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하고 수 없이 많은 기적을 바란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당신의 하루에 내가 얼마큼 존재하나 궁금하여서,
나를 얼마큼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싶어서
속절없이 당신을 보러 향했을 때가 있지
역시나 당신은 그곳에 없었지만
나의 하루에 당신이 가득하다는 이유로
구름보다 살가운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건 당신의 존재였으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사랑을 고작 어떤 마음,
혹은 어떤 치욕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그랬지
어쩌면 당신의 말이 맞았을지도 몰라.
고작 어떤 치욕, 이라는 것 하나로
내가 무엇을 포기했는지 당신은 모르겠지만.
고작 어떤 마음, 하나 때문에
그때를 견뎠다고 말했을 때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당신의 얼굴에서
아마도 나는 얇아져가던 실을 끊어냈을 거라고
믿고, 다짐하고,
영원히 당신을 생각하지 않겠노라 염원하였음을
그럼에도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곳이 여느 지옥과 다름없을지라도
당장에 달려가고야 말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