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강아지 이름 지어 주세요!”
아빠는 웃으시며
작고 하얀 강아지를
한참 쳐다보시다
“미뇽이? 어때?”
라고 하셨다.
‘미뇽(Mignon)’은
‘귀여운, 사랑스러운, 예쁜’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완벽해! 너무 잘 어울려!”
“미뇽~ 미뇽~ 미뇽아~”
입에 착착 붙는 정감 있는 이름.
그렇게 우리의 서툴고 다정한 삶이 시작되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 보면,
평소라면 그저 무표정으로 지나칠 수 있는 분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적잖이 생긴다.
강아지의 이름을 물어보셨던 분들께
미뇽이라고 말씀을 드리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민영이요? 사람 이름 같네~
왜 민영이라고 지었어요?”
“민용이? 강아지 이름이 민용이여? 특이하네~”
라고 하셨다.
그래도 아주 가끔씩
미뇽이로 정확히 들으시는 분도 계셨다.
“아! 미뇽이! 알아요! 포켓몬!”
난 그렇게 포켓몬의 미뇽을 알게 되었다.
사실 미뇽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우리 엄마는 아주 많이 걱정하셨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가올 그 슬픔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냐고
나지막이 말씀하셨다.
그 날 내 마음에 훅 불어온 그 말씀의 무게가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늘어만 갔다.
동물 영화, 동물농장의 슬픈 이야기만 봐도
마음이 미어지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누군가가
"강아지를 데려오고 후회한 적은 없어?"
라고 물어보면 나는 늘 똑같이 대답한다.
"없어, 단 한 가지 빼고.
나중에 어떻게 감당할지 자신이 없어.
그거 빼고는 정말 다 좋아."
그때의 나는,
아주 나중에
강아지가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될 때쯤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신나게 산책하고
뛰고 웃는 어린 강아지를 두고
괜히 먼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우리의 시간을 쌓아 갔다.
그때는 몰랐다.
미뇽이가 5살의 나이에 심장병을 얻게 될지,
그래서 내가 아주 많이 울게 될지,
우리가 이전과는 얼마나 많이 다른 삶을 살게 될지.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그때는 미처 몰랐다.
오늘도 내 팔에 턱을 괴고 누워 있는
미뇽이에게 이야기한다.
"미뇽아, 넌 네가 얼마나 귀엽고 웃긴지 모르지?
우리 가족이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모르지?"
하며 미뇽이 이마에 내 얼굴을 가만히 갖다 댄다.
마음을 녹이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
애틋함과 포근함.
“미뇽~ 미뇽아”
가만히 옆에 누워서
쓰다듬고 있으면
한없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너의 이름.
지금 내 마음이 너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감사하고 참 다행이다. 너를 만나서.