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런 행복

무한 사랑이 고프다면

by 베짱이 지샘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저녁을 먹고 또 쓰러져 잤다. 환절기를 나 역시도 이겨내지 못하고 있나 보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체력부터 길러라는 말이 있던데, 나에게 해당되는 말인가 보다.

오늘은 아침 교통지도가 있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평소보다 학교에 30분 일찍 왔다. 배움터 지킴이 분께 인사를 하니 벌써 내 이름도 알고 어느 반 선생님인지도 알고 계신다. 웃으면서 반겨주시고 즐겁게 교통지도 하시는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의 태도에 나까지 즐거워진다. 엄마와 헤어지기 싫어서 아쉬워하는 1학년 아이들도 있지만 등굣길에 만나는 교사에게 아이들이 먼저 반갑게 인사해 준다. 교통지도를 하고 있는 나를 보고는 달려와 꼭 안아주고 가는 우리 반 아이도 있다. 좋은 사람들과 아이들이 주는 아침의 활기 때문에 내가 오히려 에너지를 받았다.

살얼음판 속에서도 이런 행복이 있구나.

저학년 아이들일수록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애정을 숨기지 못한다. 와서 뭐라도 말을 걸고 앞에 와서 서성거리고 하고 알면서도 물어보고, 갑자기 안기기도 하고 손도 잡고. 자기가 받은 간식도 선뜻 준다. 무한한 사랑이 고픈 사람은 초등교사를 해보길. 대신 그런 아이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가끔 호랑이모드로도 변해야 함. 무한 사랑에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수도 있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살얼음판을 걷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