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노하우
정부지원사업 신청서 작성 방법
최근 창업자 두 분으로부터 정부지원사업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좋은 사업을 하시지만, 가져오신 신청서로는 평가위원이 읽어보기 조차 어려워보였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경우가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정부지원사업(R&D 포함) 평가 절차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공고
② 신청(한글문서) → 서면평가
③ 실사(안 하는 경우가 더 많음)
④ 대면평가(파워포인트)
⑤ 선정결과 발표
⑥ 사업계획서 및 예산 조정(R&D 사업)
대면평가에 대한 것은 다음에 사업계획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세히 보고, 이번에는 한글문서 신청에 한정하겠습니다.
무엇을 평가하는가?
사업 신청서를 낼 때 공고문을 꼼꼼하게 읽어봐야 합니다. 사업의 취지를 파악하면 어떻게 신청서를 써야할지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정부지원사업에서 평가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업 아이템 및 그 효과
- 사업아이템의 차별성 : 기존의 것과 무엇이 나은지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최초라 비교대상이 없다는 내용 보다는 적어도 유사한 제품이라도 비교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사업성과 : 정부지원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의 성과는 그 사업의 성과는 사업성(매출, 수출), 고용창출 등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사후관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항목입니다. 이 수치 추정이지만,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해야 하며, 높은 수치일수록 좋습니다.
② 수행능력
- 과거 업무실적, 인력구성 등을 통해 수행능력을 평가합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실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과제라도 수행할 수 없다고 평가되면 사업에선정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써야하는가?
비전문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체계적으로 써야합니다. 평가위원은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① 지원자가 하고싶은 말이 아니라 평가자가 듣고싶은 말을 써야합니다.
평가위원은 평가항목과 채점표를 가지고 평가를 합니다. 지원양식을 보면 작성해야할 내용이 나와있으니 이에 초점을 맞추어 작성해야 합니다.
사업신청서를 보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평가에는 방해만 될 뿐입니다.
② 간단명료하고 쉽게 써야합니다.
간단명료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필요없는 미사여구, 어려운 어휘는 지양해야 합니다.
분량이 많다고 뽑히는 것은 아닌데, 여기저기서 퍼온 내용으로 장수만 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평가자를 피곤하게 하여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짧은 문장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문장은 ‘원인→결과’ ‘행위→효과’ 등과 같이 ‘A를 통해서 B’와 같은 형식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메신저 모이고 개발’ 보다는 ‘기능의 통합과 연계성 강화된 모바일메신저 모이고 개발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안 됩니다.
③ 개요를 짜고, 중요한 내용을 먼저, 체계적으로 써야합니다.
중요한 내용이 먼저 와야 하며 두괄식으로 써야합니다.
평가위원이 첫 문장만 보고도 무엇을 만드는지 감을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친절한 평가위원이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신청서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좋은 예) 사용자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이 연계된 메신저를 만들겠습니다. 기존 메신저는 어떠어떠해서 뭐가 불편한데, 저것을 어쩌고저쩌고.
나쁜 예) 기존 메신저는 어것도 불편하고 저것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사용자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이 연계된 메신저를 만들겠습니다.
글은 개요를 먼저 짜고 체계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보통 작성양식에 보면 다음과 같이 주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
○
-
이는 양식을 통일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체계적으로 작성하라는 뜻도 포함합니다.
□ A : 가장 큰 내용
○ B : A에 대한 세부 설명
- C : B에 대한 세부 설명
이 경우 가장 큰 내용인 A만 모아서 읽어도 글을 읽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또는 A를 이해하기 위해서 B만 읽어도 A를 잘 이해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C 내용을 참고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메신저 모이고 개발’이라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 사용자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이 연계된 메신저 ‘모이고’를 개발하여 이용자 편의성 제고
○ 기존 메신저의 채팅방 중심 구조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선하여 기능의 활용도 제고
- 기존 메신저는 그룹의 공지사항, 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모든 채팅방에 입장하여 확인가능하였으나,
- 모이고에서는 ‘모아보기’ 기능을 통하여 한 눈에 모든 그룹의 공지, 일정 등 확인이 가능
○ UI 개선으로 다양한 기능에 대한 접근성 제고
- 최근 대화상대를 제공하여 원터치로 다른 대화상대로 이동 가능
- 모든 화면에서 메뉴바가 제공되어 원터치로 다른 기능 활용 가능
○ 메신저와 같이 사용하면 편리한 기능들을 통합하고 서로 연계성을 강화하여 이용자 편의성 제고
- 개인메신저, 그룹메신저를 플로팅 버튼으로 분리하여 맞춤형 기능 제공
- 일정 기능을 통하여 그룹 멤버간 일정 공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 일정도 작성 가능
- 채팅 시 중요한 내용을 바로 모이고 메모나 일정에 저장 가능
- 그 외 정산, 앨범 등의 기능도 다른 기능들과 상호 연계성을 강화
④ 그림, 표, 박스를 활용하여 친절하게 작성해야합니다.
위에 정리한 내용이 바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하더라도 말로 이해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림과 표를 활용하여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말로 주저리주저리 나열하는 것 보다 하나의 그림이나 표의 설명력이 훨씬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평가위원의 눈을 쉬게 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페이지에 글만 있는 신청서는 읽기가 힘듭니다. 각 페이지에 그림, 표, 박스를 하나 정도 삽입하면 눈이 편합니다. 평가위원도 사람입니다. 친절하게 써주시면 그만큼 득이 됩니다.
위에서 정리한 글에 그림을 포함해보겠습니다.
□ 사용자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이 연계된 메신저 ‘모이고’를 개발하여 이용자 편의성 제고
○ 기존 메신저의 채팅방 중심 구조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선하여 기능의 활용도 제고
- 기존 메신저는 그룹의 공지사항, 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모든 채팅방에 입장하여 확인가능하였으나,
- 모이고에서는 ‘모아보기’ 기능을 통하여 한 눈에 모든 그룹의 공지, 일정 등 확인이 가능
모이고의 공지사항 및 일정 모아보기○ UI 개선으로 다양한 기능에 대한 접근성 제고
- 최근 대화상대를 제공하여 원터치로 다른 대화상대로 이동 가능
- 모든 화면에서 메뉴바가 제공되어 원터치로 다른 기능 활용 가능
모이고의 기능 접근성○ 메신저와 같이 사용하면 편리한 기능들을 통합하고 서로 연계성을 강화하여 이용자 편의성 제고
- 개인메신저, 그룹메신저를 플로팅 버튼으로 분리하여 맞춤형 기능 제공
- 일정 기능을 통하여 그룹 멤버간 일정 공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 일정도 작성 가능
- 채팅 시 중요한 내용을 바로 모이고 메모나 일정에 저장 가능
- 그 외 정산, 앨범 등의 기능도 다른 기능들과 상호 연계성을 강화
모이고의 기능 연계성을 통한 이용자 편의 제고글만 잘 쓴다고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계획, 수행능력 등 다양한 요인이 이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만, 뛰어난 능력과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음에도 지원사업 신청이 서툴러서 매번 선정되지 못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