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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詩] 품속의 바다

추운 겨울 붕어빵과 함께하는 따뜻한 추억

by 유블리안


품 속의 바다

유블리안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소한 향기
가슴속 삼천 원을 조용히 꺼낸다


​검은 무쇠 틀 안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황금빛 붕어
식기 전에 서둘러 품에 안는다


​호호 불며 꼬리부터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뜨거운 단맛
얼어붙은 하루가 사르르 녹는다




가슴속에 현금 3천 원쯤은 품고 다녀야 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팥이냐 슈크림이냐, 머리부터냐 꼬리부터냐 하는


행복한 고민 앞에서는 어른도 아이가 됩니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달콤하고 바삭한 붕어빵 한 봉지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은 붕어빵, 어디부터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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