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간, 아이를 차에 태우고 학교로 향했다.
길 위에는 등교하는 아이들이 가득하다.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아이가 물었다.
"학교 앞까지는 못 가?"
"응."
차 앞 도로에는 등교하는 아이들을 태운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다들 지각한 자녀를 둔 부모들일 거 아냐."
나는 과장되게 웃었다.
아이가 따라 웃는다.
"여기서 내릴게."
차가 막히자 아이는 가방을 챙겨들고 망설임없이 차문을 연다.
"어? 어, 그래. 잘 다녀와."
나는 당황한 채 인사를 건넨다.
'겁 먹지 마. 너는 할 수 있어.' 같은 멋진 말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가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나는 얼른 차를 돌린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야한다.
그래야 아이에게도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테지.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아이가 아침에 제시간에 등교를 했고, 다음주까지는 적응을 위해 급식 먹고 하교할 생각이다 등등.
선생님의 답장이 왔다.
아이가 노트북을 충전해 달라고 찾아왔더라, 사물함에 교과서를 챙겨넣는데 너무 대견해서 눈물이 났다, 어머니께서 많이 사랑해주셔서 아이가 잘 버틴 것 같다, 어머니도 힘드셨을텐데 정말 고생많으셨다...
나는 울지 않았다.
눈물은 말라버린지 오래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보면서 앞으로 제가 어떻게 교직생활을 해나가야 할지 알 것 같습니다. 늘 죄송하고 늘 감사합니다.
라고 답장을 보냈다.
남편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딸내미, 오늘 제시간에 학교 갔어."
"잘됐네. 나중에 오면 많이 물어봐줘. 딸내미 많이 격려해주자. 저녁에 뭐 먹고 싶은지 물어봐봐."
무뚝뚝한 남편에게도 아이의 입원과 퇴원 그리고 퇴원 이후의 생활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터.
저 말은 '아이가 학교에 가서, 아이가 괜찮아 지는 것 같아서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라는 나름의 표현일 테지.
그래. 아이에게라도 그렇게 마음을 표현해 주면 좋겠다.
적어도 아이에게는.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
나는 오랜만에 여유를 만끽하며 장에 가서 야채를 사고, 옷수선을 맡기고, 샌드위치를 사러 다녀온다.
이 시간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