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을 찍기 한 달 전에 내 몸무게는 52kg이었고 체지방률은 20.9%였다. 처음보다 10kg가 빠졌고 체지방률은 11.5%나 빠진 상태였지만 바라던 몸매는 아니었다. 우선 11자 복근이 보이지 않았고 힙딥(엉덩이뼈 아래가 들어가 생기는 옆선의 굴곡으로, 체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었다. 한 달 전에는 어느 정도 태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조바심이 생겼다. 그래서 피티를 받은 날에도 집에서 또 운동했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주일째 몸무게가 변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 몸살까지 덮쳤다.
이대로면 보정 범벅이 된 사진을 받을 게 분명했다. 7개월의 노력이 겨우 그런 거라니 끔찍했다. 식욕을 누르기 위해 양치하고, 물을 마시고, 잠을 잤고,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고 잡아당기며 멋지게 찍힐 내 모습을 그려왔는데, 그 멋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베개를 적셨다.
‘난 헛짓을 하는 건가? 차라리 그 시간에 글을 썼다면 좋았을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내 모든 노력이 허투루 느껴지진 않았다. 나는 운동을 하며 참을성을 길렀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모든 것들은 사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면 뭐든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보이는 곳마다 붙여서 되뇌었다. 그러니까 걱정하던 것들이 작아지고 잠이 오기 시작했다. 몸도 금방 회복되어서 다시 운동할 힘이 생겼다. 그렇지만 공복 체중은 재지 않았다. 몸무게를 보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몸이 다 낫고 헬스장에 갔을 때 그때 쟀다. 그리고 정말 놀랐다. 몸무게가 갑자기 2kg나 빠졌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몸이 휴식을 원했던 것 같다고 하셨다. 몸의 변화는 휴식에서 온다는 사실을 이때 깨달았다.
내가 만약 아팠을 때 낙담하여 폭식했다면 살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날들과 달리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니까 좋은 일이 생겼다. 이번 일은 단순히 생각을 달리해서 얻은 결과는 아닌 것 같다. 식단과 운동, 수면 시간을 지키며 나를 돌보는 일들이 쌓이고 쌓여 나를 북돋을 수 있던 것 같다. 순간이 하루가, 이틀이, 일주일이 되어 평생을 좌우하는 태도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이 습관을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나를 돌보는 일을 끝까지 놓치지 않을 것이며 결과보단 과정을 중시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