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으며 결과 너머를 보았다

by 유나

바디프로필을 찍기 한 달 전에 내 몸무게는 52kg이었고 체지방률은 20.9%였다. 처음보다 10kg가 빠졌고 체지방률은 11.5%나 빠진 상태였지만 바라던 몸매는 아니었다. 우선 11자 복근이 보이지 않았고 힙딥(엉덩이뼈 아래가 들어가 생기는 옆선의 굴곡으로, 체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었다. 한 달 전에는 어느 정도 태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조바심이 생겼다. 그래서 피티를 받은 날에도 집에서 또 운동했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주일째 몸무게가 변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 몸살까지 덮쳤다.

An illustration of a woman in her early 30s, lying in bed, looking unwell She has long, wavy brown hair and is wearing a comfortable light blue pajama set The room is softly lit with warm light coming from a bedside.jpg

이대로면 보정 범벅이 된 사진을 받을 게 분명했다. 7개월의 노력이 겨우 그런 거라니 끔찍했다. 식욕을 누르기 위해 양치하고, 물을 마시고, 잠을 잤고,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고 잡아당기며 멋지게 찍힐 내 모습을 그려왔는데, 그 멋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베개를 적셨다.

‘난 헛짓을 하는 건가? 차라리 그 시간에 글을 썼다면 좋았을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내 모든 노력이 허투루 느껴지진 않았다. 나는 운동을 하며 참을성을 길렀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모든 것들은 사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면 뭐든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보이는 곳마다 붙여서 되뇌었다. 그러니까 걱정하던 것들이 작아지고 잠이 오기 시작했다. 몸도 금방 회복되어서 다시 운동할 힘이 생겼다. 그렇지만 공복 체중은 재지 않았다. 몸무게를 보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몸이 다 낫고 헬스장에 갔을 때 그때 쟀다. 그리고 정말 놀랐다. 몸무게가 갑자기 2kg나 빠졌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몸이 휴식을 원했던 것 같다고 하셨다. 몸의 변화는 휴식에서 온다는 사실을 이때 깨달았다.


An abstract representation of the emotion of recovering health Use swirling, soft pastel colors like light blue, green, and peach to convey a gentle feeling of rejuvenation and vitality The composition should includ.jpg

내가 만약 아팠을 때 낙담하여 폭식했다면 살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날들과 달리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니까 좋은 일이 생겼다. 이번 일은 단순히 생각을 달리해서 얻은 결과는 아닌 것 같다. 식단과 운동, 수면 시간을 지키며 나를 돌보는 일들이 쌓이고 쌓여 나를 북돋을 수 있던 것 같다. 순간이 하루가, 이틀이, 일주일이 되어 평생을 좌우하는 태도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이 습관을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나를 돌보는 일을 끝까지 놓치지 않을 것이며 결과보단 과정을 중시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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