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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나그네 윤순학 Oct 17. 2021

청년이 살아야 골목이 산다


청년 골목상권 살리기 – 방송의 힘!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마을이 살아야 골목이 산다!’     


전자는 한 경영인이 어려운 현실 앞에 놓인 대한민국 청년들의 분발과 격려를 위한 그의 저서명이고 후자는 비슷한 맥락이지만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한 지자체의 정책 구호이다. 청년들의 취업 환경이 계속 악화되어 요즘 많은 청년들이 음식점 등 소상공인, 자영업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유명 사업가이자 이젠 스타급 방송인으로 종횡무진중인 백종원의 인기 방송프로 ‘골목식당‘이 최근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세간에 큰 관심을 모았다.      


’ 죽어가는 마을을 살려라 – 먹거리 골목 조성 프로젝트‘     


제주도 한림읍 금악마을이 촬영 배경이었는데 이 마을은 양돈농가의 비율이 높은 데다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서 침체를 겪고 있던 곳이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선정팀은 제주 금악마을에서 창업 기회는 물론 인테리어 공사비용, 창업 전문가들의 솔루션을 제공받는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음식점 예비 청년창업자들의 온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몇 주간의 미션 프로젝트를 마친 끝에 돼지강정집, 생면파스타집, 타코전문점, 라면집이 최종 선정되어 곧 오픈 예정이라 하니 ’ 골목식당‘의 후광을 얻은 만큼 이들의 창업 성공과 낙후된 마을이 제대로 살아날지 사뭇 궁금하다. 막강한 지상파 방송의 위력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나을지.   

   

그동안 ’ 골목식당‘에 출연한 가게들은 방송 후 높은 유명세로 매일 줄지어 선 방문객이 급증하고 지역 상권도 덩달아 후끈 달아오르는 등 방송의 힘을 실감하기도 했다반대로 어떤 사례들은 약발은 ‘반짝’ 하니 오래가지 못하고 원래대로 다시 침체되거나 전업폐업하는 사례도 꽤 있어왔다     


방송 후 큰 인기몰이를 한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 ’ 눈꽃마을‘, 대전 중앙시장 ’ 청년 구단‘도 결국 실패를 맛보았다. 코로나 이전부터 이들 청년몰들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니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전국 청년몰 맥 빠진 함성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많은 예산을 지원한 청년몰은 작년 말까지 전국 39곳, 672개 점포인데 이중 285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청년몰 42.4% 휴폐업" , 창업 후 절반 가까이가 실패를 맛본다니 인생 처음 큰 희망을 안고 도전한 청년들의 낙담이 얼마나 컸을까?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와 가족의 상심은 또한 어떻고?      

   

청년 상인들에게 끊임없이 패기와 열정용기와 인내를 요구하지만 우리 자영업 시장의 열악한 환경이 어디 이들에게는 달리 비켜가 줄 리 없지 않은가특히나 코로나 환경에서는 더더욱 말이다일부 매스컴에서 성공 사례가 들여오긴 하지만 사실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국 대부분의 청년몰은 시작부터 주로 엣 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편의시설주차 등 상권 환경이 열악한 약점을 안고 출발한다기성 상인들도 어려운 데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용기만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배워라     


코로나로 지금은 모두 어렵다 이곳도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청년몰하면 2012년 오픈된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곳이 뜨면서 각 지자체가 앞다투어 벤치마킹하며 전국에 수십 곳 이상이 생겨나게 되었다. 당시 전주 한옥마을의 폭발적인 관심과 맞물려 입지적 덕을 본 점도 있지만 정부, 지자체 주도로 조성된 대부분의 여타 청년몰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선 시작부터 자발적이었다. 이곳의 청년몰 기획자들은 지역, 상인, 전통, 트렌드가 공존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 기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배우고 소통하며 연구하고 그들의 약점을 보완해 나갔다. 한정된 고객층이지만 기존 점포들 간의 공동 홍보와 마케팅을 추진하고 협력해 나가면서 고객을 끌어들였다. 다른 청년몰과 달리 평일 오후에도 붐비는 이곳이야말로 진정 노력으로 안착한 청년 상인들이다. 


시장이 살아나니 골목이 뜨고 마을이 발전한다.    


       




골목은 우리가 살렸지만용산 열정도의 아쉬움   


옛 용산 인쇄골목에 있는 일명 열정도는 2014년쯤 2~30대의 청년들이 주축으로 아이디어와 열정도전정신으로 무장하여 쇠퇴한 골목을 당당히 신흥 상권으로 탈바꿈시켰던 화제의 골목이다젊음의 패기답게 열정도 프로젝트라 명명한 데서 비롯된 이 골목은 5~7개의 점포에서 시작현재 50여 점포가 들어서 최고의 절정을 맞고 있지만 이 지역도 역시나 ‘도시 재개발’이란 시대의 흐름과 토지주건설 사업권자들의 기세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주꾸미 맛이 거기서 거지지요!” 

”이 시리신 분 조심하세요. 맥주가 과하게 차갑습니다!”

“감자튀김 포장해가시나요? 제 마음도 같이 담아드릴까요?”. 

“주꾸미 팔아 장가가자!”/ “1인 1닭 실천하자!”

“봄노래를 불러드리면 서비스를 드리지요~~~!”       

  

가게마다 재치 있는 입담과 특유의 문구로 손님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고 가게마다 젊음과 청춘열정이 묻어나는 공통된 문화를 담아 일약 유명세를 떨쳤지만 몇 년후에는 이 골목도 역사 속으로 묻힐 전망이다아무리 이 청년상인들이 새로 지어질 주상복합빌딩에 입주한들 예전의 순수했던 열정과 패기를 유지하기엔 쉽지 않을 터.


골목은 우리가 살렸지만우리도 곧 떠나갑니다~’ 


이 골목이 궁금해서 한번 가본 적 있는 나도 아쉬울 따름이다 


    

발상을 바꾸면청년몰 희망의 메아리     


청년몰에 신중년 경험을 입힌다면~ 말 그대로 청년과 꽃중년이 같이 합심하자는 말이다. 청년들은 대부분 본인들의 취향과 결부되어 퓨전요리나 20~30 MZ세대가 선호하는 아이템을 선택하기 마련인데, 어디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이 젊은 청춘들만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들만 있을 때 그들의 장점이 100% 발휘될까이웃 상점의 아재삼촌이모 같은 인생 베테랑들과 함께 교감할 수 있다면새로운 방법이 생길 여지도 많지 않을까?     


세대를 단정하지 말자공감하는 메뉴와 서비스는 기본이다!


대부분 청년몰의 주인장이 젊은 세대인 만큼 그들의 주 고객 역시 2030까지만 치중한다딱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그러다 보니 천편일률식의 메뉴와 아이템 일색이다솔직히 기상천외의 메뉴가 필요하진 않다예컨대용산 열정도 청년들의 고집과 음식 맛위트서비스가 있으면 된다


변치 않는 초심을 지킨다면아재들이 주로 술안주로 즐기던 용산 열정도의 ‘주꾸미’가 신세대 입맛을 사로잡은 케이스가 있다     


숨은 스토리를 찾아보자~


요즘 시대 웬만한 음식의 레시피는 대부분 공개된 상황이다누구나 뚝딱 음식 한두어 가지는 쉽게 만들 수 있다그런 고로 차별화에는 절대적으로 남다른 감성기술이 필요하다유명 요리가셰프의 레시피 또한 이미 공개된 상황성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어린 시절, 추억을 다 뒤져서라도 감성의 실타래를 찾아보자. 성공한 곳엔 언제나 무언가 작지만 위대한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  황홀한 골목을 위..여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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