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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an 04. 2023

기쁨에 슬픔을 섞지 말아야

오노레 드 발자크 / 나귀 가죽

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 <나귀 가죽>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난, 내 기쁨에 슬픔을 섞지 않아요. 내 인생은 두 부분으로 나뉠 거예요. 즐거울 것이 확실한 젊은 시절과 잘 모르지만 내 식대로 모든 것을 감내하게 될 불확실한 노년으로 말이죠.”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난 반대로 살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던,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고 미루어야만 했던 젊은 시절은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열심이었는지? 후회스럽기도 하다.


신경 쓸 일이 적어진 지금은 그때보다 부담과 짐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이 그때보다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행복은 과정에서 누려야 할 무엇이지 결과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늘 결과만 보고 달리면 행복 역시 저만큼 멀리 달아나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기쁨에 슬픔을 섞지 않는다는 말엔 공감한다. 지금 이 순간을 누리면 되지, 앞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를 슬픔을 미리 고민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언젠가 다가올 노년의 시기는 불확실하겠지만 슬프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다짐만 굳게 잡고 있는 한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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