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부터 때밀이를 좋아했다. 때밀이의 시원한 쾌감을 즐겼다. 물론 요즘도 때 미는 건 대환영이다. 때밀이의 쾌감과 개운함은 요즘도 종종 생각나고, 중독성 있어서 목욕탕에 가면 꼭 때를 민다. 비누칠을 하고, 힘껏 민다. 비누에 가려서 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씻어내면 잘 보인다.
결점도 그렇다. 찾으려 하지 않아도 보이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가끔 무언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혹은 문제의식을 못 느끼거나. 결점을 찾으려고 하고, 고치려고 하게 되면 무궁무진한 결점들이 눈에 띈다. 우리는 본래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를 밀어도, 밀어도 다시 목욕탕에 가게 되면 때가 계속 나오는 게 신기하다.
결점을 고쳐도, 고쳐도 다시 찾아보면 새로운 결점을 찾게 되는 게 그저 신기하다.
하지만 때가 없는 사람일 필요는 없고, 결점이 없는 사람일 필요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