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병동 간호사를 그만두고 계약직 보험심사간호사가 된 이유
언제나 풍성한 머리숱과 밝은 웃음으로 나를 맞아주는 경희는 3년여간의 병동근무를 마치고 '내 자리에서 일하고', '점심시간 1시간을 채워서 쉬고',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들어올 수 있는' 근무환경을 선택했다. 경희의 말처럼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삶은 더 재밌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방향키만 내 손에 있다면 결국엔 내가 원하는 곳으로 도달하지 않을까? 경희가 10년 뒤, 20년 뒤에 어디로 흘러가있을지 기대가 된다. 어디로 가있든, 경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만을 바란다.
경희의 인터뷰 제목에 '계약직'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경희에게 더 그럴싸한 타이틀을 붙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나도 같은 계약직이며, 세상엔 너무나 많은 서른 살 계약직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계약직이라는 단어를 넣고 싶었다. 경희와 인터뷰를 하며 미래를 예상할 수 없는 불안함에 많이 공감이 됐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