논산과 공주에서 12·15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유승민 전 의원 (대구 동구)의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은 대구 중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세 형제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류를 향한 정부의 검열의 흔적도 있다. 군사정부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이명박 정부는 반정부적 문화예술인에 대한 사찰과 검열을 실시하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블랙리스트에는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이름을 올렸는데 박찬욱, 봉준호 두 감독은 그중에서도 강성 성향으로 분류됐었다.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감독의 작품이 훗날 아카데미 4관왕(기생충)을 수상했을 때, 그렇게 기쁘고도 씁쓸할 수가 없었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도 계속 운영됐고 총 9,473의 문화계 인사가 적힌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하며 블랙리스트 관련 책임이 있는 유인촌 전 장관을 재임명하면서 검열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지난 과거의 영광만 떠올리는 한국의 두 거대 정당, 그리고 다시 검열의 시대를 예고한 정부는 홍콩과 일본을 예로 봤듯, 한류를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 요소가 될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내홍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 블랙리스트가 재작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의 한류 길들이기는 이미 시작됐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는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이전화 읽기
1화: 프롤로그)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이유
2화: 글로벌 시장을 대하는 카카오의 민낯
3화: 싸이월드와 카카오의 공통점: 글로벌 시장 공략의 부재
4화: 영어는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5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하지 못하는 이유.
6화: 한류는 어떻게 세계를 휩쓸었을까?
7화: 1당 체제가 몰락시킨 홍콩 문화. 
8화: 세습정치로 몰락한 일본 문화.
이전 08화 세습정치로 몰락한 일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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