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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Sep 04. 2023

여자경 지휘자와 국악관현악의
놀라운 '발견'

국악관현악과 첼로, 피아노가 협연하면 이렇구나!

여자경은 너무도 잘 알려진 여성 지휘자이다. 그동안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해온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정통 클래식 음악 연주 활동을 해오던 그녀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역임한데 이어 올해 5월부터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그런 여자경 지휘자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지휘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체 서양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해온 지휘자가 국악관현악을 어떻게 이끌까, 어떤 곡들을 연주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일찌감치 예매를 해놓고 기다리다가 9월 1일 (금) 저녁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찾아갔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 (사진=국립극장)


먼저 이번 연주회에 대한 소개를 잠시 해야 할 듯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새롭게 발견하고 주목한 지휘자의 시선으로 레퍼토리의 색다른 면모를 탐미하는 시리즈’로 내놓은 것이 이번 <디스커버리> 공연들이다. 그러니까 "국악관현악의 ‘곡’에 대한 디스커버리(발견)이자 ‘지휘자’에 대한 발견"(프로그램북에 나오는 송현민 음악평론가의 표현)인 것이다. 과연 국악관현악 연주 지휘를 통해 여자경이라는 지휘자를 새롭게 디스커버리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서양 클래식 연주회만 계속 다녔지 국악관현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으니, 어떤 곡들이 연주되는가가 일단 궁금했다.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프로그램북에 소개된 내용을 살펴보니 이렇다.
 

<프로그램>

-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작곡 이해식)- 전통음악의 기본 요소들을 바탕으로 선보인 우리 창작 음악
- Cello Concerto ‘미소(微笑)’ (작곡 최지혜, 첼로 협연 주연선)- 첼로로 대변되는 '로제타 셔우트 홀' 선교사의 마음
- ‘Knock’ (작곡 김백찬)- 5음 음계 안에서 선보이는 다채로운 어법의 멜로디
-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금희악기점’ (작곡 성찬경, 피아노 협연 오은철)-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경영했던 유일한 악기점
-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 (작곡 최성환, 편곡 이인원·계성원)-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로 선보이는 환상곡

 아, 역시 다 모르는 곡들인데, 주로 새로 만든 곡들인지라 다른 관객들도 모를 것 같았다. 그래도 ‘아리랑 환상곡’은 편곡을 거쳤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곡이라 반가웠다.

(사진=유창선)


(사진=유창선)


연주자들이 입장하고, 악장이 입장하고, 이어서 여자경 지휘자가 입장했다. 단아한듯 하면서도 카리스마가 전해지는 여자경은 곧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인터미션 20분을 포함해서 90분간 계속된 연주회의 소감은, 아~ 국악관현악이 이럴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마치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첼로,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의 협주는 난생 처음 보고 들은 것이었고 정말 매력적이었다. 주연선의 첼로 협연은 한 선교사의 삶을 표현하는 서정미가, 오은철의 피아노 협연은 국악 고유의 흥이 나는 매력이 뿜어졌다. 특히 ‘아리랑 환상곡’은 국악으로도 서양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워낙 인상적인 선율이라서 프로그램북을 다시 살펴봤더니 여자경 지휘자가 쓴 얘기가 나온다.

“제가 서양 오케스트라와도 꽤 자주 연주했던 곡입니다. 많은 다양한 아리랑 음악이 있지만 이 곡이 주는 진한 감동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서양 오케스트라와 연주할 때는 플루트의 솔로로 시작을 하는데요, 당시에 연주할 때는 플루트 연주자에게 대금처럼 혹은 소금처럼 비브라토나 퇴성을 연주해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프 연주자에게도 가야금처럼 소리 내달라 하기도 하였고요. 서양악기를 가지고 국악기처럼 흉내를 내달라고 했던 것을 이번에는 국악기를 가지고 서양악기들의 앙상블을 만드는 쪽으로 접근해 보려 합니다.”

(사진=유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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