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슬플 때나 너무 기쁠 때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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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누구라도 내 말을 쉽사리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글을 썼고
넘치는 기쁨에 누구라도 내 웃음을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을 때 글을 썼다

글을 쓰니
손은 나에게 말해준다
지금 아프지만 나아가고 있다고
뇌는 내 달팽이관에 직접 속삭인다
지금, 아까의 감정과는 아무 상관없이 매우 좋다고
글은 나에게 말해준다
슬프고 기뻤던 모든 순간의 당신을 사랑한다고
글은 나를 위로한다
내가 쓴 글만이 온전히 나를 위로한다

가끔 나는 내가 전에 썼던 글을 보며 눈물짓곤 한다
어릴 적의 내가 힘들 적의 내가 기쁠 적의 내가 어제의 내가 그때의 내가
나에게 다시 되물어온다
지금 나의 삶은 어떠냐고

삶이 어떠냐는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나는 여전히 눈물짓고 있다고만 말한다
그것이 기쁨이 눈물이든 슬픔의 눈물이든
과거의 내가 나를 온전히 글에 담았고
지금의 내가 그 글로 온전한 위로를 받았고
과거의 나를 다시 맨손으로 쓰다듬고
미래의 나를 다시 손끝으로 쓰다듬을 수 있는
오늘임에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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