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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보단 따뜻한 온기 같은

by 윤지아

불안할 때는 뭐든 시작할 수 없고 우울할 때는 뭐든 끝낼 수 없다.

무언가 루틴 하게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나는 왜 뭐든 시작하기 무섭고 끝내기가 어려운 건지

내 의지 탓인지 우울증 탓인지 게으른 탓인지 뭔지 어떻게 해야 꾸준히 할 수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꾸준하게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일단 하는 것 그리고 매일 하는 것.

1시간이 어렵다면 30분이라도, 30분이 어려우면 10분이라도.

10분 동안 뭔가를 루틴 하게 꾸준하게 한다고 할 수 있나 싶지만 흐름은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몇 달 전부터 아침마다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요가 학원에 가지 못하는 날에는 집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하며 매일 아침을 맞았다. 그렇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다 보니 어느새 내가 지킨 약속들이 나를 지키게 되었다.

무언가를 반복하다 보니 내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글을 계속 쓰면 글쟁이라는 정체성이 생기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생긴다.

무언가가 되고 싶다면 그것을 위한 무언가를 반복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반복하는 것이, 나의 루틴이 나를 만드는 법이다.


나는 열정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뜨겁다는 표현이 떠올랐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열정은 뜨거움보다는 오랫동안 따뜻한 온기 같은 거였다.

오랫동안 따뜻한 온기처럼, 나의 루틴도 오랫동안 지켜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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