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동 문학 01] 니이미 난키치 원작 飴だま
어느 따뜻한 봄날입니다.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여행하는 여인이 나룻배에 올라탔습니다. 배가 막 출발하려던 참입니다. 그때,
“어이, 잠깐!”
방죽 너머에서 손을 흔들며 사무라이 한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배에 훌쩍 올라탔습니다.
배가 출발하자, 사무라이는 배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따끈따끈, 날이 포근해서인지 사무라이는 이내 졸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수염에, 강해 보이는 사무라이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아이들은 ‘후후후’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머니는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말했습니다.
“쉿, 조용히!”
사무라이를 화나게 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입을 다물었습니다.
잠시 후, 한 아이가 손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엄마, 사탕 하나만.”
그러자 다른 아이도 덩달아 손을 내밀었습니다.
“엄마, 나도.”
어머니는 품속에서 종이봉투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사탕이 하나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사탕, 줘!.”
“사탕, 줘!”
두 아이가 모두 졸라대기 시작했습니다. 사탕은 하나뿐이라 어머니는 난처했습니다.
“착하지, 우리 아이! 조금만 참자. 강을 건너가면 사 줄 테니.”
이렇게 얼러 보았지만, 아이들은 “사탕 줘! 사탕!”이라며 떼를 썼습니다.
그때, 졸고 있는 줄 알았던 사무라이가 눈을 번쩍 뜨더니 아이들이 떼쓰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낮잠을 방해받아 사무라이가 화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용해야지!”
어머니가 아이들을 달래보았지만, 아이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무라이가 스르륵 칼을 뽑아 들더니 어머니와 아이들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새파랗게 질려 아이들을 감싸 안았습니다. 낮잠을 방해한 아이들을 사무라이가 베어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 사탕을 내놓게.” 사무라이가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벌벌 떨면서 사탕을 내밀었습니다.
사무라이는 사탕을 배 가장자리에 올려놓더니 칼로 타악하고 내리쳐 반으로 쪼개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자, 여기 있다”하며 두 아이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사무라이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AI로 이미지 생성했습니다.
니이미 난키치 (新美南吉, 1913~1943)
"긴장이 해학으로 바뀌는 찰나, 우리가 놓치고 있던 타인의 다정함"
니이미 난키치의 〈빨간 양초〉가 비극적이고 몽환적인 슬픔을 주었다면, 이 작품은 짧고 강렬하지만, 난키치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인 '따스한 유머'를 보여줍니다.
작품의 배경은 고립된 공간인 '나룻배'입니다. 험상궂은 외모의 사무라이가 배에 올라타고, 졸고 있는 그를 보며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특히 사무라이가 칼을 뽑아 드는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최악의 상황(비극)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이는 겉모습과 신분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낸 공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무라이의 칼은 보통 '베고 죽이는' 파괴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난키치는 이 날카로운 칼날을 작은 사탕 한 알을 공평하게 나누는 '다정한 도구'로 탈바꿈시킵니다.
타악! 소리와 함께 깨진 편견: 사탕이 쪼개지는 소리는 곧 어머니와 독자가 가졌던 사무라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깨지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무심한 다정함: 사탕을 나눠준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꾸벅꾸벅 조는 사무라이의 모습은, 생색내지 않는 진정한 배려와 인간미를 느끼게 합니다.
난키치의 문학 세계에서는 커다란 영웅담보다 이 '사탕 한 알' 같은 사소한 것들이 세상을 바꿉니다. 아이들의 투정과 사무라이의 서툰 친절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조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튜브에서 일본어 원작을 자막, 한국어 낭독으로 들어 보세요~! <여기를 클릭>
01. 하라 다미키, 〈지붕 위에서〉 보러 가기
02. 니이미 난키치,〈빨간 양초〉 보러 가기
03. 오가와 미메이, 〈달밤과 안경〉 보러 가기
04. 하라 다미키, 〈휘파람새〉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