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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철현 Oct 31. 2020

학습예찬

2016년 1학기 11주차_ ‘스승의 날 성찰’

‘스승의 날’이 끼어있는 주입니다. 매년 이때만 되면 부끄럽고 어색합니다. 학교에 부임한 첫 해 ‘스승의 날’ 기념을 하는데, 60대 은발의 만학도를 포함 저보다 나이 많은 학생들이 ‘스승의 은혜’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불렀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어색하고 송구해서 어쩔 줄 몰랐던 광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름지기 가르치는 선생의 필요충분조건은 학문과 식견이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준과 자격을 갖춘 것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로서가 아니라 말과 행동 또한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희랍의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사는 인간의 영혼을 길러주는 자다”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전율이 느껴지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행동하지 않은 언행불일치의 지식인이 많은 세태에서는 고대 철학자의 말은 깊은 성찰을 하게 합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이메일, 쪽지, 손 편지로 격려의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런 의식을 통해 사제 간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하나, 누렇게 바랜 지식을 참지식인 양하고 가르치는 곡학아세형의 선생은 아닌지 뒤돌아봅니다. 둘, 자신조차 확실하게 그 원리를 터득하지 못한 채 실천하지 못하는 말만 떠벌리는 현학적 지식인은 아닌지 성찰해봅니다. 


프랑스 영화 '제5원소(The Fifth Element)'는 물, 불, 바람, 흙이라는 4가지 요소와 제5 원소가 합쳐 세상을 구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여기서 제5 원소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입니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Tolstoy)도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고 하였습니다. 선생 역시 학생에 대한 사랑이 교육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제가 여러분을 사랑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선생(先生)은 퍼스트 뤼더(First Reader)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읽고 깨닫고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뜻깊은 날을 맞아 제 강의에서 감초처럼 말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미덕을 실천하는 선생이 되겠습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는 신비로움이 있다죠.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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