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연주대 가는 하마바위에
검은 바탕에 하얀 줄무늬 나비 한 마리 앉아 있었다
날 따라오라고 손짓하는데
날아라
날아라
저처럼 날아보라고
그러다 절벽을 훌쩍 뛰어보라 한다
고추잠자리들은 떼 지어 내 비상(飛翔)을 환영하고
그래서 훌쩍 뛰어내렸다
아---
아득한 꿈이었다
연주대 오르는 등산로에 호랑나비 한 마리 펄럭이며
나보고 날개 어디 두고 걷느냐 묻는데
내가 나비호랑인지
호랑나비가 난지
아무래도 나는 전생에 호랑이 산군(山君)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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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대 산군(山君)
관악산에 호랑이가 살았을 때
삼성산, 호암산에도 호랑이가 살았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모두 살기 좋았다
지금
호랑이 산군(山君)은 모두 사라지고
장수막걸리에 취한 산꾼들이 나무그늘마다 가득하다
불처럼 터지는 화산(火山)은 그저
연주대 정상 바위 웅덩이에 구름으로 남았다
연주대 불덩어리 바위는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멀지 않아 올, 오고야 말, 와야만 할---
어흐-응 어 흐-응 새 세상을 기다린다
* 조선 초 무학대사가 호암산에 호압사를 창건하였다. 그때는 관악산과 근처 산(삼성산, 호암산)에 호랑이가 많았다. 사자암은 사자의 힘으로, 호압사는 부처의 힘으로 호랑이를 제어하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